버드나무의 내공
정자 뒤편 버드나무에 물이 오른다
옅은 녹색이 가지마다 올라 앉았다
뒷 배경으로 구름 적은 파란 하늘 배경으로
꼿꼿이 허리를 펴고
불어오는 칼바람에 머리를 흔들면서 서 있다
그 동안 흐느끼듯 감싸안는 바람을 견디면서 어떤 세월을 지내온 걸까?
달려들 듯 버드나무를 와락 안을 때,
차가운 변덕으로 희롱할 때,
뜨거운 여름입김을 새겨 넣을 때,
선선한 바람으로 간지럽힐 때,
서리발 총총걸음으로 빠르게 다가올 때,
버드나무는 가벼이 머리카락을 흩날렸을까?
몸을 떨었을까?
저항하듯 잎사귀를 흔들었을까?
오늘 버드나무를 흔드는 칼바람을 같이 맞아보니 그 동안 노상에서 바람에 몇번이고 흔들렸을 나무를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