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은 시인의 "여름 피치 스파클링"

by 박바로가

여름 피치 스파클링


여름만큼 서툰 꿈을 깨문다


복숭아가 뉴턴의 머리 위에 떨어질 때 터지는 스파클

깨물 때마다 터지는 스파클


여름이 껑충 뛰어와 내게 안기는데

덥석 사랑한다고 이야기해서 미안해


따뜻하게 녹아드는 복숭아 향

깨물어 버린 맛


여름을 한 조각 통째로 삼킨다


텅 빈 여름을 튕겨 올려

삼키다 빠져나온 과즙이 미끄러져


발등까지 번진 여름이 찰랑거린다


피치 스파클

한 입 베어 물면 햇살이 터진다


발등까지 멋진 여름을 톡톡히 사랑해

오늘도 덥석 날아가 사랑해


자꾸만 텅 빈 추억을 튕겨 먹는 것

여름과 피치와 스파클을 덥석 사랑하는 것


시인에게, 아니 화자에게 여름은 "복숭아를 깨물어 버린 맛"이다. 여름은 "따뜻하게 녹아드는 복숭아 향"이다. 온통 복숭아로 터질 것 같은 여름은 심지어 한 입 베어 물면 햇살을 터트리는 "피치 스파클"같다. 깨물 때마다 터지는 스파클처럼 여름은 상쾌하며 과즙처럼 팍 터지며 발등까지 적신다.

이상화 시인이 "나의 침실로"에서 나온 마돈나를 "수밀도의 젖가슴" 가진 여인으로 묘사한 것이 떠오른다. 복숭아에는 그런 관능미가 느껴진다. 그런데 그런 이상화 시인의 어투를 "여름 피치 스파클링"의 시인은 청량감과 달콤함으로 바꾼다.

이 둘의 공통점은 감각에 호소하는 글을 쓴다는 것이다. "한입 베어 물면 햇살이 터진다"라는 표현은 더운 여름의 햇살이 잘 익은 과일처럼 과즙을 터뜨린다라고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또한 "발등까지 번진 여름이 찰랑거린다"라는 표현은 튄 과즙이 발등까지 번져 여름을 강물처럼, 바닷물처럼 찰랑거리게 만들었다고 과장을 하며 왠지 복숭아의 끈적할 것 같은 촉감을 시원한 물의 청량감으로 이끌어 낸다.

그래서 스파클이라는 이름이 제목에 붙었으리라! 복숭아의 달작지근한 끈적함이 청량감으로 변하는 것이다. 그래서 달작지근한 "여름을 한 조각 통째로" 삼켜도 입안에 들러붙지 않고 오히려 상큼하게 햇살처럼 여름이 터지기 때문에, 톡톡히 스파클 튀듯 여름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것이다.

계절의 꽃, 여름! 여름에 대한 사랑은 순수하다. 그냥 어느 날 껑충 뛰어온 여름을 덥석 안아 사랑한다고 속삭일 만큼 너무 사랑해서 미안할 정도이다. 한번 온 여름을 사랑하는 것만은 아니다. 추억을 가진 여름을 되뇌이며 스파클 먹는 것처럼 튕겨 먹는다고 할 정도로 과거의 여름조차도 마냥 좋기만 하다.

결국 여름, 피치, 스파클은 서로에게 엉기고 섥혀서 어느 하나 빠지지 않게 치열하게 서로를 바쳐주는 요소가 된다. 피치를 삼키듯 여름을 "한조각 통째로 삼킨다." 삼켜진 피치는 베어 물때 햇살처럼 사방으로 튄다. 발등까지 톡톡 터진 사랑은 스파클로 여기저기로 튀어 여름을 찰랑거리게 만든다. 에전의 씁쓸했던 기억도 튕겨 먹을 수 있게 도와준다. 그 특유의 청량감으로! 여름이 더 이상 덥기만 여름이 아니게 도와준다. 그럼에도 여름을 부정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건 여름이 피치 향이 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계속 순환하며 여름, 피치, 스파클은 서로를 감싸안고 돌고 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뫼비우스 띠처럼 서로의 존재를 감각적으로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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