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멸 01

경멸은 자라난다

by 박바로가

경멸


“널 경멸해!”

나는 켈리에게 말했다. 켈리는 내가 몹시 힘들었을 때 나와 가깝게 지내오던 지인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녀에게 경멸의 감정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우리는 주로 밤에 통화를 길게 했다. 우리 둘 다 수다떠는 것을 좋아했다.

“잭이라는 사람을 알게 됐는데...”

“그가 어떤데?”

“전형적으로 가부장적인 남자지 뭐.”

“왜 그런데?”

“회의 도중에 나보고 커피 타오라고 했지 뭐니ㅋ”

“참내! 아주 전형적이구만!”

우리는 그 대답에 아무 생각없이 낄낄거리며 웃었다.

어느 날 밤은 내가 승진문제로 토익 시험에 대해 걱정하였는데 그녀가 나의 기분을 띄워주려고 애쓰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우리 관계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건전하고 끈끈한 관계라고 생각했다.

특히 그녀가 화났을 때는 내가 그녀의 상대로 기분을 풀어줬다. 주로 나는 경청을 했는데 그녀는 말이 끝나면 내가 자신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고 말하였다. 사실, 우리 둘 다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성질이 고약한 상사가 있다는 점이었다. 가끔 그녀가 내 상사 어조로 농담을 하곤 했는데 우리는 그것이 엄청 재미난 일이여서 서로 낄낄대느라 정신을 못차리곤 했다.

주로 내가 수다스러운 편이었다. 나는 이야기를 리드하는 것이 좋았다. 나는 회사원이지만 밤에는 작가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에게 작은 꿈일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의미하는 것이 컸다. 그녀 역시도 글쓰기에 진심이다. 실제로 우리 둘 다 중편소설 클럽에 참가하고 있었다. 황작가님이 우리를 지도할 때 서로 알게 되었다. 그 때, 그녀는 그 전부터 시를 써오고 있었다. 그녀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문학이론을 듣기 위해 중편소설반에 들어오게 되었고 우리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황작가님은 우리에게 조금씩 글을 써오는 것을 숙제로 내곤 했다. 그런데 맨 처음엔 이 숙제가 나에게 전혀 쉽지 않았다. 나는 글쓰기 반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켈리는 나와는 다르게 뛰어난 학생이었다. 그녀는 정말 잘했다. 그녀는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그녀의 작중 인물 분석, 플롯 분석, 심리 분석에 조예가 깊었다. 심지어 황작가님이 인정할 정도로 그녀는 글 실력이 뛰어났다.

게다가, 그녀는 시도 잘 썼다. 그녀 권유로 시 쓰기 반에 들어갔을 때도 그녀는 그 반에서도 그녀의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녀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언어를 잘 사용했다. 최근에 나도 그녀의 영향을 받아 시를 쓰려고 노력했다. 아마도 그 때부터 우리 관계는 깨지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이 문장 고치는 게 좋겠어.”

그녀의 단호한 피드백에 나는 살짝 짜증이 일었다. 너무 빠르고 성의 없는 듯한 그녀의 피드백은 내 마음을 괴롭혔다. 그 시점이 내가 시를 쓴 지 얼마 안 되는 때였다. 비록 그녀가 나보다 먼지 시작했다할지라도, 나보다 훨씬 더 잘 할지라도 그녀의 지적하는 태도는 뭔가 나를 자극하는 부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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