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퍼즐, 지구본, 트램펄린..아이들을 위한 물건으로 가득 채워진 우리집
이번 주말에도 쌍둥이 손자가 왔다. 태어난 지 5개월부터 주말육아하고 있는데 어느새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다. 주말에 오면 함께 교회에도 데려가는데 아기 때부터 보아온 분들은 볼 때마다 많이 컸다며 대견해하신다.
요즘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쌍둥이 손자는 매주 우리 집에 오지 못한다. 아빠와 좋아하는 지하철 여행도 하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나들이를 가기도 한다. 가끔 학원에서 행사가 있어서 참석할 때도 오지 못한다. 이제 클수록 주말에 바빠져서 우리 집에 오는 날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한다.
손자 사랑 가득한 할아버지의 택배
지난 주말에 커다란 택배가 도착했다. 물론 남편이 주문한 물건이다. 남편은 사고 싶은 것이 많아서 늘 물건을 주문한다. 그중에는 생필품도 있지만, 손자에게 줄 물건도 자주 있다. 어떤 것은 내 생각에는 필요 없는 물건 같아서 택배가 도착하면 잔소리부터 하게 된다.
"당신, 또 뭘 주문했어요?"
"기다려봐요. 보면 놀랄 거예요."
"쓸데없는 것 주문한 건 아니지요?"
"이번에는 쌍둥이 물건이에요."
커다란 택배를 풀자 생각지도 못했던 물건이 나왔다. 옆에 있던 쌍둥이 손자도 깜짝 놀라며 좋아했다. 택배는 손자들의 놀잇감인 '다트 보드'였다. 다트판과 자석이 달린 다트가 들어있었는데 관심이 없을 줄 알았던 쌍둥이 손자들이 좋아했다.
남편은 늘 아이디어가 좋다. 다트판을 벽에 거는 대신 내가 플루트 연습할 때 사용했던 보면대 위에 다트판을 올려놓았다. 할아버지가 시범을 보이자 쌍둥이 손자가 서로 먼저 하려고 했다. 이럴 땐 늘 방법이 있다.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한다. 지우는 노란색 다트로, 연우는 빨간색 다트로 내기를 했다. 이럴 땐 둘이라서 좋다.
손자들이 다트 게임은 처음이라서 다트가 다트판에 붙지 않고 자꾸 빗나가자 할아버지가 시범을 보이며 더 신나서 가르쳐주었다. 처음에는 다트판에 잘 맞추지 못하던 손자들이 몇 번 하더니 가운데도 맞추며 신났다. 나온 점수로 내기도 하며 한참 동안 즐겁게 놀았다. 자석 다트라서 위험하지도 않아서 괜찮았다.
다트 놀이는 여러 가지 좋은 점도 있다. 나온 점수를 계산하며 수학적 사고력과 연산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작은 과녁의 특정 지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고, 원하는 곳에 맞추기 위해서는 인내심도 필요하다. 전신을 사용하는 운동은 아니지만, 미세한 근육 조절 능력을 키워준다. 이번에 남편이 주문한 물건이 손주들에게 좋은 놀잇감 같아서 안심된다.
손주 사랑의 시작
할아버지의 손자 사랑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쌍둥이 손자가 태어난 지 5개월부터 우리 집에서 주말 육아하면서 우리 집은 어린이집 못지않았다. 며느리가 오면 "아버지, 어린이집보다 좋아요."라고 말할 정도였다. 매트를 깔고 펜스를 두르고 장난감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미끄럼틀 달린 그네를 드리더니 좀 크면서 트램펄린을 주문했다. 트램펄린은 쌍둥이 손자가 지금도 좋아해서 거실 한 편에 놓여있다.
쌍둥이 손자는 자라면서 좋아하는 것이 달라졌다. 한동안 손자들이 세계지도와 나라 국기에 관심을 보일 때가 있었다. 영상에서도 세계 여러 나라와 관련된 것만 시청했다. 가만히 있을 할아버지가 아니다. 그때부터 우리 집에 택배가 쌓이기 시작했다.
세계지도와 세계지도 퍼즐, 지구본, 국기 카드 등을 주문했다. 덕분에 손자들이 세계 여러 나라의 국기를 외우고 나라의 위치와 수도 등도 외우게 되었다. 나라 국기가 비슷한 것도 많은데 신기하게 다 외웠다. 지금도 내가 모르는 국기는 손자에게 물어보면 척척 알아맞힌다.
할아버지 손주 사랑 중 단연 일등은 이것이다. 베란다에 미니 풀장을 만든 거다. 쌍둥이 손자는 걷기가 좀 늦어서 15개월 정도에 잘 걷게 되었다. 그해 여름인 7월에도 여러 가지 택배가 도착했다. 목튜브를 주문하고, 미니 풀장을 만들 커다란 튜브를 주문했다. 튜브에 바람 넣는 펌프와 물을 넣어주고 물을 빼기 위한 도구들과 물속에서 가지고 놀 공들을 주문했다.
주말에 오면 낮에 미지근한 물을 채워서 물놀이를 하게 했는데 손자들이 물을 무서워하지 않고 정말 잘 놀았다.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누워서 물 위를 떠 다녔다. 물에서 걸어 다니다가 물장구도 치게 되었다. 동요를 틀어주면 더 신나게 물놀이를 하였다.
손자들이 좋아하니 할아버지가 더 신나서 "야간 개장도 해야겠다."라며 힘든 줄도 몰랐다. 사실 미니 풀장이지만, 물을 넣고 물을 빼고 튜브를 청소해서 말리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기 때 우리 집 미니 풀장에서 놀아서인지 쌍둥이 손자들은 지금도 물놀이하는 것을 좋아한다.
할아버지 사랑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쌍둥이 손자가 우리 집에 오면 쌍둥이방에서 잔다. 작은아들이 장가가기 전에 사용하던 방인데 요즘은 쌍둥이 물건으로 가득 채워졌다. 특히 쌍둥이 손자가 아기 때부터 사용하던 침대를 지금도 사용하는데 여름에는 모기장을 둘러주고, 겨울에는 온열 텐트를 쳐준다. 그냥 침대만 있는 것보다는 온열 텐트를 쳐주면 따뜻하고 아늑해서 잠이 잘 온다.
계속 이어질 우리 집 손주 사랑
할아버지 손주 사랑은 끝이 없다. 물론 할머니의 손주 사랑도 할아버지 못지않다. 손자들이 할머니도 좋아한다. 할머니는 밥도 챙겨주고 같이 놀아주고 위험한 놀이가 아니면 다 들어주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친구처럼 다정하다. 특히 잘 때는 꼭 할머니와 잔다고 한다. 쌍둥이 손자는 집에서는 둘이서만 자는데 우리 집에 오면 손자 방에서 항상 할머니와 잔다.
초등학교 2학년인 쌍둥이 손자는 지금도 할머니와 자는 것이 좋다고 한다. 오른쪽에는 지우가, 왼쪽에는 연우가 누워서 자기 전에 끝말잇기도 하고, 나라 이름 대기, 우리나라 도시 이름 대기 등을 하다가 잠이 든다. 늘 할머니 손을 잡고 자는데 깊이 잠들어야 손을 놓는다. 손자들이 온열 텐트가 쳐진 침대에서 중간에 깨지 않고 잠도 잘 잔다.
이번 주도 쌍둥이 손자가 잘 놀다 갔다. 할아버지가 주문한 다트 게임도 하고, 공원에 가서 공놀이도 하고, 연우가 좋아하는 민들레도 보러 가며 잘 놀다 갔다. 연우가 아파트 뜰에서 하얀 민들레를 찾아서 정말 좋아했다. 우리 집 손주 사랑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거다. 다음에는 또 어떤 택배가 도착할지 궁금해진다. 이번 주도 학교에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놀며 행복하게 학교 생활하다가 다음 주에 또 만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