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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Dec 14. 2022

유 작가의 새로운 일터 책방 정리

퇴직 1일 차


9월 1일이다. 새로운 인생 1일 차다. 오늘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다 나의 새로운 일터가 될 책방을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린 서재를 책방이라고 부른다. 책방은 그동안 짝꿍이 주로 사용하여서 어질러놓아도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책방은 그리 크진 않지만 책장과 책상 위에 노트북과 모니터가 놓여 있다. 짝꿍이 매일 입는 옷을 걸어놓는 옷걸이와 3단 서랍장도 있다. 책꽂이 앞에는 여러 가지 잡다한 물건들이 꽂아둔 책들 앞에 즐비하게 놓여 있다. 벗어놓은 옷들이 옷걸이에 걸려 춤을 추듯 붙박이장 문고리에도 걸려있다. 너무 어수선하여 심란하다. 먼저 짝꿍 옷부터 옮겨야지 생각하고 안방 옷장을 정리하여 공간을 만들었다. 짝꿍 옷을 안방으로 옮기고 행거를 치우니 책장의 어지러움이 눈에 들어왔다.


책장을 정리하기 전에 먼저 책상 서랍에 있는 것을 모두 꺼냈다. 버릴 것과 사용할 것을 구분하여 서랍 정리를 하였다. 이젠 내가 더 많이 사용할 책상이라 문구류 등을 사용하기 편하게 정리하였다. 다음엔 책장 아래 공간을 정리하였다. 버릴게 너무 많았다. 버릴 종이류가 두 상자다. 책꽂이 앞에 지저분하게 올려져 있던 물건들을 책장 아래 공간으로 옮기고 나니 가슴이 시원했다.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이 이제 눈에 잘 들어온다.     

비움의 행복을 다시 한번 느낀다.    

 

책장에 있는 책들은 작은아들이 책을 좋아해서 대학 다닐 때 용돈으로 사서 모아놓은 책들이 대부분이다. 장가가면서 아직 가져가지 못해 우리 집 책장에 그대로 있다. 문학전집도 있고 소설, 수필, 경제 서적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읽어야지 하면서 못 읽었던 책들을 이제 한 권씩 꺼내서 읽으려고 한다. 시집도 책꽂이 한 칸을 채울 정도로 많다. 오늘부터 하루  시를 필사하려고 한다. 천상병 시집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이 먼저 눈에 들어와 꺼냈다. 천상병 시인의 시는 참 편안하다. 나도 이렇게 감동은 있지만 편안한 시를 쓰고 싶다.     


책상을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컴퓨터를 켜서 브런치 홈을 열었다. 이렇게 여유 있게 글을 쓸 수 있다니 너무 행복하다. 나의 새로운 일터 책방이 변신하였다. 일할 맛이 난다. 브런치 나우에 새로 올라온 글을 읽으며 내 글도 발행한다. 늘 핸드폰으로 글을 읽고 발행하던 일을 이제 컴퓨터로 많이 하게 될 것 같다. 활동을 잘하지 못했던 카페에도 오랜만에 들어가 본다. 머리가 맑아진다. 이게 여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 새로운 일터가 너무 맘에 든다. 사용하다 보면 다시 어질러지겠지만 그때마다 조금씩 정리하며 내 일터를 잘 가꾸리라. 새로운 일터에서 내 꿈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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