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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an 20. 2023

설맞이 초간편 동치미 만들기


지난주에 시골에 사는 큰 동생 부부가 친정엄마를 뵈러 올라왔다. 큰 동생 부부는 서울에서 살다가 정리하고 초등학교를 다녔던 시골로 내려갔다. 친정아버지가 교사로 근무했던 곳이다. 큰 동생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동네라 동창생들도 살고 있다. 땅을 사서 전원주택을 짓고 꽤 넓은 텃밭을 가꾸며 시골살이를 다.


강원도라 공기도 좋고 지대도 높아 아침에 앞산을 바라보면 스위스 알프스산도 안 부럽다. 전망이 정말 좋다.

골이라 겨울이 빨리 와서 김장도 10월 중순에 담그고 겨울준비를 한다. 겨울엔 눈이 많이 와서 눈 치우는 일이 큰 일이라고 한다.



5월에 놀러 가면 정말 좋다. 트리 하우스도 지었다고 해서 올해는 둥이 데리고 놀러 가려고 한다. 6월 중순에 가면 계곡에서 물놀이도 할 수 있다고 해서 아들네랑 의논을 해 봐야 할 것 같다.


동생은 시골에 내려가며 요리사가 되었다. 동생네 집에서 더덕장아찌도 처음 먹어 보았다. 내가 보기에는 올케보다 동생이 요리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이번에 집에 왔을 때 혹시 동치미 담글 줄 아냐고 물어보았다.

"물론이지. 아주 간단한 레시피 알려줄게 한번 담가보셔."

얼른 레시피 노트를 들고 와서 받아 적었다.


이번주가 설이라 아들네랑 막내 남동생네가 떡국 먹으러 온다고 했다. 우리는 매년 1월 1일 양력설을 쇤다. 하지만 올해는 아들이 코로나에 확진되어 오지 못했다. 처가에 갔다가 점심 먹으러 오라고 했다. 동치미는 떡국과 함께 먹으면 좋을 것 같아 동생이 알려준 레시피대로 한번 담가 보기로 했다.


수업 끝나고 오며 슈퍼에 들러 무 2개와 쪽파 그리고 아삭이 고추를 사 왔다. 통마늘도 한 봉지 사 왔다. 무를 깨끗이 씻어서 잔털도 다듬고 조금 큼직큼직하게 썰어놓았다. 너무 작게 자르면 물김치 같아서 조금 베어 먹는 느낌이 나면 먹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먼저 썰어놓은 무에 굵은소금 두 스푼을 나누어 뿌려주며 절여 두었다. 두 시간을 절여야 한다고 해서 한 시간 후에 한번 뒤집어 주고 두 시간을 절였다. 절이며 나온 물은 버리고 김치통에 편으로 썰어놓은 마늘을 작은 다시팩에 넣어 제일 아래쪽에 넣고 그 위에 절인 동치미 무를 올렸다. 중간에 파도 넣고 아삭이 고추는 포크로 세 군데 구멍을 뚫어서 넣었다. 그래야 동치미 국물이 스며들어 맛있다고 한다.


배는  껍질을 벗기고 크게 토막 내어 중간중간에 동치미 무와 함께 넣었다. 이제 물에 소금을 타서 잠길 정도로 부어주면 된다. 물 1리터에 소금 1T를 계량해서 넣으면 된다고 했다. 무 2개를 썰어보니 김치통 반통 정도 되었다. 물 3리터에 소금 3T를 넣어서 녹이고 신화당을 작은 술로 1/2만 조금 넣었다. 김치통에 누름판 대신 유리 덮개를 넣어서 동치미무가 국물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했다.



뚜껑을 덮어 싱크대 위에 올려놓았는데 맛이 있을까 너무 궁금하다. 동치미를 좋아하는데 한 번도 담가보지 못했는데 레시피는 너무 간단하여 맛만 있으면 자주 해 먹을 것 같다.


가끔 동생이 음식 레시피를 보내준다. 그대로 하면 매번 맛있었다. 특히 장아찌 레시피로 여러 가지를 담가두고 먹었는데 다음에 한 번 해봐야겠다. 이번 동치미도 분명 맛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루가 지나서 저녁에 김치통 뚜껑을 열어보았다. 약간  익어서 하루를 더 두었다.

이틀 지나니 국물은 제법 맛있었다. 짜진 않았지만 제법 동치미 국물 맛이 났다. 제대로 맛있으려면 겨울에는 3일은 있어야 할 것 같다. 이제 김치 냉장고에 옮겨 시원하게 먹으면 된다. 


이번 설에 떡국과 맛있게 먹을 것 같다. 매운 김치를 못 드시는 친정엄마가 좋아하실 것 같다. 동생덕에 간편하게 동치미를 담가서 다가올 설날이 기다려진다.


작가님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설날 보내세요.


유세프 요리 교과서 동치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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