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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an 02. 2023

 나이를 거꾸로 먹는 떡국

새해 첫날 나이를 거꾸로 먹는 떡국


올해는 새해 첫날 1월 1일이 주일이다. 기독교인에게는 참 뜻깊은 시작이다. 왠지 올 한 해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은 좋은 기분이다.


12월 31일 송구영신 예배를 위해  회개카드와 소원카드를 작성하였다. 2022년이 다사다난 하긴 했지만 꼭 집어 특별한 일도 없었다. 그냥 평범한 일상들이 모여 다사다난 속에 끼워진 날들이었다. 지나간 일에는 늘 반성할 일이 있다.


나를 위한 회개와 소원, 가정을 위한 회개와 소원, 교회를 위한 회개와 소원을 작성하였다. 회개카드는 수성으로, 소원카드는 유성펜으로 작성한다. 매년 하는 송구영신 예배 행사다. 회개카드 글씨가 녹아 없어지면 죄도 사함 받는  같다. 그래서 새해는 새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다.


말씀카드 뽑을 때는 매년 기대하게 된다. 올해는 로마서 8장 28절이 뽑혔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나에게 꼭 필요한 말씀을 주셨다고 생각한다. 말씀 카드는 액자에 끼워놓고  묵상한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떡국

우리 교회는 주일날 성도님들께 국수를 대접한다. 교회에서 일부 보조하지만 성도님들이 가정의 기념일이나 의미 있는 날일정금액을 헌금으로 내어 성도님들을 대접한다. 즉 섬김을 실천한다. 스케줄 보드에 1년 52주 중 대접할 주일에 이름을 써 놓는데 늘 넘친다. 우리 부부는 결혼기념일이나 둥이 생일날 대접을 하였다. 작년에는 퇴직을 감사하며 9월 초에 하였다.


매년 첫 주는 담임목사님께서 대접해 주신다. 목사님께서 오늘 떡국을 안 드시면 후회할 거라고 하셨다.

"오늘은 제가 대접하는데 오늘은 국수가 아니라 떡국입니다. 오늘 떡국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 떡국입니다."


우리는 주일날 국수를 잘 먹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꼭 먹고 가야 할 것 같아 식당으로 갔다. 친정엄마도 함께 예배를 보았기에 나이를 거꾸로 먹는 떡국을 꼭 드시게 하고 싶었다. 떡국 드시고 한 살 줄어들면 더 젊어지시는 거니까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국은 사골 육수로 끓여서 맛이 진했다. 고명으로 얹은 소고기와 달걀지단도 정성이 많이 들어가 보였다. 왠지 다 먹어야 나이를 거꾸로 먹을 것 같아서 국물까지 한 그릇 뚝딱 해치웠다. 친정엄마도 맛있다며 다 드셨다.


우리나라 나이 만 나이로 통일

2023년 6월 28일부터 우리나라 나이 계산이 만 나이로 통일된다고 한다. 그러니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나이를 거꾸로 먹는 떡국'이 틀린 말씀이 아니다. 오늘 교회에서 떡국을 드신 모든 성도님들 나이가 거꾸로 한 살 줄어들 거니까.


올해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한 살씩 나이가 거꾸로 줄어든다. 생일이 안 지난 사람은 두 살까지 줄어들 수도 있다. 그동안 나이를 말할 때 참 혼란스러웠다. 나 같은 경우 실제 세는 나이(국 나이), 호적 나이, 만 나이, 연 나이가 다르다. 실제 세는 나이는 올해 65세, 호적나이는 64세다. 호적 만 나이는 지금은 62세이지만 생일이 지나면 63세가 된다.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세는 나이, 연 나이, 만 나이가 달라 혼란스러웠을 텐데 올해부터 통일된다고 하니 좋다. 나이도 한 살 줄어 젊어지는 것 같아 대 환영이다.

 

코로나로 인해 올 새해에 가족이 다 모이지 못했다. 조금 쓸쓸할 뻔한 새해였지만 목사님께 대접받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 떡국'으로 새해 첫날이 따뜻한 하루가 되었다. 올 해도 평범하지만 매일매일 일상이 따뜻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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