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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ul 25. 2023

다시 찾은 여수룬 식물원


https://brunch.co.kr/@ce3179a175d043c/382


좋은 곳은 여러 번 방문해도 좋다. 좋은 사람은 오랜만에 만나도 반갑다. 오늘 좋은 사람과 좋은 곳에 다녀왔다. 5월 말에 다녀온 여수룬 식물원 카페다. 지난번에 함께 가고 싶었는데 갑자기 가느라 선약이 있어서 함께 가지 못한 분이다. 언제 시간이 되면 꼭 같이 다녀오고 싶어 날짜를 체크하고 있었다.


여름방학을 하고 다음 날 전화를 하였다. 4명이 가면 좋을 것 같아 연락을 드렸는데 가장 큰 언니가 지방에 가 계시다고 해서 3명이 약속을 잡았다. 조금 이른 시간인 11시에 만나 여수룬 식물원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자고 했다. 막내가 차를 가지고 우리 둘을 아파트에서 픽업해 주었다. 막내는 지난번에 함께 간 동생이다.


"미래씨~오랜만이야."

"네, 언니. 잘 지내셨지요."


나를 부를 땐 꼭 '미래씨'라고 불러준다.


4명 다 골프를 함께 치던 동네 모임 멤버다. 지금은 모임이 깨져서 정기적으로 만나지 못하지만, 만나면 늘 반갑다. 함께 간 언니는 2월 말 친정엄마 장례식장에서 뵙고 처음 뵙는데 살이 많이 빠졌다. 동네에서 텃밭을 가꾸는데 저절로 살이 빠졌다고 한다. 팔도 타고 건강해 보였다. 올해는 비가 많이 내려서 농사가 잘 안 되었다고 한다.


여수룬 식물원까지는 집에서 20분 정도 걸렸다. 지난번에 다녀와서 위치를 아니 더 가깝게 느껴졌다. 이른 시간인데도 도착하니 주차장에 차가 몇 대 세워져 있었다.


"오늘은 제가 풀 서비스합니다."


지난번에 갔을 때 막내가 커피랑 케이크를 사서 오늘은 내가 대접하려고 한다. 나도 신세 지면 못 참는 성격이라 지난번에 받은 것을 갚고 싶었다. 입장료가 오천 원이라 계산하고 들어갔다. 압장료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쿠폰이다. 지난번에 왔을 때 꽃이 화려하게 피어있던 분재가 지금은 꽃이 다 지고 잎만 뽐내고 있다. 올 때마다 분위기가 다를 것 같다.


다육이 방과 선인장 방은 더 화려해졌다. 볼수록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식물원을 천천히 둘러보고 사진도 찍으며 이렇게 잘 가꾸려면 많은 정성이 들었음을 칭찬했다. 마침 다육이 방에서 나오다가 곱게 차려입으신 어머니를 뵈었다.  90이 넘으셨는데도 너무 곱고 정정하셨다. 이 식물원을 차리게 된 이유가 어머니께서 가꾸신 식물을 잘 관리하기 위함이라고 지난번에 들었기에 더 존경스러웠다.



카페에서 커피와 샌드위치, 케이크를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1층이 더 시원했지만 2층이 전망이 좋아서 2층에 자리 잡았다. 카페 사장인 동생이 올라와서 한참 동안 담소를 나누었다. 너무 곱게 자란 동생인데 피부도 그을리고 사업하는 티가 났다. 식물원도 카페도 관리하려면 많이 힘들 것 같다. 우리야 가끔 시간 있을 때 와서 놀다 가면 되지만 가족이 힘을 합해 사업장을 운영하려면 신경 쓸 일이 많을 것 같다. 그래도 지난번보다 많이 안정된 것 같았다.


아침을 안 먹어서 아이스라테와 샌드위치가 꿀맛이다. 옛날 골프 치던 이야기로 많이 웃었다. 처음 골프연습장에서 나를 보았을 때 얼굴도 하얗고 날씬해서 정말 예뻤다고 언니가 말해주었다. 옛날에 내가 그랬단다. 지금도 뚱뚱하진 않지만 그때에 비하면 나잇살이 쪘다. 만난 지 15년 정도 되었는데도 그때의 일이 생생하다. 참 열심히 골프를 쳤었는데 지금은 어쩌다 한 번 정도 치는 운동이 되었다. 언제 한 번 공 치자고 했다.


좋은 사람과 만나면 별일 아닌 이야기도 재미있다. 살이 쪄서 못 입는 옷 정리하며 아까워서 남겨두었던 옷을 결국 입지 못하고 버렸다는 이야기 하며 또 웃었다. 모두 공감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별 이야기는 아닌데 이 얘기 저 얘기하다 보니 시간이 꽤 지났다.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언니가

"다음에는 내가 살게."

하며 다음에 만날 약속을 했다. 다음에는 오늘 참석하지 못한 큰 언니도 함께 만나자고 했다.


여름방학이라 한가롭다. 시간 있을 때 그동안 만나고 싶었던 분들을 만나려고 한다. 다음 주도 약속이 있다. 바쁜 일상에서 여유가 있으니 그 시간들이 소중하게 생각된다.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아껴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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