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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an 03. 2024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같으면 행운이다

드라마 시청하다 건진 명언, 드라마를 보다가 글감이 생각났다


드라마를 좋아한다. 하지만 요즘 드라마를 많이 보지 못한다. 가끔 넷플릭스에서 몰아보곤 한다. 드라마를 1주일 동안 기다리는 것보다 넷플릭스로 몰아보면 꼭 영화 보는 것 같다.

  

얼마 전까지 며느리 아이디로 넷플릭스를 이용했다. 그리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시간 있을 때마다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를 찾아서 시청했다. '더 글로리'도, '나의 아저씨'도 몰아보았다. '나의 해방 일지'도 '우리들의 블루스'도 재미있게 보았다.


며칠 전에 보고 싶은 드라마가 있어서 넷플릭스에 들어갔는데 로그인을 해도 접속이 안 되었다. 다른 기기에서 로그인을 하려면 메일 등으로 인증이 필요해서 아예 로그아웃해 버렸다. 이번 신정에 며느리가 다시 인증을 해 주어서 당분간 볼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많이 보게 되면 내 계정으로 보려고 한다.


요즘 보는 드라마는 주말 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이다. 평범한 사람들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재벌그룹의 사는 이야기도 펼쳐진다. 주인공 효심이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 유이다. 늘 씩씩한 역할을 맡아서 좋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피트니스 트레이너이다. 드라마를 보다가 더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TV 노래 오디션에 출연했던 김유하 어린이가 아역배우로 나온다. 어린데 이선희 노래를 정말 잘 부른다. 노래도 잘하는데 연기도 자연스럽다. 타고난 것 같다.


집 나간 아버지는 소식을 모르고, 3남 1녀는 각자도생으로 살아간다. 가족들에게 희생만 하던 효심이가 자신의 삶이 소중함을 깨닫고 독립을 선언했다. 다른 드라마처럼 사랑도 미움도 시기 질투도 나온다. 그런 가운데 눈물도 있고 웃음을 주기도 한다. 드라마에서 빠지면 안 될 갈등도 매 회마다 있다. 그저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다. 우리 인생도 한 편의 드라마이기에 재미있게 보고 있다.

 

나는 드라마에서 나오는 효심이처럼 힘들게 살진 않았다. 그렇다고 넉넉한 집은 아니었다. 희생을 강요하는 부모도 형제자매도 없었다. 초등학교 교사인 아버지와 현모양처인 어머니, 그리고 남동생 둘이 있었다. 옛날 교사 월급이 얼마 안 되었지만, 밥을 굶지도 않았다.


부모님이 원하시는 교대에 가서 교사가 되었고, 아버지가 쉰 초반에 돌아가셔서 남동생들 대학과 대학원 학비를 보태주긴 했다. 남들처럼 대학 다닐 때 식당 등에서 아르바이트도 안 해봤다. 잠시 가정교사를 하였지만, 내 평생 아르바이트는 그것뿐이었다. 그렇다고 경제적으로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다. 그냥 물 흐르듯이 현실에 맞추어 산 평범한 삶이었다.


드라마를 보며 효심이가 참 안쓰러웠다. 일하며 번 돈은 오빠들에게 다 들어가고 늘 돈 때문에 허덕였다. 엄마는 효심이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줄거리야 찾아보면 다 알기에 이 글에서 언급하진 않겠다.


지난주에 드라마를 보지 못해서 오늘 낮에 다시 보기를 하였다. 가온(김유하)이가 노래자랑에 나가서 1등을 하고 상금 2천만 원을 받았다. 방송국에서는 재능을 알아보고 가수로 키워주려고 한다. 가온이는 엄마가 없어 늘 같은 빌라에 사는 할머니들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 노래를 좋아하고 잘한다.

 

가온이 아버지는 가온이가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노래를 하지 못하게 한다. 그 이유는 가온이가 나쁜 길로 빠질까 봐 그런다고 한다. 대기업 태산그룹의 고문이셨던 최 여사님은 며느리와의 세력 다툼에 밀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빌라의 옥탑방에 숨어 살게 되신 분이다.


가온이에게 노래를 못하게 하는 가온이 아빠에게 최 여사님은 과거의 삶을 후회하면서 조언한다. 아들이 사고로 사망하고 보니 아들이 무엇을 좋아했는지 한 번도 물어보지 못했다고 후회한다. 그러며 하는 말씀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같으면 행운입니다."


가온이가 노래하다가 스스로 하기 싫을 때 그만둘 수 있도록 아빠로서 믿음을 주라고 한다. 그 말이 드라마를 보며 가슴에 딱 새겨졌다. 명언 중의 명언이다. 요즘 학교에서도 진로 교육에 힘쓰고 있다. 진로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좋아하며 잘하는 것이다.


법륜스님도 말씀하셨다.


잘하는 일을 하다가 좋아하는 일로 옮겨가면 삶이 노동에서 놀이가 된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퇴직 후 내가 가장 잘한 일이 작가가 되어 글 쓰며 사는 일이다. 처음에 글 쓸 때는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되었는데 글 쓰다 보니 글쓰기가 재미있어졌다. 법륜스님 말씀처럼 글쓰기가 노동이 아니라 놀이처럼 재미있어졌다.


글을 쓰며 살다 보니 드라마를 볼 때도, 책을 읽을 때도, 때론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조차도 글감이 된다. 일상의 모든 것이 글감이 되기에 일상이 지루하지 않고 즐겁다. 올해도 꾸준한 글 쓰기로 행복한 1년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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