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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un 06. 2024

어버이날은 지났지만, 부모님 만나러 떠나 봅니다

여행 첫날, 평창 태기산 펜션 캠핑장

5월이 되니 어버이날도 있어서 그런지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5월에 부모님을 뵈러 가려고 계획했었다. 동생과 약속도 했었는데 남편 회사에 중요한 일이 생겨서 하는 수 없이 6월로 미뤘다. 가는 길에 평창 봉평에서 캠핑장을 운영하는 사촌 동생네에 들렀다 가려고 한다. 마침 남동생도 온다고 해서 거기서 만나기로 했다


강릉에 갈 때는 남편과 늘 KTX를 타고 갔었다. 서울역에서 2시간이면 갈 수 있으니 참 편리하다. 정말 오랜만에 운전하고 간다. 가는 길에 봉평 캠핑장에도 들러야 하고 부모님 산소에 가려면 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평일이라서 길이 막히지 않기를 기대하며 출발했다.


출발하기 전날 짐을 싸면서 정말 설레었다. 2월 말에 친정엄마 1주기 때 다녀오고 오랜만에 간다. 그때는 강릉에 눈이 많이 내려서 부모님 산소에는 가지 못했다. 이번에는 꼭 다녀오려고 한다.


여행은 늘 설렌다. 그동안 비워둔 친정집이 별일 없을지도 염려되고, 오랜만에 만나는 이종 사촌동생도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남편도 오랜만에 가는 여행이 설렌다고 했다. 사촌동생 부부도 강릉에서 살다가 봉평에 만여 평의 땅을 사서 펜션 캠핑장을 만들고 운영한 지 10년 정도 되었는데 이번에 처음 간다.


오랜만에 영동고속도로로 들어섰는데 정체 구간이 조금 있었으나 별로 막히지 않았다. 봉평 산길로 들어섰더니 아카시아 꽃이 많이 피어있었다. 서울은 벌써 고 없는데 이곳은 계절이 한 달 늦게 가는 듯하였다. 창문을 내리니 아카시아의 향기가 들어와 마음까지 향기로웠다. 멀리 보이는 풍차도 신기한 풍경이다.


도로를 지나 작은 숲길을 따라 한참 내려오니 캠핑장이 있었다. 넓은 캠핑장에는 한 팀이 텐트를 치고 있었다. 이곳 캠핑장은 주말에만 사람을 받는데 오랜 단골손님이라서 오라고 했단다. 초등학교 저학년 자매가 고양이를 따라다니며 놀고 있었다. 즐거워 보였다.


캠핑장 앞에는 계곡물이 흐르고 버들치 등 물고기도 많다고 했다.  산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니 그네도 있고 테이블도 있어서 앉아서 쉬는데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맑은 공기를 마시니 가슴까지 시원하고 머리도 맑아졌다. 남편이 무릎이 안 좋아 정상 풍차 있는 곳까지 가지 못했는데 남동생 부부가 오면 다음 날 아침에 올라가기로 했다.


캠핑장 주변에는 아카시아꽃도 피어있고 마아가렛, 매발톱 등이 많이 피어 있었다. 100여 평의 땅에는 올해 새로 조성한 밭에 곰치 등 산나물이 심겨있어서 내년부터는 산나물을 채취할 수 있다고 했다. 아무래도 산나물 먹으러 내년에도 또 와야겠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다. 사촌동생처럼 캠핑장을 운영하기도 하고, 전원주택이나 세컨드하우스를 가지고 있는 지인이 많다. 언제든지 놀러 오라고 하는데 남편이 아직 일을 하고, 주일에는 교회에 가느라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이번에는 현충일 공휴일을 끼고 금요일에 연차를 내고 내려왔다. 시간은 만들면 되는데 마음이 문제였던 것 같다.


저녁 8시경에 남동생이 도착하여 다과를 나누며 늦도록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만남은 늘 좋다. 내일 앞산을 오르자고 했다. 왕복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라고 하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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