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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ul 15. 2024

무장애 순환 산책로가 있는 '강릉솔향수목원'

천연 숲 본연의 모습 그대로 보존된 숲

고향이 강릉이다. 대학 입학 전까지 살았던 곳이다. 얼마 전까지는 부모님께서 살고 계셔서 자주 내려가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부모님 두 분이 다 돌아가시고 집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고향이라 그립지만, 자주 내려가지 못했다.


오랜만에 강릉에 내려갔다. 현충일 징검다리 연휴라서 남편이 금요일에 휴가를 내고 내려갔다. 친정어머니가 사시던 집은 몇 년째 비워두고 있는데 자식들이 돌아가며 가끔 들러 살피고 있다.


오랜만에 내려가니 주인 대신 풀이 당당하게 마당에서 집을 지키고 있었다. 키가 큰 풀은 뿌리가 깊이 박혀 손으로 뽑히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잘라주었다. 마당을 정리하고 재활용 봉투에 었더니 세 봉지나 되었다. 1시간 정도 마당에 자란 풀만 뽑았는데도 머리가 다 젖었다. 전원주택에 사는 지인이 매일매일이 풀과의 전쟁이라고 하던 말이 생각났다. 자주 내려와서 집을 보살펴야 했는데 반성이 되었다.


경포 바다대신 찾은 강릉솔향수목원


강릉은 좋은 곳이 많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오죽헌과 선교장, 경포대 등이 있다. 강릉에 오면 늘 경포 바다나 커피 거리가 있는 안목 해수욕장에 갔었다. 이번에6월은 신록의 계절이라 소문으로 듣던 강릉솔향수목원에 가자고 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는데 강릉에 가면 꼭 한번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곳이다.


강릉솔향수목원은 강릉시 구정면에 자리 잡고 있었다. 요즘 내비게이션이 있으니 참 편리하다. 강릉이 크지 않아서 시내에 있는 집에서 20여 분 달려 도착하였다. 징검다리 연휴라서 주차장이 만원이었다. 주차장은 꽤 넓었으나 주차할 자리가 없어서 주차장 한쪽에 주차하고 잠시 기다리니 나가는 차가 있어서 주차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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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 입구에 이름처럼 커다란 소나무가 방문객을 맞이해 주었다. 이곳의 대표 수종이 금강 소나무로 산책하면서 많이 볼 수 있다. 남편이 요즘 무릎이 안 좋아서 올라갈 수 있을까 걱정하며 올라가는데 산책로가 참 편하게 조성되어 있었다. 올라가는 길이 여러 갈래였지만, 우린 계곡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책로로 올라갔다. 날씨가 더워서 그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곡을 따라 걷다 보니 징검다리 길을 마주했다. 아이들이 계곡물에 들어가서 놀고 있었다. 우리도 신발 벗고 잠시 쉬어갈까 하다가 위쪽에 있는 데크길을 따라 걸어 솔숲광장으로 갔다. 소나무 숲이 우거져 가슴 깊이 심호흡을 하니 건강해지는 기분까지 들었다.


휠체어로 이동 가능한 무장애 순환 산책로


강릉솔향수목원은 천년의 기다림이 있는 천년숨결치유의 길, 금강소나무를 품고 있는 솔숲광장, 다양한 야생화를 주제로 한 비비추원, 원추리원, 약용식물원, 염료식물원 등 계절별로 변화하는 다양한 풍경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원을 갖추고 있다. 그중 자생 수종인 금강송이 쭉쭉 뻗은 ‘천년숨결 치유의 길’이 수목원을 대표하는 산책 코스다.



수목원 산책로를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데 입구에 휠체어에 탄 장애인이 많았다. 단체로 온 것 같다. 입구에 버스가 서 있는 걸로 보아 버스로 이동하였나 보다. 휠체어에 탄 분들이 십여 명이 산책로를 따라 이동하였다. 물론 함께 도와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이곳에 무장애 순환 산책로가 있어서 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솔잎금계국과 수국

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수국도 볼 수 있고, 노란 솔잎 금계국도 볼 수 있다. 장미도 예쁘게 피어있고 다양한 나무도 볼 수 있었다. 비비추원에는 처음 보는 비비추 닮은 식물이 심겨 있었다. 비비추 종류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비비추원

6월 초인데도 날씨가 무척 더웠다. 수목원 입구 쪽에 있는 소나무밭에서는 가족 단위로 소풍 나온 분들이 많았다. 소나무 아래에 앉아서 도시락을 먹는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다. 다음에 올 때는 쌍둥이 손자도 데리고 도시락도 싸서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깅릉솔향수목원은 야간 개장(하절기는 20시부터 23시까지, 동절기는 20시부터 22시까지)도 하니 밤까지 오래 있다가 가고 싶었다. 오늘은 다음 일정이 있어서 벤치에 잠시 앉아서 커피만 마시다가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왔다.


밤나무꽃

수목원 입구에는 밤나무가 참 많았다. 밤꽃이 화려하게 피어서 발길을 멈추게 했다. 밤나무꽃은 늘 멀리서만 보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국수처럼 늘어진 모습이 참 예뻤다. 가을에 꽃이진 자리에서 밤송이가 달려도 아름다울 것 같다. 수목원에 와서 정말 다양한 꽃구경을 하였다.


강릉에 여행 가신다면 꼭 강릉솔향수목원에 들르시라고 추천드린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또 가을과 겨울은 또 다른 매력이 있을 거다. 사계절 어느 때라도 기대가 되는 수목원이다. 산책로도 걷기 편해서 부모님과도 어린 자녀들과도 걷기에 좋은 곳이다. 처음 방문했는데 다음에 강릉에 가면 꼭 다시 들러보려고 한다. 솔향수목원이 오래 기억될 거다.




6월에 강릉 다녀와서 오마이뉴스 여행글로 송고한 글입니다. 작가의 서랍에서 잠자고 있어서 오늘 꺼내봅니다. 혹시 휴가 때 강릉 가시는 분이 계시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지난번에 발행한 글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음을 양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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