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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의 천국, 동두천으로 갑니다

쌍둥이 손자와 동두천 자연휴양림 내 '놀자 숲 테마파크'에서의 하루

by 유미래

*요즘 황혼 육아가 대세다. 65세인 나도 쌍둥이 손자 주말 육아를 7년째 하고 있다. 5개월부터 주말 육아를 하였는데 벌써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다. 주말에 오는 쌍둥이 손자와의 달콤쌉쌀한 육아 이야기로 저출산 시대에 아이가 주는 행복을 함께 나누고 싶다. <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 책 출간 이후에 새롭게 시작된 육아 이야기를 매거진에 담으려고 한다.



초등학교 1학년 쌍둥이 손자가 이번 주 주말에도 집에 왔다. 작년까지만 해도 세계 여러 나라에 관심이 있어서 세계 지도를 보며 나라 이름과 수도를 외우고, 국기와 그 나라의 중요한 건물 등을 외웠다. 즉 프랑스는 유럽에 있고 수도는 파리이며 에펠탑이 유명하다는 것과 프랑스 국기를 외웠다. 5대양 6대주의 나라를 위치까지 짚을 정도로 거의 다 외웠다.


손자가 그린 대전광주선 노선도

그러던 손자들이 요즘은 우리나라 지하철 노선도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수도권 지하철뿐만 아니라 지방에 있는 지하철역 등도 핸드폰으로 검색하며 익히게 되었다. 저절로 우리나라 도시 이름도 알게 되었고, 노선도를 거의 외우는 것도 참 신기하다. 지하철 노선도를 보다가 할머니에게 물어본다.


"할머니, 9호선 타보셨어요?"

"응, 많이 타 봤어."

"할머니, 소요산역 가 보셨어요?"

"안 가봤는데."

"왜 안 갔어요?"

"나중에 지우 연우랑 같이 가려고."


손자가 듣고 싶어 하는 대답이다. 이렇게 말해주면 손자가 좋아해서 안 가본 곳은 꼭 이렇게 대답해 준다. 손자들이 지하철 노선도에 관심을 가지면서 아빠랑 전국 여행을 꿈꾸고 있다. 먼저 살고 있는 인천에서 가까운 경기도부터 시작하기로 해서 지금까지 서울역, 인천역 그리고 경기도에 있는 고양, 김포, 강화, 파주, 양주역을 다녀왔다.


서울 1호선 지행역에서 동두천행 전철을 기다리는 손자들


이번 주말에는 동두천역을 간다며 아들이 우리도 함께 가자고 했다. 쌍둥이 손자도 할머니, 할아버지도 꼭 같이 가자고 해서 함께 출발했다. 집에서부터 지하철로 동두천역까지 이동하는 것은 어려워서 아들 차로 지행역까지 가서 주차하고, 1호선 전철을 타고 동두천역을 거쳐 소요산역까지 가기로 했다.


손자들은 지하철로 동두천역과 소요산역에 가는 것이 목적이어서 지행역에서 기차표를 사서 동두천역까지 갔다. 소요산역에 가려면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해서 그날은 아쉽게 동두천역까지만 갔다가 다시 지행역으로 돌아왔다. 소요산역행 열차의 배차 간격이 이렇게 긴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래도 손자들이 전철로 동두천역에 다녀온 것만으로도 좋아했다. 지행 근처에서 점심 먹고 동두천에 있는 '놀자 숲 테마파크'로 이동했다.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이 놀기 딱 좋은 곳


'놀자 숲 테마파크'는 수도권 유일 국내 최대 숲 테마파크다. 이곳은 포천시와 동두천 사이에 있는 왕방산에 위치하고, 동두천 자연휴양림과 함께 자리 잡고 있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공기가 달랐다. 아들과 남편도 같은 느낌이었는지 모두 "공기가 참 좋네." 하며 약속이나 한 듯 이구동성으로 말하며 웃었다. 주차장도 넓어 주차에 불편함이 없었고, 옆에 조그만 계곡도 있어서 청량감이 느껴졌다. 대중교통으로 올 경우 서울 1호선을 타고 지행역에 내리면 '놀자 숲'까지 오는 버스(50번과 60-3 버스)가 있다.


'놀자 숲 테마파크' 앞에서


'놀자 숲 테마파크'는 실내 놀이 공간과 실외 놀이 공간이 있는데 체험권은 따로 구입해도 되고 통합으로 구입해도 되었다. 우린 점심 식사하고 와서 어른들은 입장권(1만 원)만 끊고, 손자들은 오후 통합권(4만 원)을 끊어 색깔이 다른 손목 팔찌를 받아서 입장했다.


중요한 것은 '놀자 숲'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또한 대부분 체험에 키 제한이 있어서 최소 120cm 이상이면 좋고, 실외 놀이까지 제대로 즐기려면 130~140cm 이상이면 좋다. 다행히 우리 쌍둥이 손자 키는 120cm가 넘어서 체험할 수 있는 놀이 기구가 꽤 많았다.


실내 놀이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입이 딱 벌어졌다. 3층 높이의 '네트 어드벤처'와 다양한 클라이밍 체험관이 규모가 대단했다. 그동안 집 가까이에 있는 키즈 카페에 많이 갔었는데 일반 카페와 달리 담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놀이가 많아서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좋은 놀이터란 생각이 들었다.


실내 슬라이드


손자들은 먼저 네트 어드벤처에서 놀았다. 네트가 3층으로 되어 있었는데 중간중간 설치되어 있는 원통형 네트를 통해 층 이동이 가능하다. 다음에는 3층부터 타고 내려오는 실내 슬라이드에도 가뿐하게 도전했다. 네트에서 오르내리며 뛰어노느라 땀범벅인데도 재밌다며 계속 노는 손자들 에너지가 놀라웠다.


아이들은 놀고 어른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익스트림 슬라이드

다음에는 실외에 있는 엄청나게 큰 네트 구조물인 '하늘 네트 어드벤처'에서 놀고, 국내 최장 길이인 115m 미끄럼틀인 '익스트림 슬라이드'에도 도전했다. '익스트림 슬라이드'는 키 120cm 이상, 몸무게 110kg 이하인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 아들이 아래에서 손자들이 내려오길 기다리는데 무서운 지 비명도 못 지르고 '억억'소리만 들렸다고 했다.


"지우 연우! 재미있었니?"

"무서워서 눈 꼭 감고 탔어요."

"저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숨이 멈추는 것 같았어요."


쌍둥이 손자 이야기를 듣고 정말 무섭긴 무서웠나보다고 생각했다. 무서운 미끄럼틀에 도전한 손자가 많이 큰 것 같아 대견하게 느껴졌다. 잠시 쉬고 있는데 3층에서 보물찾기를 한다고 해서 올라갔는데 손자들은 보물을 찾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보물찾기 추억을 갖게 되어 좋았다. 오후에 비가 조금씩 내려서 버블쇼도 취소되었는데, 오늘 '놀자 숲' 체험활동으로 쌍둥이 손자 마음이 한 뼘은 자랐을 거다.


하늘 네트 어드벤처

'놀자 숲 테마파크'에는 코스마다 안전 요원이 배치되어 있어서 조금 큰 아이들은 손목 팔찌를 끼고 실내와 실외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실내 카페와 실외 쉼터도 있고, 실내에 의자가 많아서 어른들이 쉴 수 있는 곳이 많은 것도 좋았다. 입장권에 아메리카노 쿠폰이 포함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노는 동안 어른들은 차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주변을 산책할 수도 있다. 가족이 푸드코트에서 식사할 수 있는데 대신 외부 음식 반입은 금지다. 매주 월요일이 휴관이라고 하니 휴관일만 피하면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다.


쌍둥이 손자가 노는 동안 남편과 나는 카페에서 입장권 쿠폰으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쉬었다. 아메리카노 대신 천 원만 추가하면 다른 음료를 마실 수 있다. 카페에서 주변을 둘러보니 엄마 아빠와 온 아이들도 있었지만, 조부모와 온 아이들도 있어서 우리처럼 조부모 육아 중이구나 생각하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주말에 쌍둥이 손자가 집에 오면 집에서 놀거나 이웃에 있는 근린공원이나 도서관에 가기도 하고, 아파트 한 바퀴를 돌며 논다. 가끔 지하철을 타고 인천공항이나 조금 떨어져 있는 산책로에 다녀오기도 하지만, 이번처럼 손자들과 도시를 떠나서 숲에서 즐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한 실내 키즈 카페보다 탁 트인 야외에서 좋은 공기 마시며 마음껏 뛰어노는 손자들이 행복해 보였다.


집에 오는 차 안에서 손자들이 오늘 동두천역에 가 본 것도 좋았고, '놀자 숲'에서 신나게 논 것도 좋았다며 다음에 또 오고 싶다고 했다. 다음에 오게 되면 소요산행 전철 시간표를 꼭 확인하고 가야겠다. 그리고 키가 모자라서 타지 못한 것과 오늘 무섭다고 도전하지 못한 '클라이밍 존'에도 도전해 봐야겠다. 손자들과 함께한 오늘, 나도 남편도 손자들과 추억 하나를 더해서 행복했다.


안내도

*오마이뉴스에는 연재 기사로 이어갈 예정입니다.

https://omn.kr/2fg70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818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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