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샘터(SAMTOH)와 인터뷰한 글이 샘터 11월호에 실렸습니다
올봄에 브런치 작가이시고 시민 기자이신 80대 이숙자 기자님께서 오마이뉴스에 송고한 기사 덕분에 KBS '한국의 밥상'에 출연하신 기사를 읽었다. 본방송은 보지 못했고 다시 보기를 통해 기자님이 출연한 방송을 보며 기사 한 편의 힘이 크다고 느꼈다.
2024년 1월에 글 한 편을 써서 발행했다. 반려 동물 대신 반려물고기를 키운다는 글이다. 이 글이 인연이 되어 올해 9월 29일에 샘터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샘터>에 '나의 사랑, 나의 동물' 코너가 있는데 물고기 키우는 분을 찾던 중 내가 쓴 물고기 키우는 글을 보았다고 하였다.
인터뷰는 기자와 사진 기자님이 우리 집에 오셔서 진행했다. 조금 번거로울 수 있지만, 어렵게 연락해 주신 기자님이 고마워서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남편과 같이 인터뷰하려고 했는데 인터뷰 당일에 남편에게 갑자기 일이 생겨서 혼자 하게 되었다.
<샘터>는 1970년 4월에 창간되어 55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월간지이다. 나도 전통 있는 월간 <샘터>에 기사가 나오면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아서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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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손자 보여주려고 키우기 시작한 물고기
우리 집에서 반려 물고기인 구피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쌍둥이 손자가 태어나고 1년쯤 뒤부터니까 벌써 6년이 넘었다. 구피를 키우면 쌍둥이 손자가 좋아할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학교 연못에서 구피를 키우시는 학교 교직원에게 몇 마리를 분양받아서 키우기 시작했는데, 구피가 번식이 안 되어 다시 과학 실무사님(교직원)이 집에서 키우는 구피를 암수를 맞추어서 몇 마리 더 가져다주어서 어항도 큰 걸로 바꾸어 키웠다.
어느 날 구피가 새끼를 낳아서 꼬물꼬물 기어 다니는 모습이 신기하고 감동이 되어서 어항을 들여다보며 새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다. 이렇게 구피가 점점 늘어나서 물풀도 큰 걸로 넣어주고 산소 호흡기도 바꿔주었다. 벌써 어항을 세 번이나 바꾸었다.
우리 집 구피는 쌍둥이 손자와 함께 자라며 그 수가 점점 늘어나서 100마리가 더 되었는데 올해 지인과 시누이네 집에 분양해 주니 구피 수가 줄어들었다. 지금은 4~50마리 정도 된다. 주말에 온 쌍둥이 손자가 구피가 왜 이리 적어졌냐며 다시 가져오라고 했다. 손자들도 구피와 정이 많이 들었나 보다.
구피는 주로 남편이 관리하는 편이다. 3주에서 한 달 정도마다 어항 물을 갈아주고 먹이를 주는 일도 남편이 한다. 어항이 크다 보니 욕실로 들고 가서 물을 갈아줄 수 없는데 손재주 좋은 남편이 물 갈아주는 펌프를 만들어서 물을 갈아준다. 물고기 키우며 가장 힘든 일이 어항 물 갈아주기다.
물고기도 생물이다 보니 늘 보살핌이 필요하다. 남편이 퇴직하고 집에 혼자 지내다 보니 우울증이 조금 찾아왔었다. 내가 퇴직 전이라서 온종일 혼자 있다 보니 우울할 수밖에 없었다. 남편은 성격상 퇴직하고 친구들과 어울려서 퇴직의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거의 집에서 '허준' 같은 사극을 보내며 지냈다. 그때 구피가 있어서 그나마 친구가 되어주고 위안이 되었다고 한다. 남편이 구피에게 정성을 쏟는 이유다.
지난 5월에 9박 10일 일정으로 서유럽으로 여행을 떠날 때도 구피가 걱정되었다. 반려동물이든 반려 식물이든 집을 비울 때는 늘 신경 쓰인다. 반려 물고기는 그나마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집을 오래 비울 때 동물 호텔 같은 곳에 옮기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다.
남편과 여행을 떠나면서 물은 미리 갈아주었는데 밥 주는 것이 문제였다. 6년 정도 키우다 보니 밥을 매일 주지 않아도 됨을 알았다. 가까이 사는 작은아들에게 3일마다 집에 와서 구피 밥을 주도록 부탁했더니 쌍둥이 손자를 데리고 와서 구피 밥도 주고 베란다에 있는 반려식물 물도 주고 갔다. 아들 말에 의하면 쌍둥이 손자가 할머니집에 구피 밥 주러 가자고 했더니 좋아했단다.
월간 <샘터> 11월호에 실린 인터뷰 기사, 감동입니다
9월 29일에 월간 <샘터> 기자와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인터뷰하는 동안 사진작가님께서 사진을 찍으셨고, 인터뷰 후에도 구피 어항 주변에서 사진을 찍었다. 구피를 분양해서 구피 수가 많지 않아서 조금 미안했다. 인터뷰 후에 기사가 어떻게 쓰였을지, 어떤 사진이 실릴지 궁금하여 11월이 기다려졌다.
드디어 10월 25일에 기다리던 샘터 10권을 택배로 받았다. 기사도 궁금했지만 어떤 사진이 실렸을지 궁금해서 책을 펼쳐서 내가 나온 인터뷰 기사를 찾아보았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까지 떨렸다. 내 인터뷰 기사는 네 페이지 분량으로 실려 있었다. 어찌나 반가운지 방에서 쉬고 있던 남편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얼른 나와 봐요. 샘터가 도착했네요."
"나도 궁금했는데 얼른 펼쳐봐요."
"어머! 이 사진이 나왔네요."
"역시 전문 사진작가님이라 잘 찍으셨네. 당신 자연스럽게 잘 나왔네요."
사진이 조금 크게 나와서 부끄럽긴 하다.
받은 11월호 <샘터>는 기념으로 집에도 보관하고 아들네와 가까운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한다. 올봄에 오마이 뉴스 편집기자님과 인터뷰한 기사가 실린 적이 있고, <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 출간 후에 TBN 교통방송 인터뷰가 라디오 방송을 탔고, 모교에서 북토크를 하였지만, 내 기사가 유명한 월간지 <샘터> 지면에 실리다니 감동이 되었다.
6월에 <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 > 책을 출간한 것도, 구피를 기르며 <샘터>와 인터뷰하고 기사가 실린 것도 모두 쌍둥이 손자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퇴직하고 브런치와 시민 기자로 일상을 글로 쓰다 보니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해 본다.
나는 60대 중반인데 앞으로도 꾸준하게 글 쓰고 손주 주말 육아하며 남은 삶을 의미 있고 행복하게 이어가리라 다짐한다. 더불어 우리 집 구피도 쌍둥이 손자와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길 응원한다.
*브런치 작가님들, 10월 마지막날입니다. 10월에도 달려와 글 읽어주시고, 댓글과 라이킷으로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올해도 두 달 남았네요. 남은 시간도 행복하게 글 쓰시며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보내세요. 글벗님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