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무 의자와 장작

캠핑장 이야기

by 김인순

한 해의 마무리와 새해맞이를 하기 위해 우리 가족은 해마다 여수 금오도 섬에 들어갔는데 올해는 우리 캠핑장에서 보내기로 했다. 화목난로가 있어서 괜찮을 것 같았다. 나는 나름 아이들과 먹을 음식을 준비하고 이불을 깨끗하게 세탁해서 가지고 갔다.


점심을 불고기쌈으로 먹고 화목난로에 둘러앉아 편안한 시간을 가졌다. 따스하니 잠이 슬슬 왔다. 나는 잠시 텐트 속으로 가서 눈을 붙이고 나왔다. 남편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며 아이들과 함께 가자고 말을 했다. 나는 가고 싶지 않았는데 아이들은 같이 간다고 말을 한다. 나 혼자 난로 앞에서 앉아 있으려다 따라나섰다. 남편은 아주 어린 시절에 산속으로 길이 나 있어서 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그 길을 가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오래되어서 깊이 없어졌다. 낮은 산이지만 꼭대기까지 올라가니 강을 끼고 한 폭의 그림 같은 시골 풍경이 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캠핑장에 혼자 있었으면 이 광경을 못 볼 뻔했다. 낮은 곳에만 보다가 높은 곳에서 바라볼 수 있었으니 감사하다.


1월 1일 아침 7시 25분에 우리 가족은 이웃 형님네 캠핑장 뒤의 산 꼭대기에 가서 일출을 보기 위해 나섰다. 길이 없어서 힘들었다. 잔가시가 있어서 가끔씩 다리가 따끔거렸다. 계속 오르막만 오르게 되니 둘째가 주저 앉는다. 나는 잠깐 생각했다. 같이 옆에 있어줄까? 하다가 좀 쉬다 천천히 오라고 하고 산으로 올라갔다. 길이 없는 산이라 오르기가 쉽지 않았지만 산꼭대기까지 무사히 다 왔다. 그런데 해가 나오지를 않는다. 구름에 가리어져서 나올 기미가 없었다. 기다리다가 그냥 내려왔다.


떡국을 끓이고 있는데 이제야 해가 보인다고 아들이 해를 찍어 주었다. 떡국이 생각보다 맛있게 되어서 아침을 거르는 나도 한 그릇을 먹었다. 형님은 2그릇을 드셨다. 맛있게 드셔 주셔서 감사했다.


아침을 먹고 이웃 캠핑장 형님께서 어서 장작을 쪼개라고 자꾸만 가져다주신다. 이번에는 아주 오래된 참나무를 잘라 오셨다. 이렇게나 두꺼운 나무를 주시다니 너무 커서 쪼갤 수가 없다고 의자로 쓰라고 주셨다. 어찌나 무거운지 혼자서 들기 힘든데 혼자서 지게에다 메고 오셨다. 난로 주변의 의자를 치우고 참나무 의자로 바꾸어 놓았다. 나이 테를 30개까지 세다가 너무 얇아져서 세지를 못했다. 이 나무가 족히 100년은 된 것 같은데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준 장작을 세 남자가 같이 쪼개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 요즘 아이답지 않고 아빠가 하자고 하는 일들을 말없이 잘 도와준다. 아들들 덕분에 다 쪼개어서


가지런히 쌓아 놓는 일까지 마쳤다. 우리는 부자가 되었다. 형님을 만나가 전까지는 사서 썼는데 이걸 돈으로 따지만 도대체 얼마가 될까? 감사하고 감사하다. 나눔을 해주신 손길이 가까이에 있음은 거저 받은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