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고마웠던 사람 한 명

캠핑장 이야기

by 김인순

​우리 부부에게 전용 캠핑장이 생긴 지 어느덧 2년 8개월이 되었다. 전국으로 다니다가 정착한 이곳에는 30평 정도의 작은 텃밭도 일구었다. 하지만 산골 생활은 낭만보다 현실이었다. 일머리가 부족한 남편은 끝없이 자라나는 풀과의 전쟁에서 매번 고전했고, 사소한 것 하나만 고장이 나도 손수 고칠 재간이 없어 애를 먹기 일쑤였다.

​그 무렵, 옆 땅에 계신 동네 형님 한 분이 우리 삶에 들어왔다. 그분은 우리 캠핑장을 유심히 보더니, 전문가의 손을 빌려 돈으로 해결했던 우리와 달리 모든 공정을 거의 혼자서 해내셨다. 우리보다 훨씬 야무진 솜씨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날이 갈수록 캠핑장 곳곳에 손이 필요한 곳이 생기면 형님은 마치 제 일처럼 달려와 고쳐주셨다. 덕분에 산골에서의 막막했던 문제들이 하나둘 해결되기 시작했다.


​​올 겨울을 앞두고는 무거운 무쇠 화목 난로를 우리 것까지 함께 구입해 손수 설치해 주셨다. 게다가 올 한 해 거뜬히 쓸 만큼의 참나무 장작까지 마련해 주셨다. 작은 체구인데 몸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성인 두세 사람이 들어야 할 나무도 혼자 지게에 메고 오신다. 갈 때마다 정성껏 식사를 차려주시고, 조금이라도 도우려 곁을 기웃거리면 저리 가라며 손사래를 치신다.


​지난 연말, 우리 가족이 캠핑장에 모였을 때도 형님은 본인의 캠핑장에서 손수 고기를 구워주셨다.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대신해 주시는 모습을 보며 고마움과 동시에 미안한 마음이 생겼었다.


​새해 첫날 일출을 보기 위해 우리 가족과 산을 오를 때에도 앞에서 길을 만들어 주셨다. 산 꼭대기에서 일출을 기다리는 형님의 뒷모습을 내 카메라에 담아 놓았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시대에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이웃을 돕는 그 마음은 분명 하늘이 내린 축복일 것이다. ​최근 나에게 가장 고마웠던 한 사람 꼽으라면 주저 없이 그 형님이다.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위할 줄 아는 그분을 보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나는 과연 누군가를 이토록 섬기고 도와주고 있는가? 한 사람의 소중함에 감사한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