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그리다
가 보지 않았어도 마음은 늘 호주 록햄프턴에 있었던 때가 있었다. 7년 전, 스무 살이라는 나이에 셋째 아들이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던 호주의 록햄프턴이 그런 곳이다. 대학 대신 워킹홀리데이를 선택한 아들은 축산업이 발달한 그곳의 소고기 공장에서 일하며 1년을 보냈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고된 일을 머나먼 낯선 곳에서 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 한구석이 아릿해진다.
아들은 매일 가족 단톡방에 그곳의 풍경과 날씨를 전해주었다. 대도시의 화려함은 없지만, 자연이 아름답고 강변 산책로가 잘 닦여 있는 한적하고 여유로운 곳이었다. 아들은 한국 사람이 거의 없는 그곳에서 원어민들과 소통이 잘 안 되었지만, 주말이면 집주인 이모의 차를 타고 주변을 구경하며 보내온 사진들은 내게 위로가 되었다. 그때 나는 아들의 소식을 듣는 것이 내 일상의 커다란 낙이었다.
액자 속 그림처럼 예쁜 하늘을 공유하며, 우리는 몸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 어느 때보다 자주 연락하고 깊은 대화를 나눴다. 아들의 일상을 공유해 준 덕분에 록햄프턴은 내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을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귀국을 열흘 앞두고 아들이 시드니를 여행하며 보내준 사진들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한적한 자연에서 화려한 도시 같은 분위기가 달랐다. 오페라 하우스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매일같이 공유되는 그림 같은 풍경들을 보며 나는 늘 그곳에 있었다.
남편도 교직에 있을 때 시드니와 브리즈번으로 두 번이나 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어, 호주는 우리 가족에게 더욱 특별한 나라가 되었다.
남편과 아들이 직접 살아보고 경험한 호주. 나는 아직 그 땅을 밟아보지 못했지만, 오늘도 마음으로 그곳 여행을 했다
언젠가 우리 가족이 함께 셋째 아들이 살았던 록햄프턴과 남편이 살았던 시드니와 브리즈번에 여행을 떠날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