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을 생각하다
내 안에 두려움이 없다면 나는 혼자 여행을 해보고 싶다. 결혼 후 나의 여행은 언제나 누군가와 함께였다. 남편, 가족, 혹은 지인들. 비행기나 기차표를 예매하고 숙소를 잡는 번거로운 일들은 늘 남편의 몫이었다. 그 안락함에 길들여진 탓일까, 남편 없이 혼자 집을 나설 때면 정체 모를 두려움이 엄습하곤 했다. 언제까지나 남편에게 의지하며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늘 머릿속을 스쳤다.
그런 오늘, 갑작스럽게 일이 생겼다다. 아침 9시, 서울에 사는 친구가 전화가 와서 얘기를 하다가 서울에 오라는 친구의 말에 나는 가겠다고 답했다. 평소 같으면 남편의 끼니를 걱정하며 주방에서 시간을 보냈겠지만, 명절 음식이 있다는 이유로 가볍게 가방 하나만 챙겼다.
고속버스 앱을 깔고 내 손으로 직접 표를 예매했다. 남편에게는 상의가 아닌 서울에 간다고 통보를 했다. 지금 나는 홀로 서울행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있다.
두려움을 조그이라도 잊기 위해 일부러 불편한 상황에 나를 던져보고 싶었는데, 예기치 못한 서울행이 하나의 기회가 되었다. 나 스스로의 선택에 마음껏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올해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혼자 차를 몰고 남쪽으로 여행을 떠나보려 한다. 두려운 일은 없다. 그저 내가 두렵다는 생각을 할 뿐이다. 가보지 않고, 경험하지 않아서 조금 생소하고 불편할 뿐이라는 사실을, 나 자신에게 알려주고 싶다. 오늘의 이 불편한 설렘이 나를 더 넓은 세상으로 안내할 것이다.
인순아?
혼자만의 여행은 자유롭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