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전기가 돈다' 라니. 생경한 표현이다. 그러나 난 이 표현이 전혀 낯설지 않다. 내가 겪어보았기 때문이다.
23살, 드디어 처음으로 약의 용량을 줄이게 되었다. 지금까지 100만큼의 양을 먹는 중이었다면 75로 줄이는 것이다.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줄인 용량으로 먹되 발작이 오거나 몸이 평소와 다르다면 원래 양으로 먹으세요.'
용량을 줄인 뒤 첫 겨울 방학이었다. 난 학교에서 실시하는 교원양성 캠프에 참가했다. 캠프 마지막날에 집단토론이 있었는데, 그 전날 토론을 준비하기 위해 늦게까지 밤을 샜다. 뇌전증 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이다. 약을 바꾼지 얼마 안되었는데 4시간 밖에 못자는 상황이라는게 불안했다. 결국 나는 캠프 마지막 날에 약을 원래 복용하던 용량으로 먹었다.
2박 3일의 캠프가 끝나고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온 뒤 나는 다시 약 용량을 줄였다. 집에 왔으니 편안하고 개학 전까지 긴장할 일이 없겠다 싶어서였다.
나는 방학만 되면 낮밤이 바뀌었다. 대외활동이 있거나 따로 일이 있는 날을 제외하면 유튜브를 많이 봤다. 그날도 유튜브를 늦게까지 보던 평범한 방학 중 하루였다. 유튜브를 끄고 자려 누웠는데 머리에 전기가 도는게 느껴졌다.
정말이다. 머리에 '지지직' 하고 전기가 돌았다. 뇌가 꽉 조이는 느낌이 약 10초간 들더니 정말 '지지직'하고 전기가 돌았다. 아주 작은 번개를 맞는다면 이런 느낌일 것 같았다. 내 의지로는 이 조이는 느낌을 풀어낼 수 없었다.
20초 정도가 지나니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무언가 대단히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일단 무시하고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