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의 이발사

by 심플맨

토니가 리버사이드 바버샵에서 머리를 자른 것은 10살 때부터였다. 10살 토니는 잡지 '헝크'의 한 페이지를 찢어서 가져가 이대로 잘라달라고 했다. 10살 꼬마에게는 너무 성숙한 스타일이었다.

"정말 이렇게 자르길 원하니?"

"안 어울릴까요?"

"그런 말이 아니란다. 어울리고 안어울리고는 없어. 단지 너가 정말 이렇게 하길 원하는지 묻는거야."

자신의 의견을 묻는 이발사의 말에 토니는 조금 감동했다. 어른이란 항상 벨트로 매질이나 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을 처음 겪은 것이다. 퐁파두르 헤어를 한 토니는 그날도 아버지에게 애써 손질한 머리가 다 헝클어지도록 두들겨 맞았다.

토니는 리버사이드가에서 유명한 마피아다. 겉으로는 재즈바 '더 렉스'와 스트립바 '잔지'를 운영하는 사업가이지만 리버사이드의 모든 가게는 토니에게 상납금을 내고 있다. 유일하게 상납금을 내지 않는 곳은 바버샵 한 곳이었다. 토니는 그곳에서 매일 면도를 하고, 1주일에 한번씩 머리를 손질하며, 2주에 한번씩 이발을 한다. 토니는 어느새 40대의 멋진 남성이 되었고, 이발사는 70대의 노인이 되었다. 토니는 이발사에게 사업뿐만 아니라 가족관계까지 모든 부분에서 의견을 구했다. 사람들은 이발사를 토니의 멘토라고 불렀다. 토니와 갈등이 생기는 사람들은, 대개 그들은 토니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한 사람들이었는데, 이발사를 찾아와 토니와의 중재를 부탁했다. 이발사는 그런 부탁이 본인을 위험하게 만들까 걱정했지만, 토니는 웃으며 말했다.

"걱정말아요. 그런 일로 제가 당신을 의심하게 될 일은 없을거에요."


어느 날 이발사는 토니의 턱을 면도하다가 실수로 생채기를 냈다. 30년 넘게 그를 손질하며 처음 있는 일이었다. 토니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이발사는 연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발사는 본인이 너무 늙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후 3일동안 이발사는 바버샵의 문을 닫았다. 토니는 몇 번 그의 집을 찾아갔지만, 이발사는 이미 은퇴를 생각하고 있었다. 토니는 이발사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한 번의 실수로 이렇게 쉽게 그만두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제 동생들을 보낼게요. 다시 일하시다 보면 금세 자신감도 찾으실거에요."

매일 아침 리버사이드 바버샵은 토니의 부하들로 북적였다. 그들은 줄을 서서 이발사에게 면도를 받았다. 두 사람 건너 하나씩 악 하는 비명이 들렸다. 이발사는 계속해서 실수를 했고, 부하들의 턱에는 생채기가 생겼다. 몇 주가 지나니 토니의 부하치고 턱에 상처가 없는 이는 없었다. 리버사이드 가의 사람들은 턱의 상처를 보고 토니의 조직을 구별하기 시작했다. 유행을 가장 빨리 포착한 것은 어린 10대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은 바버샵을 찾아가 본인들의 턱에도 같이 상처를 내달라고 했다. 이발사는 곤란했다. 이발사가 거절하자 아이들은 혼자 거울을 보며 상처를 내다가 목을 잘 못 베어 큰 소동이 났다. 토니는 이발사에게 말했다.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이것도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이발사는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의 턱에 상처를 내며 생각했다.

'씨발 좆같구만.'



작가의 말 : 요즘엔 '이딴 게 유행?' 이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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