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구석이 텅 빈 듯할 때

실존적 공허와 그 두 가지 대응 방법

by 마나비

의외로 많은 분이 오셔서는 이런 상담을 합니다.

“사람 때문에 지치는 건 맞는데,
사실… 이유를 잘 모르겠는데도
그냥 마음이 한 구석이 뚫린 것 같아요.”
“살아가긴 하지만,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방향을 잃은 느낌이에요. ”

"뭔가 잃어버린 기분이에요. 그런데 그게 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오늘은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
‘실존적 공허’(existential emptiness)라는 주제를 나눠보려 합니다.

ChatGPT Image 2025년 6월 16일 오후 10_59_48.png

실존적 공허란 무엇일까요?


‘실존적 공허’는 심리학과 철학 모두에서 다루는 개념입니다.
이 감정은 단지 우울하거나 피곤한 것이 아닙니다.

설명하기 어려운 내면의 공허감

뭔가 잃어버린 듯한, 근원적인 허전함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지만, ‘본래 있어야 할 곳은 이곳이 아닌 것 같은 느낌’


이것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존재의 깊은 층위에서 오는 원초적 허무감입니다.


철학자들은 이 감정을 어떻게 설명했을까요?


하이데거는 인간을 “의미 없는 세계 속에 던져진 존재”라고 표현했습니다.
우리는 ‘던져짐(Geworfenheit)’이라는 존재의 조건 속에서
어떤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살아가며,
삶의 끝에는 결국 죽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순간,
‘지금 이 삶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묻게 되고,
그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을 때
실존적 공허가 찾아옵니다.


이후 실존 철학은 장 폴 사르트르, 알베르 카뮈 등에게로 이어지며
부조리, 허무, 자유와 책임이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인간 존재의 불안정함을 더 깊이 다루게 됩니다.


심리학에서는 어떻게 이해할까요?

빅터 프랑클(Viktor Frankl)은 이 개념을
‘실존적 공허(Existential Vacuum)’라 명명했습니다.
그는 인간이 삶에서 의미를 잃었을 때
무기력, 방황, 중독, 우울, 충동 등에 빠진다고 했습니다.

실존적 공허는 일상 속에서 다음과 같은 형태로 드러납니다.

권태와 무감각: 아무 일도 없는데도 지루하고, 기쁨이 없습니다

보상적 행동: 권력 추구, 성적 탐닉, 소비 중독 등으로 감정을 채우려 함

심리적 문제: 우울증, 공허감, 약물 중독, 자해 충동 등


단지 ‘기분이 다운된 상태’가 아니라,
삶의 구조 전체가 방향을 잃고 무너지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완전히 극복하는 건 어렵지만, 우리는 대응할 수 있습니다


실존적 공허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입니다.
완전히 없애거나 이겨내는 건 사실상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무기력하게 견디는 것과,
그 안에서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프랑클은 이런 상태에 대응하기 위해
자신이 개발한 로고테라피(logotherapy)에서
의미를 찾는 세 가지 길을 제시합니다:


1. 작품 창조 – 나만의 일, 표현, 성취에 몰입하기

무언가를 ‘창조’하는 일은
내 존재가 세상과 연결된다는 강한 증거입니다.

예: 작은 블로그 운영, 글쓰기, 정성껏 만든 식사, 직장에서 완성한 프로젝트 등
이런 활동이 쌓이면서
“나는 무의미한 존재가 아니다”는 신호를 내면에 전달하게 됩니다.


2. 사랑의 경험 – 타인을 통해 나를 바라보는 거울

진실한 사랑, 진심 어린 관계, 공감과 연결은
실존적 외로움과 공허를 완화시킵니다.

꼭 연애가 아니어도 됩니다.
아이를 안고 있는 순간,
친구와의 진지한 대화,
한 노인을 바라보며 느끼는 공감—
그 순간, 우리는 ‘내가 살아 있다’는 감각을 회복합니다.


3. 고통에 대한 태도 – 의미를 잃지 않는 자세

삶에서 고통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을 어떻게 해석하고, 견디는가에 따라
존재의 질이 바뀔 수 있습니다.

환자가 병상에서도 간호사에게 미소를 건네거나,
가난 속에서도 가족을 위해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처럼.

프랑클은 말합니다.


“삶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응답하는 태도 자체가 삶의 가치라고요.


이 세 가지를 보면 결국 삶에 완전히 매진하는 것이 실존적 공허를 다루는 제일 좋은 길입니다. 집에서 혼자 고민하지 말고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하면서 삶 속으로 들어가서 의미를 발견하세요.


레이키는 그 의미를 감각의 차원에서 회복시켜줍니다

앞의 세 가지는 의미를 삶 속에서 찾는 방법이라면,
레이키는 ‘에너지 차원’에서 나의 존재를 회복시키는 방법입니다.

레이키는 조용히 손을 얹고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존재한다”는 감각을 일깨워주는 기법입니다.
삶의 의미를 찾기 전에,
먼저 내 존재를 ‘느끼는 힘’을 회복시키는 것이죠.


손을 가슴 위에 얹고,
“나는 지금 존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지금 이 숨이 나의 시작이다.”
라고 말해보세요.
그것만으로도 실존의 힘줄이 다시 뛰기 시작합니다.


실존적 공허는
“지금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는 깊은 내면의 외침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당신이 정말로 살아 있고,
삶을 진지하게 마주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삶이 공허할수록,
우리는 삶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삶을 살아내는 힘은
내 안에서, 그리고 내 에너지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조용히 손을 얹고 이렇게 말해보세요.


“나는 의미 있는 존재다.
비록 그 의미를 아직 다 알지 못하더라도,
나는 이 삶에 응답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 한마디가, 지금 당신이 느끼는 공허를
살아 있는 증거로 바꾸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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