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당장 삶의 장미들을 꺾으시오.>
김종호,<사랑의 향연 세상의 문학>,엘도브,2025
“삶과 예술의 중심에는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 여성은 욕망의 대상이자 주체, 이야기의 시작이자 끝이고, 세상의 빛이자 어둠이다.” 작가의 말이다. 이 책은 고전 속의 사랑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첫 만남의 순간, 사랑의 빛과 어둠, 사랑과 죽음, 시인의 사랑까지 여러 가지 빛깔의 사랑을 얘기한다. 로미오와 줄리엣부터 카르멘, 개츠비의 데이지까지 소녀 시절 한 번쯤은 빠져보았던 고전 속의 사랑 이야기가 흥미 진진하게 펼쳐진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마음속 모든 것이 사라지고 빛만 가득하다. 나는 너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내 속에는 너만있다. 나는 너와 결합하면서 나를 잃는다. 자아를 벗어난 나와 너는 하나를 이루는 두 요소일 뿐이다. 사랑은 살아서 죽음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p93) 사랑이라는 감정이 타자성의 경험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죽음으로 까지 확장하는 작가의 시선이 생소하지만 깊이가 있다.
또한 이 책은 사랑이라는 감상에만 젖지않고 문학적으로 작품을 파헤친다. 특히 시인의 사랑부분에서 평소 이해하기 힘들었던 상징의 논리적인 묘사가 돋보인다.
“임이여, 장미를 보러갑시다,
오늘 아침 태양을 향하여
자줏빛 옷을 펼쳤던 그 꽃,
저녁이 되어 잃어버렸는지,
그 자줏빛 옷 주름들과
그대 얼굴을 닮은 그 빛을.”
롱사르의 「카상드르에게」에서 장미가 표상하는 것은 젊음의 아름다움이다. 꽃은 왜 아름다운가 덧없기 때문이다. 찰라의 덧없음. 그 덧없음으로 더욱 빛나고 그 빛이남으로 영원을 꿈꾼다.
“사시오, 내 말을 믿는다면, 내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오늘 당장 삶의 장미들을 꺾으시오.
「엘렌의 위한 소네트」
롱사르가 마흔여덟 무렵에 연인을 위해 만든 사랑의 시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사랑이었고 사랑이고 사랑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사랑이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되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