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 가족들과 삿포로 여행을 다녀왔다. 삿포로에 도착해서 시내 구경을 하게 된 날, 삿포로 여행정보를 찾다 보면 나오는 Nikka가 그려진 전광판을 드디어 볼 수 있었다. 스스키노역 근처가 삿포로 시내 중심지 느낌이었다. 알고 보니 NIKKA는 하이볼도 파는 위스키 브랜드였다.
스스키노역 근처 메가 돈키호테도 쇼핑하러 돌아다니기 좋은 곳이었다. 화장품부터 문구류, 생필품, 과자 종류까지 정말 다양하고 저렴했다. 다이소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었는데 품목이 다양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함이 느껴졌다. 화장품 종류를 파는 곳에서는 한국 제품이 많았다. k-뷰티 제품이 뉴스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인기가 많은가 싶어 재밌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삿포로 여행 중에는 오도리 공원에서 잠시 산책하는 시간을 가졌다. 삿포로 tv타워 때문에 유명한 듯했다. 사진도 예쁘게 잘 나오는 곳이었다. 전망대에 올라가 보지는 않았지만 내려다보면 도시가 다 보여서 멋질 것 같다.
눈이 많이 오는 삿포로답게 녹아내리는 눈이 아닌 쌓여 있는 눈이라 풍경이 예뻤다. 삿포로에서는 참 새하얀 눈을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느낌이었다.
다만 눈도 많이 오고 추운 날씨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삿포로 전체적으로 바닥이 미끄러운 곳이 많아서 조심조심 걸어 다녔다.
지나 보니 도시 구경을 하면서 여유롭게 다니는 여행도 좋은 것 같다. 인터넷에 안 나와도 동네 식당이나 카페도 가보면서 맛집도 찾아내보는 여행.
역사적인 곳이나 유명하다는 명소를 열심히 투어 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그 나라, 그 도시, 그 마을의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어떤 걸 먹는지 느껴보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삿포로의 새로운 발견은 카레수프였다. 삿포로에 가면 카레수프를 먹어야 한다고 들어서 구글에서 맛집을 검색해 찾아가 보았다. 시내에서 찾아가기 쉬운 위치에 있는 라마이라는 가게였다. 전체적으로 블랙톤의 인테리어에 금색 불상 장식품과 동양풍 그림이 걸려 어딘지 힙한 느낌을 주는 식당이었다.
카레수프는 말 그대로 카레로 만든 수프였는데 생각보다 국물이 진했다. 그리고 가지, 당근, 연근, 단호박 등 다양한 채소들이 큼지막하게 들어가 있어서 건강식 느낌이었다.
카레수프 하나만으로 추운 날씨에도 몸을 녹이고 배도 채울 수 있는 느낌이었다. 카레수프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같이 나오는 밥을 비벼 먹으면 더 맛있었다.
사실 나는 카레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예전에 카레를 먹고 앓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뜨끈한 카레수프는 맛있게 먹었던 별미였다.
요즘 인터넷에서 보니 서울에서도 카레수프 파는 가게가 몇 군데 눈에 띄었다. 겨울이 오면 남편과 함께 찾아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