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하와이 여행은 결혼식을 잘 마친 후이니 무조건 재밌고 편하게 다니는 걸 목표로 한 신혼여행이었다. 식사나 간식을 먹을 때도 동네 가게들을 많이 다녔다.
잘 쉬고 있던 느지막한 오후 시간, 남편이 그래도 우리의 신혼여행이니 한 번은 좋은 분위기에서 스테이크를 썰어보자고 이야기했다. 솔깃한 생각이 들어 급히 인터넷을 찾아보니 하와이 3대 스테이크집 중 하나가 근처에 있었다. 바로 루스 크리스 스테이크 하우스. 묵고 있던 호텔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여서 좋았다.
일정상 시간이 안 맞을 뻔했지만 잘 조정해 예약 후 거의 바로 방문했다.
그런데 이곳은 드레스코드가 있다. 엄격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지켜줬으면 하는 것 같았다. 바다 근처라 너무 편하게 입고 올까 봐 그런지 수영복이나 탱크톱 등은 안 된다고 했다. 우리가 가져온 옷 중에 아주 격식 있는 옷은 없었지만 나름 챙겨 입고 길을 나섰다.
허니문이라는 이야기를 해서인지 테이블에 장미꽃잎 장식을 해주셨다. 스테이크도, 사이드로 나오는 메뉴들도 다 맛있었다.
사이드로는 시금치를 선택했는데 부드럽고 맛있었다. 시금치와 스테이크 조합은 처음이었는데 이런 맛이라서 뽀빠이가 맨날 시금치를 먹은 건가 했다.
서비스로 congratulations가 적힌 접시에 디저트와 함께 화르륵 불쇼를 선보여 주셨다.
처음 가본 미국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색다른 추억을 쌓고 왔다. 덤으로 3대 스테이크집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할 만큼 스테이크도 두툼하고 정말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