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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요제 대상 '나 어떡해'

고등학교 때 미팅

by 언저리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면서 노동요를 듣기 위해 라디오를 켰다


"이번에 들려 드릴곡은 샌드페블즈의 '나 어떡해'

입니다"


나보다 시대를 앞선 노래지만 우리 또래들에겐

그 시절 인기가 많던 노래였다

고 2 땐가 보다

어찌어찌하여 남학생들과 3:3 미팅을 했는데

나랑 짝이 된 아이는 솔직히 맘에 들지 않았다

그 아인 나에게 애프터 신청을 했고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나는 그 아일 만난 이유는 친구들의 미팅을

주선하기 위한 것으로 나의 계획이 있었던 것이다


광화문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미팅을 주선

하고 나는 그 아이와 헤어지려는데 남산을 가자고

한다

우리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버스를 타고 남산엘

올라갔고 이 아이와 인연을 잘 마무리해야지 생각하고 있을 때 그 아이 점퍼 안에서 커다란 카세트를 꺼내는 것이다

난 너문 놀랐었다 옷 속에 그런 큰 카세트가 들어

있을 줄이야...

재생 버튼을 누르니 그 아이가 직접 부른 노래가

울린다

"나 어떡해 너 갑자기 가버리면

나 어떡해 너를 잃고 살아갈까

..,.,,,,,,"


인기 있던 노래라 부른 거겠지만 내 마음이 읽혔나

싶어 뜨끔해 그날 그만 만나자는 말을 못 하고 헤어졌고 중간고사기간 그 아이학교는 토요일 시험이 끝나 주말에 만나자는 전화를 했지만 우리 학교는 다음 주 월요일까지 시험이었다

난 아직 시험기간 이라며 앞으로 공부에 전념해야 해서 만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40여 년 지난 지금 이 노래를 듣다 보니 그때

남산에서 들었던 그 아이의 노래가 기억이 난다

어렸고 이성을 만나기 힘들었던 그 시절 순수했던

그 아이가 불러 주었던 그 노래가 다시 고2 여고생이 되어 노래에 취해본다


이런 추억을 준 이 노래로 인해 이 글을 쓰면서도

나도 모르게 절로 미소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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