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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실 Dec 14. 2024

부자 아빠가 아들과 같이 하는 보드게임

로버트 기요사키의 캐시플로우게임

어떻게 하면 금융을, 자본주의를
더 재밌게 공부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 시대에 살기 위해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금융 공부. 처음에는 혼자하던 공부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하게 된 이유는 지속성이었다. 꾸준히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전히 금융 공부의 지속성에 대해 고민한다. 경제는 바다처럼 계속 다른 모양의 파도를 만들며 흐른다. 매달 월급을 받는 직장인, 프리랜서, 사업자, 투자자는 각자 다른 무기를 가지고 파도를 타는 서퍼들 같다.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서퍼들에게도 공통점이 있다. 물에 잠기지 않으려면 오랫동안 파도를 탈 줄 알아야 한다. '오랫동안'이라는 단어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의식적으로 때로는 본능적으로 '재미'의 요소를 찾는다.


그러다가 '캐시플로우'라는 재밌는 보드게임을 알게 되었다. 초등학생부터 60대 이상의 어른들까지 자본주의를 자연스럽고 쉽게 익힐 수 있는 보드게임으로, 로버트 기요사키가 쓴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에서 처음 알았다. 신사임당이라는 채널로 유명했던 주언규PD님과 부읽남 정택익님도 자녀와 함께 하는 게임으로 알고 있다. 직접 해보니, 게임을 한번만 해봐도 자본주의를 대략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앉아서 시작했다가 일어서서 발을 동동 구르게 되는 이 재밌는 게임을 친구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 게임판을 구매했다. 그리고 2022년, 2023년 2차례에 걸쳐 국제캐시플로우강사협회에서 게임코칭과정을 수료한 뒤 50회 이상 진행하며 좀 더 재밌게 금융 지식을 쌓았다.




뭐 어떻게 하는 게임이길래?

게임은 딱 1시간(60분) 진행된다. 게임이 끝났다는 것은 90세 이상이 되어 모두 죽는다는 뜻이다. 경제 활동을 하게 되는 평균 나이를 30세로 잡고 시작하면 60분은 90세, 곧 죽음을 의미한다. 1시간을 할애하여 생애 전체 동안 이루어질 나의 경제 활동을 가늠해보기 좋은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에게 주어지는 게임판도 흥미롭다. 게임판이 무려 재무제표...! 게임 방법을 안다는 것은 곧 개인의 재무제표를 스스로 작성하고 볼 줄 안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놀면서 공부할 수 있는 최고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ㅎㅎ 게임의 가장 중요한 룰은 딱 하나. [사업소득 > 전체 지출] 사업소득이 전체 지출보다 1원이라도 많으면 경제적 자유를 달성한 것으로 간주하여 이기게 된다.


게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재밌는 포인트가 있다. 랜덤으로 직업카드를 하나씩 뽑고 시작한다. 직업마다 급여와 세금이 달라서 흥미롭다. (직업카드에 해당 내용이 쉽게 작성되어 있다.) 주사위를 던지면서 주식, 부동산, 사업체를 사고 팔기도 하고, 아이를 낳기도 하고, 즉흥 소비를 경험하기도 하며 갑작스러운 경제 위기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도 한다. 실제로 해보면 더 재밌는데...이거 글로 표현할 길이 없네...




캐시플로우게임에서 얻은 인사이트 3가지

1. 직업군과 상관없이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다.

직업 카드에는 트럭운전사, 교사, 파일럿, 치과의사 등 다양한 직업군이 있다. 여러 번 게임에 임하면서 느낀 것은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데는 '적은 월급'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중요한 것은 시장 상황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는지, 미리 최악의 시나리오를 그려 리스크를 대비했는지, 또 매달 저축한 돈으로 어떤 자산을 사고 파는지다. 주어진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시장 상황과 가진 자원을 고려해서 금융 문제에 대응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함을 느꼈다.


2. 게임을 많이 하면 할수록 이길 확률이 올라간다.

100조 이상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워런버핏은 시장 경험에 의해 복리의 원리로 큰 돈을 벌었다고 한다. 시장의 다양한 상황을 경험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현명한 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 있었다. 카드 속에 무슨 리스크가 있는지, 주식과 부동산의 가격 정보는 카드를 많이 뒤집어본 사람들이 자주 이기는 걸 볼 수 있었다.


3. 시간은 곧 돈이다.

1분에 1년. 의사결정 시간이 늦어질수록 금융적으로도 손해가 일어난다. 좋은 것을 눈 앞에 두고도 의사결정이 늦어지면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그럼 노년에 느즈막히 부를 얻는 것은 어떨까? 게임 10분 전, 인생으로 따지면 80세쯤 경제적 여유를 얻어 탈출한 경험이 있다. 돈으로 자유를 살 겨를도 없이 죽음 앞에서 무력해지는 것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다. 시간을 줄이기 위해 지금의 공부들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아이스브레이킹이 필요한 자리에는 한번씩 캐시플로우게임판을 들고 간다. 신명나게 놀았는데도 유익한 무언가가 남는 느낌을 드리는 것이 기쁨이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부터 65세 어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시도해봤던 캐시플로우게임은 실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몰입도와 만족도가 높았다. 스스로도 몰랐던 투자 성향을 파악하고, 다른 플레이어들이 문제를 대응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좀금융공부를 재밌게 시작하고 싶은 분들 또는 금융공부를 재밌게 지속하고 싶은 분들께 캐시플로우게임으로 게임판 위 자본주의 세상에 서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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