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주말에 뭐하세요? 저 임장 가요.

취미가 부동산 임장인 소개팅녀

by 세실


(소개팅 많이 하던 (ㅎ) 2022년에 쓴 글)




소개팅을 몇 번 하면서

자주 들었던 질문이 있다.


바빠도 할 건 하는 사람



첫번째 질문,

"주말인데 뭐하세요?"

"임장 가요."



그럼 돌아오는

두번째 질문,




임장이 뭐예요?





'임장(臨임할 일, 場마당 장)'은

보통 부동산 투자에서 쓰는 단어로

'마당에 임한다'

즉, 현장에 직접 가본다는 뜻이다.



*관심 있게 탐구한 지역을

'앞마당'이라고 표현한다.


따라서 "임장한다"고 하면,

부동산을 사려고 할 때

관심 지역에 가서 직접 탐방 하며

발품 파는 것이다.



그럼 임장 가서 뭐해요?


관심 있는 지역의 주변 시세나

인프라, 교통, 편의시설, 학군, 지역 분위기 등

여러가지 궁금했던 점과

필요한 정보를 직접 가서 알아본다.



나의 경우,

미리 찾아본 데이터와

현장 분위기, 상황의 일치 유무를

체크하는 편이다.



어떤 임장인지에 따라

보는 것들이 조금씩 다르긴 하다




지금부터는 소개팅남 마음에 들어가서(?)

궁금하지만 차마 묻지 못했을

질문 몇 개를 더 추리고,

소개팅 자리에서 다 못한

TMI를 풀어보도록 하겠다.


친절한 프로임장러...♡




임장에도 종류가 있어요?



고럼요.


부동산 중에서도

내 주된 관심사는 아파트다.

임장도 종류별로 나눠서

순차적으로 한다.


이 순서는 한번도 어긴 적이 없다.




분위기 임장

우리끼리는 줄여서 '분임'이라고 한다.



'분위기 임장'이란

임장지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생활권이

어디인지 파악하는 임장이다.



관심 지역(이하 임장지)의 입지와

아파트 단지를 파악한 뒤,

의미 있는 입지 위주로

임장지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루트를

아래처럼 그려 놓고 가면 편하다.



[Tip]

루트는 카카오지도, 네이버지도로 그릴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대략적으로 걸어야 할 거리

임장 소요 시간을 가늠해볼 수 있다.



1656801183122.png 직접 만든 단지 임장 루트




단지 임장

우리끼리는 줄여서 '단임'이라고 한다.




'단지 임장'이란

말 그대로 '단지'에 포커싱한 임장.

단지별 특징을 분석하며 걷는 행위다.


개인적으로 단지 임장은

집으로 도망가고 싶은,

진실의 순간을 자주 만나는

다소 빡센 임장이다.



단지 임장 전날에도 해야 할 일이 있다.

중구난방으로 돌아다니지 않기 위해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니까)

지도에 아파트별 연식과 세대수를

색깔별로 미리 표시해두는 것!


그리고 가야할 단지를 체크하되

효율적인 동선을 생각하며

루트를 쭉쭉 그려놓는 것!


단지임장.png 직접 만든 단지 임장 루트
Screenshot_20221013-012932_Chrome.jpg




참! 단지 임장에서 볼 아파트의 특징도

미리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놓는다.

이걸 토대로 단지 임장을 하면서

한 땀 한 땀 보고, 체크하고, 분석한다.


(눈과 손과 발을 동시에 움직이는 매직)



SE-1e6ce467-4884-477b-9373-683b496d1088.png 단지 체크리스트




이렇게 몇 개나 해야 하는지

궁금할 수도 있겠다.

한 임장지당 적게는 100개

많게는 200개 정도


......


네..실화입니다.




매물 임장


우리끼리는 줄여서

'매임'이라고 한다.


1661638346280.jpg


매물 임장갈 때는

이렇게 곱게 입기도 한답니다.....ㅎ






'매물 임장'은

[네이버 부동산] 혹은

(*네이버부동산은

2024년부터 네이버페이로 통합되었다.)


부동산 사장님 장부에 있는

물건를 보러 가는 것!



임장지 내에서도 괜찮았던 단지를

기준에 따라 선별하여

근처 부동산 몇 군데에

전화를 돌려서 예약한다.


그리고 예약한 날이 되면

요로코롬 숙녀숙녀하게 입고 방문한다.




얼마나 걸어요?



저 쫌 걷는 여자랍니다.




적으면 3만보

보통은 4만보

많이 걸으면

5~6만보 정도 걷는다.


동료들과 여러 번 임장해본 결과

걷는 체력은 꽤 센 편.


스크린샷 2025-01-04 234613.png



?src=%22https%3A%2F%2Fblogthumb.pstatic.net%2FMjAyMjA5MTlfMjM0%2FMDAxNjYzNTk3OTc5OTg1.sDw2hPdBiZvv5M8JfL60zr3S3sN-G_IIFRBWw9d4VUwg.6FjouHLtDj-tQ3oxSdNhOE0V_TCINz4sWl88g7MW7cYg.JPEG.cecilworld%2F20220910%25A3%25DF095022.jpg%3Ftype%3Dw2%22&type=ff500_300 ▲ 3일 연속 임장했던 지난 추석 연휴 이야기



임장 복장은 어떻게?



공개합니다! 힙한 my 임장룩


1651397159883.jpg 2022년 봄 임장지에서



중동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 아님 주의


먼저 썬크림으로

초간단 메이크업(?)을 해줍니다.

땀 흡수가 좋은 이너를 입고요.


봄 가을의 환절기라면

쉽게 입고 벗을 수 있는

얇은 겉옷까지 챙겨요.


너무 덥다 싶으면 이 겉옷을

벗어서 허리에 묶습니다.


힙스러움 +1



여기에 패션피플이라면 놓치기 힘든

패션 잡화로 멋을 끌어올려줍니다.


아마도 처음 보셨을(ㅋ)

빛차단용 모자로


다시한번 힙스러움 +1



마지막으로

파티용 실크 장갑 대신

까만 손등 방지용 골프 장갑을 끼고,

간지 힙색으로

임장 패션의 정점을 찍어줍니다.


(살면서 골프 쳐본 적 없음)



누구랑 걸어요?



그때 그때 달라요.





음...혼자 갈 때도 있고


(왕씩씩)


1652912885884.jpg?type=w773 5월 임장, 꽃구경도 하는 갬성임장러
SE-36e247c0-4925-11ed-b1e8-01e0ea8760ca.jpg?type=w773 임장합이 잘 맞는 부쏠언니랑 서울 강서구 돈 날


1657459725826.jpg?type=w773 투자 동료 가든과 커플 양말 신고 지방 임장 마무리 샷



이렇게 투자 동료 둘,셋이 갈 때도 있고

1654527849133.jpg?type=w773 강원도 원주 돌던 밤



투자 선배들과 여럿이 갈 때도 있다.


이렇게 다양하게 다니다보니

혼자 다니는 것보다

확실히 투자 동료들과 함께 다니는 게

훨씬 즐겁고 유익하다는 걸 알았다.



혼자 하다보면

'이쯤 하고 집에 갈까?'

하는 마음이 스멀 스멀 올라오는데

동료들과 함께 할 땐 지치지 않는다.



잠시 쉴 때 서로 다른 관점에서

임장지를 분석하는 시간도 참 좋다.



[결론]

똥강아지st ENFP 세실은

동료들과 함께하는 환경이

훠얼씬 좋다.

보고 배우는 일은

언제나 즐겁지!





투자에 관심 가진지는 2년차,

투자 공부를 제대로 한 건 1년차라

무얼 나눌 수 있을까 고민했다.


혼자 잘 되는 것도 좋지만

같이 잘 되는 건 더 좋으니까.


그래도 아직은 무얼 나누는 게

주제 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와중에 부동산 투자 공부를

시작하고 싶은 친구들에게서

투자 관련 질문을 꽤 받았다.

대부분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내용이었다.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알았다.

친구들이 원하는 건

전문적인 지식이 아니었다.


적어도 사기 당하지 않을 정도의 지식,

자본주의 시대에서 살면서

알아둬야 하는 기본 지식,

투자에 발 디딜 수 있는

기초적인 정보를 원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보니

시작 단계의 투자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까지가 3년 전에 쓴 기록이다.


그리고 2025년이 되었다.


그간의 노력으로

부동산 투자의 기초를

아주 조금은 알게 되었다.


혼자 잘되는 것도 좋지만

같이 잘되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달라진 것은 얄팍한 오지랖은

넣어두게 되었다는 것.


대신 생존교양으로 배우던 경제공부를

업으로 삼아 콘텐츠로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

정말로 이 지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나누고 있다.

keyword
이전 05화적게 써도 재밌게, 만원의 행복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