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의 기록
책을 손에서 놓은 지는 해를 셀 수 없을 만큼 오래되었다. 간혹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성경책을 한 두 장 읽거나, 독서광 친구들과의 여행지에서 모양새를 맞추려고 한 두 챕터 읽을 때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그런 내가 침대 머리맡에 책을 두고 독서를 시작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지난겨울 즈음, 나는 예상치 못한 힘든 시기를 보냈다.
힘듬이라는 것은 늘 온전히 겪어내야 끝나는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가능하다면 피하고 싶었다.
친구들은 나에게 갖가지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러나 나의 상태는 크게 호전되지 않았다.
그때 J가 나에게 책을 하나 보내왔다.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책 한 줄이 더 위로가 되더라.”
J가 내게 보낸 책은 임경선 작가의 <자유로울 것>이었다. 그 책은 임경선 작가의 잡다한 경험과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을 편안한 문체로 풀어내고 있다.
‘시간을 아군 삼아 버티는 일이 상처 입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최선이다.’
그 책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 문장을 보니 작가도 꽤나 많은 순간을 혼자 달력을 보며 감내했겠구나 싶었다.
나는 여기서 고작 ‘시간을 아군 삼아’라는 7글자에 위로를 받았다.
매일 내 안부를 물어주는 친구들보다 얼굴도 모르는 작가의 7글자가 날 위로했다.
'의미 없이 흘러가는 것만 같던 시간이, 너무 느리게 흘러서 나에게 도움 하나 안된다고 원망했던 시간이, 내 아군이라니!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흐르는 시간은, 내가 아무 노력 하지 않아도 날 위해 흘러주고 있었구나.'
그 마음이 날 버티게 했다.
그리고 나는 그 책의 제목처럼 ‘힘든 시간’으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워졌다.
물론 친구들의 위로가 무용했던 것은 아니지만, 글의 힘을 다시 믿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나는 어릴 때 일기장을 펼치던 순간처럼 매일 밤 자기 전 노트북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