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의 반증

#2023년 4월의 기록

by 샌디렐라

늦은 오후, 동료와 짧은 티타임을 가지며 그의 연애 고민을 듣게 되었다.

남의 연애 고민은 늘 그러하듯 명료하고, 뚜렷하다. 정답이 너무 잘 보이고, 때로는 마치 무당처럼 결과까지도 뻔히 보인다.

그러나 나에게는 잘 보이는 그 모든 것들을 당사자에게 이해시키기란 참 어려운일이다.


그 동료는 소개팅한 사람과의 '다음'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Go? Stop?"


고스톱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못 먹어도 고' 라는 말이 있지만, 이건 게임이 아니라 관계의 문제였기에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없었다. 그는 나에게 이러저러한 그들의 상황과 그의 생각에 대해 설명했지만, 나는 고민을 듣자마자 답은 이미 나와있다고 생각했다.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멈추라는 신호 아닐까요"


물론 사람마다 선택에 앞서 신중함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누군가는 주변의 의견이 궁금할 수도 있고, 좀 더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 관계는 본능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관계가 100% 확신으로 시작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다음 장면이 그려지는 관계여야한다.

친구든, 가족이든, 연인이든 '내일의 나'의 옆에 함께 그려질 수 있는 사람인지가 중요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그 동료는 나 이외에도 여럿에게 조언을 구하고있었는데,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중요한 선택에 앞서 누군가 말려주길 바라는 그의 마음이 온몸으로 표출되는 것 같았다.


'관계'라는 것은 주위에서 백 명이 말려도 자석처럼 제멋대로 가까워지기도, 멀어지기도한다.

다시 말해, 억지로 노력하거나 애써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수차례 봐왔다. 그렇기에 나는 망설임 없이 그의 고민에 답을 줄 수 있었다. #박원이부릅니다#노력

(다만 나는 다른 사람의 고민에 대해서는 '직설법'보다는 '돌려말하기'를 애용하는 편이라, 나의 생각에 여러 미사여구를 더해 전달했는데, 그것이 잘 닿았는 지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기에 그 동료의 미래에 그 분이 함께 그려질지는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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