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보기

by 시더루츠

한 달 정도 스스로를 절제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몸의 분위기가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것이 느껴졌다. 어딘가 이질적이고 낯설었다. 오래 이어진 몸의 긴장도 조금은 힘들게 다가왔다.

나는 그동안 나의 욕구와 자극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왔다. 어떤 것들은 줄여보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어보기도 했다. 일상의 기쁨을 회복하고 싶었고, 과하게 자극적인 것에 기대지 않고도 충분히 살아가고 싶었다.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나를 기대하며 그 시간을 비교적 잘 이어왔다.


하지만 돌아보니, 나는 늘 도덕적인 금기와 긴장감, 그리고 통제감 속에서 움직여왔던 것 같다. 금지된 것일수록 더 크게 부풀려지고, 억눌릴수록 더 강한 보상 심리가 작동했던 것은 아닐까. 어떤 감각과 경험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거대한 것도, 결정적인 것도 아니었을지 모른다. 다만 내가 그것에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했을 뿐. 무언가를 지나치게 확대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금기시하면 그 대상은 더 강해진다. 부족해도, 금지되어도, 혹은 과장되어도 우리는 그것에 더 많은 힘을 싣게 된다. 하지만 실상은 그저 삶의 한 부분일 뿐이다. 자극적일 수는 있어도, 결국 그 이상은 아니다.


이번 시간을 지나며 한 가지를 느꼈다. 나는 더 이상 ‘착한 아이’로 인정받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긴장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고 이해한 만큼 선택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것. 여전히 나는 배워야 할 것도, 경험해야 할 것도 많다. 중요한 건 과장하지도, 억누르지도, 왜곡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보는 태도였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한 달은 실패도 성공도 아닌, 좋은 자료였다. 나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리고 나는 오래된 억울함 하나를 발견했다. 어린 시절에 대한 후회, 관계에 대한 아쉬움. 남들처럼 자연스럽게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마음, 영화 속 장면 같은 로맨스를 겪어보지 못했다는 생각. 나는 그것을 꽤 오래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아마 그 감정 또한 내가 부풀려왔던 것인지 모른다.

누군가를 부러워하며,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이상을 만들어냈던 것은 아닐까. 심리학을 공부하고, 내면을 탐구하면서도 풀리지 않았던 이유는 아마 이 감정이 ‘생각’의 영역이 아니라 ‘경험’의 영역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그 어린아이에게 괜찮다고. 조금 늦어도 된다고. 지금부터 천천히 경험해도 된다고.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는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모든 이상이 현실이 되지는 않는다. 많은 것들은 설명되거나, 환상으로 남거나, 때로는 과장된 기억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괜찮다.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경험해보려고 한다.

그것이 주는 의미를 과장하지도, 억누르지도, 왜곡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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