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기대 없이 사랑할 때 세상과 하나가 된다

by 시더루츠

나는 늘 고양이를 짝사랑하고, 커피를 짝사랑하고, 내가 즐겨 타는 전기 자전거를 짝사랑한다.

기대하는 바 없이, 그저 사랑 그 자체에 몰입될 때 나는 이미 무언가를 얻고 있다.


모든 것과 연결되는 그 짧은 순간의 일치감은 언제나 나를 황홀하게 만든다. 문득 전 여자친구와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 그녀를 기다리던 날, 멀리서 천천히 걸어오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순간은 마치 슬로 모션처럼 느려졌고, 내 눈에 들어온 거리의 풍경, 사람들의 인상과 옷차림, 상점의 간판까지 — 모든 것이 완벽하게 ‘존재한다’는 느낌이었다. 그것은 일치감, 모든 것과 함께 한 곳에 머무르는 감각이었다.


태국에 머물던 시절, 나는 매일 사원에 들러 기도하곤 했다. 그 기도는 나 자신과 태국 사람들, 그리고 모든 존재를 위한 것이었다.


자비를 베푸시어 모든 사람에게 평화를 내려주시고, 각자가 스스로를 사랑하며 그 사랑을 세상과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 기도를 할 때면, 가장 많은 축복을 받은 사람은 언제나 나였다. 기도하는 마음 자체가 내 안을 따뜻함과 평화로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태국의 첫 여행에서 나는 참 많은 따뜻한 사람들을 만났다. 아마 그래서 그런 기도를 자연스레 드렸던 것 같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후엔 잘하지 못했다. 아마 받은 상처와 외면의 기억들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제는 조금씩 다시 시작하려 한다.


오늘의 기도는 이렇다.

하느님, 제가 머무는 이곳에 사랑과 평화를 내려주시고, 한국의 사람들이 스스로를 더욱 사랑하며 성장하고, 그 사랑을 세상에 나눌 수 있게 도와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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