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화하는 미래를 위한 준비물
나는 주중 근무 시간에는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 한 달의 한번 꼴로 내가 거주하는 지역에서의 국가공인시험의 총괄 매니저로 활동하기도 하고, 상·하반기에 한 번씩 다수의 공기업 필기시험 총괄 매니저로 활동한다. 기관을 밝힐 수는 없지만 시험 출제 위원으로 활동한 적도 있다. 내가 하는 일들은 상호보완적으로 나를 지탱해주고 있다. 본업에서는 나의 최선을 다한다. 본업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부업(?)에서 해본다. 어린 학생들과의 관계에만 익숙해져 있어서 다수의 어른들 앞에서의 스피치의 경험이 없다는 내 단점을 해결하고자 시작한 시험 총괄 매니저는 150여 명의 감독들을 교육하는 기회로도 발전하였다.
다양한 일에서 재미를 느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을 하고 있지만, 그 저변에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크게 작용한다. 다보스 포럼에서 선포된 ‘제4차 혁명’에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크다. ‘제4차 혁명’에서 살아남기 위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고자 칸 아카데미도 기웃거리고, 코딩을 가르쳐주는 사이트에 연간회원권을 구매하였지만 기업에 기부만 하게 되었다. 코딩 관련 연수도 열심히 쫓아가서 참여도 많이 하였지만, 내게는 너무 먼 대상이었다. 미래가 불안한데,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는 게 나의 모습이다. 내가 제대로 알아야지 나의 학생들에게도 살아남는 법을 알려줄 수 있는데, 내가 제대로 알지 못하니 안타까운 마음에 졸업시키는 학생들에게 ‘중·고등학교 가서 학교 공부만 잘하는 바보가 되지 말고 너희가 좋아하는 것은 꼭 찾아서 꾸준히 해라. 시간이 쌓이면 그것이 너희들의 무기가 될 것이다.’라는 구태의연한 이야기만 하는 선생님이 되어야만 했다.
현재 교육제도는 학생들에게 밝은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 각 교과목을 연계시키는 틀도 없이 파편적인 정보를 주입하고, 학생들은 이 정보들의 상관관계를 알지 못한 채, 왜 배워야 하는지 의문에도 답할 수 없는 상태로 암기만 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런 지식과 자신의 삶과의 관계성도 이해하지 못한 채 받아들여야 한다. 학생들이 교육 기간을 마쳐 사회에 나왔을 때 사회는 그들이 한 가지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수십 년의 시간으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 할지라도 급격하게 바뀌는 노동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불가피한 이직에 준비하는 것이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 꼭 필요한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유발 하라리가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언급을 했다. 변동이 심해 한 분야에서 오늘 전문가로 인정받더라도 언제든 쓸모없을 수 있다. 자동화로 인해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고, 더 사라질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의 발전 또한 일자리에서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처한 우리는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 《폴리 매스》의 저자 와카스 아메드는 우리에게 폴리 매스가 되라고 조언하고 있다. 폴리 매스(Poly math)란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영역에서 출중한 재능을 발휘하며 방대하고 종합적인 사과와 방법론을 지닌 사람’이다. 이들은 예전부터 존재하여 왔고,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폴리 매스’가 되고 자신의 다양한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을까? 저자는 ‘개성, 호기심, 지능, 다재다능함, 창의성, 통합’의 자질을 발견하고 의식과 사고방식, 세계관을 재정립한다면 폴리 매스의 삶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6가지 자질에 대해서 폴리 매스의 삶을 예시로 들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설명해주고 있다.
그중 내가 시도해 볼 것을 정리해 보았다. 다재다능함에 있어서 한 우물만 파는 사람이라 해도 경험을 다각화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면 자신이 하는 일에서 새로운 발상을 하고 사고를 전환할 가능성이 올라간다고 한다. 경험을 다각화하면 일반적으로 삶이 더 다채롭고 즐거워지고 다양한 경험은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인 동시에 자기를 이해하는 도구가 된다고 한다. 내가 본업과 부업을 동시에 하면서 나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신뢰가 간다. 시간관리 부분에서 말콤 그래드웰의 ‘1만 시간의 법칙’을 이용한다면 적어도 8가지 경력을 성공적으롤 쌓을 수 있다고 한다. 팀 페리스는 올바른 접근법을 따른다면 누구든지 “1년 안에 어느 분야에서나 세계 정상급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식을 제대로 구성하고 이해하고 이용하는 법을 익혀야 하고, 어떤 정보가 언제, 얼마나, 어떤 맥락에서 필요한지 알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호기심, 통합적 사고, 창의성을 육성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한다. 조만간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은 일자리를 위해 배우지 말고 지식이 자신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솔직하고 분명하게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한다.
저자는 존재하지 않았던 신인류가 되어서 미래를 개척하라고 하지 않는다. 아주 오래전부터 각 지역에서 존재하여 왔고, 현재도 존재하고 있으며, 내 모습 또한 미래의 폴리 매스가 될 수도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최적의 자아를 발현할 기회, 자기를 온전히 실현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인류에 기여할 생존 전략이 이제 우리에겐 있다.
(2021. 5.9.)
참고도서 <폴리 메스> , 와카스 아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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