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첫 번째가 힘든 법. 알을 깨고 나온 모두에게 건네는 응원.
"Der Vogel kämpft sich aus dem Ei. Das Ei ist die Welt. Wer geboren werden will, muß eine Welt zerstören."
-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의 한 구절이다.
데미안이라는 소설을 정독해 본 적은 없지만, 이 구절은 워낙 유명한 까닭에 기억하고 있다.
이 인용구의 주체인 아브락사스에 대해 알고 있던 건 이게 전부였다.
마음만 먹으면 정보를 얻기 너무나 쉬운 세상. 내가 방금 전에 얻은 지식을 공유하는 행위는 하지 않겠다.
그건 어차피 '나의 지식'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위 인용구를 내 식대로 해석하려 한다. 그 해석이 보편적인 것인지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태어남. 바깥세상과 관계없이 자기 자신에게는 모든 것의 시작.
그 시작이 화려한 것인지, 미미한 것인지는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그 시작을 위해서는 무려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시작이라는 행위 자체가 매우 어려운 것에 속한다는 의미일 터.
이 원칙은 굳이 '태어남'이라는 거창한 행위가 아니어도 성립한다.
뭐가 되었든 시작을 하려면 자신만의 좁은 세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건 연못도 아니고, 비가 오는 날 보도에 생긴 물웅덩이에 불과하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 나의 세계는 이 물웅덩이만큼이나 작고 또 작았다.
그러나 여기서 탈출할 수 있으면,
시작할 마음을 먹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으면.
이렇게 넓은 바다를 마주할 수 있다.
어디든지 갈 수 있다.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된다.
시작이 반이다.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하고자 하는 일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시작이라는 행위는 아주 숭고한 행위인 것이다.
무언가를 시작한 모든 사람은 역사적인 첫걸음을 떼었다.
두 번째 걸음은 더 쉽다. 세 번째 걸음은 더더욱 쉽다.
나를 포함해서 힘차게 50%를 이루어 낸 모든 사람들을 응원한다.
나머지 50%라는 멋진 여정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