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도전이 서툰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

by 세라비


첫 발행 글로 이걸 썼다. 모두를 응원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나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쓴 글이었다. 사실 나는 그렇게 행동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나름대로 생각은 많이 하는 편이지만, 그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건 정말 못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러니까 어제 쓴, 위의 글에 따르면 나는 "알을 깨는데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타입에 속한다.


그래도 큰 마음을 먹고 알을 깨고 나왔다. 알 바깥세상은 생각했던 대로 새로웠고, 생각했던 것보다 덜 위험했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막막했다. 이미 50%를 이루었다고 자신만만했던 감정은 만 하루 만에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렸다.


쓰고 싶은 글감이 없어서 막막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쓰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생각들이 너무 많아서, 그 너무 많은 생각들이 앞다투어 자기가 먼저 세상에 나오겠다고 무질서하게 다투는 바람에, 오히려 내 의식은 텅 비어 버렸다. 내 의식의 영역과 내 손은 오히려 할 게 없어졌다.


그 많은 글감들이 서로 경쟁하는데 나는 꽤 오랫동안 주저했다. 아마도 두려웠기 때문이리라.


- 내가 쓴 글이 혹시 엉망이면 어떡하지?

- 기껏 글 써놓고 발행까지 했는데 욕먹으면 어떡하지?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부터 한다? 맞기는 하지만 포인트는 그게 아니다. 나는 실수가, 오류가, 그리고 부족함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웠던 거였다. 소심함 속에 숨어있는 완벽주의. 나 자신이 소심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비판이나 비난을 받으면 망할 것처럼 두려워하기 때문에 오히려 완벽을 추구해 왔다. 그 완벽주의가 오히려 발목이 되어 내 행동력을 깎아왔다.


Snipaste_2024-10-13_15-38-27.png 시작하자마자 넘어진다. 이 얼마나 망신스러운 일인가.


완벽한 사람은 없다. 실패가 두려우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인데 나한테는 평생 새기고 가야 할 문장이다. 굳이 예시를 들지 않아도 세계적인 유명인사, 국내 유명 인물 중에 단 한 차례도 실패하지 않고 오로지 100% 성공만 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설사 그렇게 보인다 해도 그건 실패의 여파가 미미했기 때문에, 그래서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아서 일어나는 착시 현상일 뿐. 누구나 좌절하고 실패한다.


앞길이 그야말로 탄탄대로일 것이다. 시작점부터 목적지까지 고속도로가 놓여 있어 나는 그냥 가기만 하면 된다. 이건 그야말로 허상이다. 나 혼자 가진 허상은 아닐 테지만 (그래서 SNS에도 우리의 상상과 현실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게시글이 넘쳐나는 거겠지만) 난 그 허상에 상당히 매몰되어 있었다. 하지만 허상은 허상일 뿐이다. 신이 아닌 이상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실체가 두려워서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나는 영원히 제자리에 머물 것이다. 어제 쓴 글의 아브락사스의 예를 빌리자면, 그저 알 속에서 시간만 죽일 것이다. 나는 알을 깨고 나왔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나아가야 한다. 또 가만히 있다가는 다른 알이 나를 가둬버릴 것이다.


용기를 내자. 100의 힘으로 못하겠으면 101의 힘을 내어 보자. 101이 안되면 102, 103, 104... 내가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을 쏟아야 한다. 그렇게 가다가 넘어질 수 있다. 당장 넘어질 수도 있고, 결승선 앞에서 무너질 수도 있다. 그건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그때 다시 일어나기만 한다면,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목표 달성의 짜릿함이 현실이 될 수 있다.


희망. 나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정말 좋아한다. 생각만 해도 힘이 난다. 이 희망, 오로지 앞으로 나아가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가치라고 생각하고 살아가자. 글을 쓰든, 무엇을 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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