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 하나만 남기고

by 안벼리

거대한 자태를 보고

다시 한

입구에 서서

한 번


크고 아름다운 것은 유효기간이 짧은가 보다

슬프고 어두운 기억은 아무리 작아도 심장에 박혀 새어 나오는데


불공평한 세상, 이라고 중얼거리며

다시 한 번 보고 와도

기억에 남지 않은 금빛 무언가


사람은 받으면 주어야 한다던데

나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구나 싶어


조용히 눈을 감고 까마귀를 보내주었다

깃털 하나만 남기고


그램수도 재기 힘든 아주 가벼운 깃털

눈을 뜨자 하얗게 변해버렸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깃털 하나 안고 가네


코 끝과 눈꼬리 간질이던

하얀 깃털 하나 안고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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