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를 켜고 밤길을 헤쳐
칠흑같이 검은 세모집에 도착했습니다
굴로 들어가는 두더지처럼 짐을 들고 들어갑니다
가져온 도시락으로 주린 배를 호복히 채우고 자리에 눕습니다
오늘의 나를 마무리할 곳입니다
네모난 천장만 보다가 세모난 천장을 보니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은 밤이지만
익숙한 어둠이 있어 눈을 감습니다
빗방울이 양쪽으로 흘러내리는 지붕 소리를 들으며 눈을 떴습니다
눈을 뜨니 세모난 천장이 있습니다
세모집에서 오늘의 나는 태어났습니다
두둑 속에 몸을 뉘인 씨앗처럼 가만히
빗소리를 흠뻑 맞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겉껍질을 가르는 새싹이 나에게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문 밖을 나가 오늘을 살다 보면
싹이 밟혀 뭉개지고 열매가 썩어 문드러질 때도 있겠지요
그러면 세모집을 찾아오렵니다
우리는 배낭을 정리하고 집을 떠납니다
들어왔던 문으로 나가서 여행을 시작합니다
다시 오늘을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