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준비

by 안벼리

제겐 녹색 별이 박힌 이불이 있어요

심장 박동이 목에서 세차게 느껴질 때에

찾을 수 있죠


하루가 바다로 흘러가는 강처럼

빠르게 지나가 붙잡을 수 없을 때면

별이 새겨진 이불을 찾으러 가죠


이불을 덮고 잠시 눈을 붙이면

시간을 따라 걸을 수 있어요


빨라진 초침이 맥박과 맞아떨어지다

별의 흔들림과 닮아지면


고요히 내 길을 걸을 힘이 생기죠


제겐 빨간 별이 박힌 이불이 있어요

아침 이슬이 맺히고 제법 크죠


빨간 별이 떴다는 건

곧 작별인사를 해야 할 때라는 거죠


가장 뜨겁게 뜨고

내 마음 한가운데에

그 모양 그대로 새겨지죠


그 열정으로 다시 내 길을 걸어요


제겐 푸른 이불이 있어요

별들의 조각이 모여있는


박제된 별 사이에서

별의 모양이 아닌 채로 나는

가만히 눈 뜨고 숨 쉬고 있죠


그동안 나는 별을 닮고 싶어서

이불을 덮은 걸지도 모르겠어요


떨어진 별의 흔적을 따라가며

등허리의 땀을 식힙니다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면

별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제 이불을 정리할 때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길을 갑니다

별은 별대로

나는 나대로


시계를 제시간에 맞추고

머리를 가지런히 빗어내립니다


안녕히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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