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쉬케(Psyche)]는 그리스 어로 [정신], 또는 [마음]이라는 뜻의 낱말이다.
쿠피도[Cupido[라틴어]: 그리스 신화에서의 에로스. 영어로는 큐피드(Cupid)]와 프시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2 세기 중엽의 로마 작가 아풀레이우스[Apuleius Lucius: 123~?]의 《황금 당나귀 Asinus aureus》속에 〈사랑과 혼〉이라는 이름으로 실려 있다.
옛날 어느 나라의 왕에게 3명의 딸이 있었다.
딸들은 모두 미모가 뛰어났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막내딸인 프시케의 미모는 자매들뿐만 아니라 미의 여신(女神)으로써 여신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베누스(Venus : 그리스 신화에서의 아프로디테. 영어로는 비너스)보다도 더 아름답다고 하여 그 소문이 인근에 파다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녀의 미모를 보려고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그녀가 지나다닐 때마다 사람들은 여신에게 하듯이 예쁜 꽃을 뿌리고 찬가를 불렀으며 수많은 명문가의 청
년들이 그녀에게 청혼을 했다
그 뒤로 사람들은 베누스의 신전에 공물을 바치는 것조차 소홀히 하는 바람에 베누스의 신전은 돌보는 사람들이 없어 폐허로 변해 가는 것이었다.
여신인 자신이 한갓 인간인 프시케의 미모 때문에 인기가 떨어진 것에 화가 치민 베누스가 분노해서 아들인 쿠피도에게 이렇게 부탁했다.
“감히 너의 엄마인 나보다도 제가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 기고만장해 있는 저 당돌한 계집년에게 세상에서 가장 못생기고 비열한 남자를 좋아하도록 해다오.”
쿠피도는 언제나 조그마한 활을 지니고 다녔는데 그가 가지고 있는 황금 화살(촉을 황금으로 만든 화살)과 납 화살은 이상한 마법을 부리는 요술의 화살들이었다.
그가 쏘는 황금 화살에 맞은 자들은 납 화살을 맞은 이를 열렬히 사랑하게 되지만 반대로 납 화살을 맞은 이는 황금화살을 맞은 이를 혐오하며 그에게서 도피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베누스가 아들에게 부탁하는 것은 바로 프시케에게 황금 화살을 쏘아 비열한 남자를 사랑하도록 하여 그녀를 골탕 먹이려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어머니 베누스의 부탁을 받은 쿠피도는 즉시 활과 황금화살을 챙겨서 프시케를 찾아갔다.
그런데 쿠피도가 프시케를 찾아가 잠들어 있는 그녀에게 화살을 쏘려는 순간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녀의 미모에 눈앞이 황홀하여 그만 자신이 황금 화살에 찔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그리하여 그는 그의 어머니의 의도와는 반대로 오히려 프시케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엄한 어머니의 분노를 거스르며 내어놓고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으므로 일단 집으로 돌아와서 추이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베누스 여신의 미움을 받은 프시케의 아름다움은 여전히 사람들을 찬탄시켰으나 다만 경원될 뿐 그 뒤로 그녀에게 청혼하는 사람조차 없어졌다,
그녀의 두 언니들은 도시의 훌륭한 왕자들과 결혼했으나 베누스보다도 더 아름답다는 평을 듣던 프시케는 고독하게 남아있었다.
쓸쓸하게 혼자 앉아있는 막내딸의 이런 처지가 걱정된 왕은 아폴로[Apollo: 그리스 신화의 아폴론(Apollon)]의 신전으로 가서 신탁을 구했다. 신탁은 이렇게 나왔다.
"그대 딸에게 수의(壽衣)를 입혀 산꼭대기에 혼자 버려두어라. 그러면 신랑감이 그녀를 찾아올 것이다. 그런데 그대의 사위가 될 자는 인간이 아니라 신들보다 더 기운이 센 뱀이다. 그는 날개로 날아다니며 불꽃과 화살로 모든 생물들을 괴롭히는 자이다."
이런 끔찍한 신탁을 받아온 왕과 왕비는 비탄에 빠져 눈물만 흘리고 있을 뿐이었다.
"지금 와서 그렇게 우신 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저를 너무 예쁘게 낳으셔서 신의 노여움을 산 것이 이런 운명의 원인이 된 것을."
프시케도 체념하고 자신의 운명을 순순히 받아드리기로 했다.
마침내 장례 행렬 같은 혼례 행렬이 산을 향해 출발했다. 산꼭대기에 도착한 일행이 프시케를 바위 위에 세워두고도 발길이 돌아서지 않아 머뭇거리자 프시케가 다시 말했다.
"어찌되었든 결론이 났으니 저는 시원해요. 이제 제 걱정은 마시고 어서들 돌아가세요."
일행이 돌아가고 사방이 괴괴한 산마루에 홀로 남게 되자 큰 소리로 부모님들을 위로하느라 태연한 척 했던 프시케로서도 두려움과 적막감을 떨쳐 낼 수가 없었다.
그녀가 울음을 삼키며 떨고 있을 때 부드러운 서풍(西風) 제피로스(Zepyrus) 가 그녀를 살며시 들어 산 밑 골짜기로 옮겨놓았다. 그곳은 향긋한 꽃이 만발해 있는 강변 풀밭이었다. 참으로 고요하고 평화스러운 곳이었다.
근심과 긴장이 풀린 프시케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그만 스르르 잠이 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녀가 꿈에서 깨어보니 강변에 궁전처럼 장려한 거대한 저택이 보였다.
상아를 댄 높은 천장은 황금 기둥으로 받쳐져 있고 벽은 온통 은으로 장식되어 있었으며 바닥은 보석 모자이크로 꾸며져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이는 신의 저택임에 틀림이 없어 보였다.
그 저택의 모습에 끌린 프시케가 가까이 다가가 보면서 그 으리으리한 규모와 찬란한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집 안에 아무런 인기척도 없이 고요했으므로 프시케가 문턱에서 머뭇거리고 있으려니 어디서인지 희미한 목소리가 그녀에게 말했다.
"이 집은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이 이 집의 여주인이시니 겁내지 말고 어서 들어오세요."
그 말에 용기를 얻은 프시케가 안으로 들어가자 여러 개의 넓은 방에는 온갖 진귀한 자기들과 가구로 치장되어 있었는데 다시 시녀들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당신의 시녀들이니 원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시켜주세요. 정성껏 시중을 들어 드리겠습니다. 우선 욕실로 가시지요 "
프시케는 시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욕실로 가서 목욕을 했다. 프시케가 그처럼 상쾌한 목욕을 하기는 생전 처음이었다. 목욕을 끝내니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한꺼번에 풀리는 것이었다.
아침부터 아무 것도 먹지 않아 배가 고프던 프시케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식당 의자에 앉자 푸짐한 한 상의 식사가 차려져 나왔으며 사방에서는 은은한 노래 소리가 들렸다.
식사를 끝내고 집안을 구경하던 프시케가 밤이 되어 침실에 들어가자, 어둠 속에서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공 역시 몸은 보이지 않았으나 그녀는 그가 자신의 남편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와 그의 감촉으로 볼 때 그가 결코 무서운 괴물일 리가 없다고 생각되어 그를 안심하고 믿게 되었다.
그 목소리만의 남자는 그녀와 잠자리를 함께 한 후 동트기 전에 떠나버렸다. 날이 밝자 보이지 않는 시녀들이 다시 와서 그녀의 시중을 들었다.
프시케의 남편은 매일 어둠이 내린 후에 들어왔다가 날이 밝기 전에 나가버려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생활에 익숙해졌고 남편의 목소리만으로도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말했다.
"사랑하는 프시케, 먼 도시로 시집간 그대의 자매들이 그대의 소식을 듣고 곧 저 산꼭대기로 찾아올 것이오.
하지만 그들이 그대를 외쳐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해도 거기에 대답하지도 말고 눈에 띄지도 않게 하세요. 그러지 않으면 그대는 내게 더없는 고통을 초래할 것이고 그대 자신에게도 파멸을 가져올 것이오."
프시케는 알겠다고 대답했지만 남편이 떠난 후 하루 종일 눈물을 흘리며 화려한 감옥에 갇힌 것과도 같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하루 종일 남편만을 기다려야 하는 그녀는 무료함을 참기 어려워 언니들이 보고 싶기도 하고 만나서 그간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하고 싶었다.
밤이 되어 다시 찾아온 남편은 눈물에 젖어있는 그녀를 끌어안고 위로하다가 그녀의 애처로운 마음이 안쓰러워 마침내 자매들을 초대해도 좋다고 허락했다.
그렇지만 자매들이 프시케에게 남편의 모습이 어떤지 확인하라고 부추기더라도 결코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거듭 경고했다.
“당신이 내 얼굴을 보는 순간 우리 두 사람이 헤어지게 되어 있으니 누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결코 내 얼굴을 보려고 하지는 마세요.”
프시케는 기쁜 마음으로 그것을 약속했다.
다음날 과연 산꼭대기로부터 프시케의 이름을 부르며 슬퍼하는 언니들의 소리가 메아리쳐 들려왔다. 프시케는 즉시 남편의 시종 제피로스를 불러 언니들을 산 밑 골짜기로 실어오게 했다.
이렇게 하여 다시 만난 자매들은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프시케는 자매들에게 자신의 궁전을 구경시켜주고 그녀들이 보이지 않는 시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목욕과 식사를 하도록 했다.
언니들은 결혼도 하지 못하고 불행하게 사는 것으로 생각하여 불쌍하게 생각했던 프시케가 자신들의 생활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호화롭게 사는 것을 보자 시기심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언니들은 프시케에게 이처럼 호화롭고 아름다운 궁전에서 살게 해 준 남편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냐고 캐어물었다. 그러나 프시케는 하루 종일 사냥을 즐기는 아름다운 청년이며 지금은 먼 산으로 사냥을 떠났다고 대강 얼버무려 대답하면서 남편과의 약속을 지켜냈다.
그리고는 그들에게 많은 황금 공예품과 보석을 선물로 주고 제피로스를 시켜 돌려보냈다. 언니들은 여신과도 같은 프시케의 생활을 자신들의 생활과 비교하며 그녀에 비하면 자신들의 처지는 처량하고 비참하기 그지없다고 생각하며 몹시 한탄했다.
타오르는 시기심으로 이성을 잃은 그들은 프시케가 자신들을 거만하게 대했다고 비난하고 그녀를 그 높은 곳에서 끌어내리겠다고 별렀다.
언니들이 자신에 대한 흉계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 리가 없는 프시케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언니들이 보고 싶어지는 것을 참기 힘들었다.
호기심 때문에 날이 가는 줄도 모르고 몇 달을 보고 또 보던 가구며 보물이며 산과 시내를 구경하는 것도 이제는 시들해 졌기 때문에 하루 종일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으로는 무료한 그녀의 마음을 채울 수 없었다.
그래서 저녁에 돌아온 남편에게 그녀의 마음을 호소했다. 그러자 남편이 말했다.
“당신이 언니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심정은 알아요. 그러나 언니들을 또다시 만나게 되면 아마도 나를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될 거요.”
“하지만 정든 언니들까지도 만나지 못한다면 나는 사람 구경도 못하고 하루 종일 무료한 나날을 매일같이 지내야 하나요? 그건 너무 가혹해요.”
남편은 이처럼 간절한 아내의 소망을 냉정하게 외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먼저처럼 주의만을 주고 언니들과의 회면을 허락하고 말았다.
프시케의 초청을 받고 그녀를 다시 찾아온 언니들은 프시케의 남편에 관한 의혹을 제기했다.
“결혼한 지가 몇 달이 넘었는데도 얼굴조차 보여주지 않는다면 네 남편은 혹시 아폴론 신전의 신탁에서 예언한대로 불꽃과 화살로 모든 생물들을 괴롭히는 신보다 더 기운이 센 괴물 뱀이 아닌지 알 수 없는 것 아니겠냐?
그렇다면 지금은 너를 극진히 사랑해 주지만 언젠가 너를 잡아먹으려고 대우를 잘 해 주는 건 아닌지 모르겠구나.”
그러자 프시케는 사실 언니들의 의혹이 과장된 것도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프시케는 모습도 볼 수 없고 신분도 알 수 없는 남편의 정체가 새삼스럽게 궁금하고 한 술 더 떠 이 밤에만 나타나는 남편의 행동이 수상하기까지 했다.
언니들의 시샘에 의한 꼬임에 빠진 프시케는 언니들이 돌아간 뒤에도 며칠을 두고 생각해 보았으나 의혹은 점점 더 깊게 그녀의 뇌리를 파고들 뿐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남편의 신신당부도 잊은 채 밤이 되어 찾아온 남편이 잠든 사이를 이용해 자는 모습이라고 보려고 등불을 밝히고 침대로 접근해 남편을 비춰보았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정체를 알아보려고 하지 말라는 남편의 당부를 어기고 말았던 것이다.
불에 비춰진 남편은 괴물이기는커녕 아름답기 그지없는 청년이었다. 그녀는 안도의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아름다운 신랑의 모습을 더 자세히 보려고 다가갔다.
그러나 그 순간 등불의 기름이 남편의 어깨에 떨어졌고 뜨거움에 깜짝 놀란 쿠피도는 잠에서 깨어나 배신자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없이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녀가 허겁지겁 남편을 따라 밖으로 나가자 쿠피도는
“슬프도다. 믿음이 없는 곳에 에로스[애정]는 머무를 수 없노라.”
하는 말을 남기고는 저 먼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때서야 프시케는 자신의 남편이 사랑의 신인 쿠피도임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남편을 배신한 자신의 어리석음에 괴로워 해 자살도 생각했으나 그보다는 사랑하는 남편을 잃게 된 슬픔과 허무함을 견딜 수가 없었다.
“아아! 사랑하는 남편 쿠피도는 결국 나를 영영 떠난 것일까?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일까? 아니 도저히 남편을 잃을 수는 없다. 평생을 걸고라도, 아니 생명을 걸고라도 나는 그이를 찾고야 말리라.”
그녀는 정처 없이 곳곳을 헤매며 쿠피도를 찾아보았고 각지의 신전에 들러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며 쿠피도를 만나게 해 달라고 빌었다. 그러나 베누스 여신의 비위를 거슬리며 그녀를 도우려는 신들은 없었다.
그녀는 다부진 결심을 했다. 어떤 곤경과 모욕을 당하더라도 쿠피도의 어머니인 베누스 여신을 직접 만나 호소하기로 한 것이다.
베누스는 자기를 찾아온 프시케를 보자 시샘하는 조소를 보내고 그녀에게 거의 불가능한 과제를 내렸다. 그 과제를 풀면 프시케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조건으로.
그것은 산더미처럼 섞어 쌓아놓은 각종 곡식의 낱알을 모두 종류대로 골라 놓으라는 것이었다. 사람으로서는 몇 년이 걸려도 결코 할 수 없는 과제였다.
프시케는 망연자실해 바라보았으나 도저히 엄두를 낼 수조차 없어 자신의 비참한 신세를 생각하며 통곡했다.
그러자 기적이 일어났다. 그녀의 슬픔을 동정한 개미들이 모여들어 베누스가 왔을 때 곡식들은 깨끗이 구분, 정리되었던 것이다.
베누스는 더욱 화가 나서 이제는 다른 과제를 부과했다. 그리고 그 과제 역시 도움을 받아 해결하자 이제는 하데스 신이 지배하는 지하의 망령 세계로 내려가 하데스의 아내인 페르세포네에게 아름다움을 얻어 병에 담아오라는 과제를 내었다.
인간이 망령세계로 간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나 쿠피도를 만나려는 일념에 불탄 프시케는 이 과제를 맡기로 했다. 불가능해 보이는 이 과제도 길거리에 서 있던 탑(塔)의 도움으로 무사히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상자에 담긴 [아름다움]에 이길 수 없는 유혹을 느꼈다. 베누스 여신의 과제를 수행하느라 지쳐버려 초췌해진 그녀로서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되찾아야 할 필요도 있었으므로 병 속에 담긴 아름다움을 아주 조금만이라도 꺼내 쓸 수 없을까 생각했다.
그러한 소망으로 병 뚜껑을 열어본 그녀는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하자 크게 낙담하고 그만 피곤함을 이기지 못한 탓인지 잠에 취하고 말았다.
사실 그 병에 담긴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잠]이었던 것이다.
어머니의 분노로 인해 한동안 갇혀 있던 쿠피도는 프시케가 보고 싶어 높은 창문으로 날아올라가 방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베누스가 내린 임무를 수행하려고 저승에 가서 가져온 병 속에 든 잠에 덮쳐 길 가운데에 쓰러져 있는 프시케를 발견했다.
쿠피도는 그녀를 깨워 어머니가 내린 임무를 완수하도록 격려하고 자신은 하늘로 올라가 제우스 대신에게 이 문제들을 해결해 달라고 청원했다.
제우스는 모든 올림푸스의 신들을 소집하고 이렇게 말한다.
“이 젊은이의 난봉꾼 노릇도 이제 결혼의 족쇄로 채워줘야 할 때가 된 것 같소. 프시케와 쿠피도의 결혼을 주선해 줍시다.”
제우스 대신의 이러한 중재로 베누스와 프시케 그리고 쿠피도 간의 갈등이 해소되고 프시케는 하늘로 불러올려져 결혼식을 치렀다.
제우스는 그녀에게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음료인 암브로시아를 따라 주어 마시게 함으로써 프시케는 불사의 신이 되었으며 쿠피도와 프시케 사이에서 볼룹타스(Voluptas: 쾌락)라는 딸이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