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심리학을 독자적으로 탐구하고 있지만 과학적 심리학의 연구에서 불가결한 통제된 실험을 하는 일은 없다.
오래 전에 내 심리학 이론에 관해 같이 토론을 하던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대학원생[지금은 박사학위 취득 후 모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 내 이론에 대한 검증을 위해 개개의 항목에 대한 실험 절차를 고안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건의를 해 준 일이 있다. 그러나 나는 그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내가 탐구한 심리적 이론은 ㅡ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바로는 ㅡ 과학적 심리 이론이 아니다. 나는 어디까지나 통찰에 의해 정신적으로 높은 단계에 체류해 있는 인간의 의식을 내관하려 한다. 따라서 심리적 현상을 실험에 의해 검증하는 방식은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더구나 ㅡ이론 물리학자들이 그러하듯이(?)ㅡ 내가 손수 내 주장에 관해 실험하고 싶은 생각은 거의 없다.
※다만 시간이 나는 대로 이미 작성한 《심리의 원리》원고를 세분하여 간략하고 쉽게 해설하는 동시에 그에 대한 실례들을 첨부해 보려는 시도는 구상 중이다.
그런데 요사이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내 이론에 대해 내가 실험을 했어야 하는 항목의 몇몇 부분(?)에 관한 실험결과라고 해도 좋을만한 주장 여럿을 적어놓은 책이 우리나라에도 번역이 되어 출간되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이전에 우연히 심리적 개념들을 소개하는 어떤 블로그에 올라있는 이 책의 소개를 본 적이 있다.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라는 제목을 본 순간 나로서는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도덕적 인간이 나쁜 사회를 만든다?
이 책 소개를 대충 훑어 본 결과, 이 저자의 도덕에 관한 견해를 간파할 수 있었고 그 견해가 잘못이라는 점을 바로 단정할 수 있었다. 가장 큰 잘못은 ㅡ하기야 이 저자뿐만 아니라 거의 95%(?)이상의 사람들이 그렇기는 하지만ㅡ 도덕을 단순히 사회질서를 위한 방책 정도로 여기고 있는 점이었다.
나로서는 내용에서 도덕과 심리를 분간하지 못하는 점은 두 째치고 책의 제목 ㅡ그 제목이 저자의 의견에 의한 것이었는지 편집자의 의견에 의한 것인지는 모르겠다.ㅡ 이 전혀 부당하게 느껴지는 데에 대한 분노를 애꿎게도 블로그의 포스트 필자를 향해 퍼부었다.
그 뿐이었다.
그러던 중 네이버의 [책 정보]를 읽다가 다시 이 책을 접하게 되고 책에 대한 부분적인 정보를 알게 되었다.
좀 더 자세히 책의 정보를 훑어보니 도덕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그 저자인 로랑 베그가, 내 주장을 지지하는 결과가 되는 다양한 시례를 적어놓은 것을 보게 되었다.
그는 내가 [자기를 상대적으로 우월하게 들어내어 보이려는 의지]로 명제 화하고 있는 인간의 심리적 원인을, 사람들이 [도덕적 인간인 것처럼 보이고자 하는 의도]라는 식으로 해석하고 있었다. 이것도 자기 제시의 한 현상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만 제시 본성적 사례의 일부분일 뿐이긴 하지만.
그는 사람들의 이 심리, 곧 자신을 도덕적 인간으로 여기려 하는 것으로 잘못 파악하고 있는 심리 ㅡ사실은 자기를 우월하게 들어내어 보이려는 심리이다 ㅡ 가 매우 허식적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목에 표현한 "도덕적인 인간"은 주로 "위선자[僞善者]"를 가리키는 말인 듯 했다. ㅡ 곧 사실은 자기를 들어내어 보이고 싶어서 하는 짓을 도덕적 행위라고 포장하려 하는 [위선자]ㅡ.
그가 도덕적인 인간이 나쁜 사회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심리의 허식, 곧 위선이 사회를 어지럽히는 것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는 그러나 아직 그 책을 구해 보거나 더 이상 알려고 하지는 않고 있다.
사실, 누가 뭐라고 하든, 나로서는 일상생활에서/ 책에서/ 갖가지 이론들에서/ 위인들의 일화에서/ 단편적인 소개서 들, 예컨대 네이버 캐스트의 한 항목인 [교양경제학] 등에서………… 내 주장에 관한 사례를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으므로 ㅡ나는 이러한 사례들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 주장이 타당하다면 인간들의 행위 대부분에서 그러한 현상이 발견되어야 마땅할 것이기 때문이다ㅡ 내 이론의 타당한 사례들을 굳이 이 책에서 찾아내어야 할 필요를 느끼지는 않는다.
단, 다른 정보들에서는 내 이론에 합치하는 현상들이 무질서하게 우연히 적혀있을 뿐인데 비해 이 책에는 연구 과제처럼 정리된 형태로 기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명시적이고 긍정적인 형태로 주장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혹시 아직 이 책에 대해 들은 바가 없는 독자들이 참고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네이버 [책 정보]에 소개된 이 책, 곧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를 [군소리 ❷]에, 복사하여 붙이려 한다.
책 소개 정보처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928758
만약에 로랑 베그가 열거하고 있는 사례들 가운데 내 이론과 일치하는 부분이 내 저서에 그대로 실려있다면 과연 대중이나 전문가들이 읽어보기나 하겠는가? 읽어보았다고 하더라도 그 타당성을 믿으려 고나 하겠는가?
내용의 진위를 모르더라도 그럴듯한 간판만 붙으면 믿어버리는 권위주의적인 대중들, 또는 전문가들이 ―무명인에 불과한 내 주장은 무시할 수 있겠지만― [심리학자]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유명인(?)인 로랑 베그의 주장은 그리 쉽게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이론에 대한 무시조차도 다소간이나마 덜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네이버 [책 정보]에 실려있는 그에 관한 글을 옮겨놓아 본다.
●군소리 ❷[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harmdae&logNo=100206430165
]에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