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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무경 Apr 09. 2024

유명해지려는 심리 분석
[2] 우월성

드러내 보임의 조건 상세 우월성

드러내 보임의 조건 상세 우월성


[2] 우월성 상세


용재(容材

드러내 보이기 위해서는 드러내 보일 [내용]과 [재료]가 있어야 한다. 우월함을 드러내 보이려 할 때 그 내용에는 무엇이 있을까? 내용은 드러내 보여줄 의미나 자료를 가리키는데 제시에 사용할 내용과 재료를 [용재(容材)]라고 부르려 한다. 용재는 제시자가 지닌 모든 것이 포함된다. 


용재를 좀 더 확실히 이해하려면 셀 수 없이 많은 용재들을 공통점에 따라서 몇 가지의 부류로 나누어 고찰하는 것이 편리하다. 필자는 용재를 〘신체적 용재〙ㆍ〘정신적 용재〙ㆍ〘지위(地位) 용재〙ㆍ〘재화(財貨) 용재〙ㆍ〘생애와 업적〙 등의 5가지로 구분하려고 하는데 이는 대단히 다양한 용재들을 한데 묶어서 표현한 포괄적인 개념으로, 설명하기에는 매우 편리하지만, 의미가 겹치기도 한다. 


이 개념들은 그 아래에 수많은 [작은 용재: 소분재(小分材)]들을 포함하고 있다. 완력ㆍ체격ㆍ용모 등은 신체적인 용재의 소분재들이고 〘지ㆍ정ㆍ의〙 등의 정신적 기능들은 정신적 용재의 소분재들이며 다이아몬드 반지ㆍ맨션아파트ㆍ저금 등이 재화 용재의 소분재이듯이.      


말하자면 위의 5종의 용재는 모든 용재를 포괄하고 있는 기본 용재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은 본질적인 분류라고 하기는 어렵다. 다만 나름대로 쓸모가 많은 편의적인 구분이기 때문에 개별 용재들이 하나의 기본 용재에 정확히 속하지 않을 수도 있고 여러 분야에 두루 통하는 용재도 있다. 


여기서 [신체]와 [정신]은 개인이 태어나면서 본래적으로, 곧 처음부터 지니고 태어나는* [본연적인 용재]이고 [지위(신분 포함)]와 [재화]는 태어난 뒤에 그가 생활하는 사회에서 후천적으로 얻게 될 수 있는 [사회적 용재]이며 [생애와 업적]은 한 개인이 사회적 활동이나 주어진 여건에 따라 생활하면서 본연적인 용재나 사회적인 용재를 활용하여 이룩해 놓은 극히 개인적인 결과로서의 [종합적 용재]다. 


*처음부터 지니고 태어나는, 또는 후천적으로 얻게 될 수 있는: 개인을 그의 조상이나 사회 안의 관행 등과 연결하지 않는 조건 아래에서 하는 말이다.      


본유 용재와 사회적 용재

[본유 용재]는 자신의 사회적 활동이나 여건에 의해서 인간 사회가 인위적으로 부여한 것이 아니라 자연이 부여해 준 것이어서 제시의 주체인 자아와 극히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는 어떨지 모르나 현재로서는 이러한 용재는 개인으로부터 끊어서 남에게 넘겨주거나 자유자재로 변형*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현대 의학인 정형수술ㆍ장기 이식 등은 지금 크게 성행되고 있지만┈  

   

그러나 아직도 자아를 구성하는 신체와 정신의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손상을 입힐 수 없으며 지위와 재화보다는 자아와의 유대가 훨씬 강하다고 해서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에 비하면 [사회적 용재]는 자연이 자아에게 필연적으로 부여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여건에 의해 역사상, 또는 인위적으로 부여된 우연적(?) 결부물이어서 개인으로부터 자유롭게 벗겨낼 수도 있고 덧붙여 줄 수도 있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그 막강한 군주의 권한도 그가 실권하면 그의 지위일 수가 없고 막대한 재화도 파산자에겐 아무런 우월성이 되지 못하지만 그래도 신체와 정신은 여전히 그의 소유이며 로빈슨 크루소처럼 사회에서 떨어져 고립된 사람에게 있어 정신과 신체는 자아와 동반하지만, 지위와 재화는 서로 떨어져 있다. 


길게 말할 것도 없이 정신과 신체는 자아에게 있어 1차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지위와 재화는 2차적인 의미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 혁명으로 인해서 생산력이 극대화된 산업 사회에서의 재화와 거대화한 현대 사회에서의 지위는 그 영향력이 크게 넓혀져 있어서 그 점에서는 정신과 신체의 능력을 납작하게 누를 수도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월함을 자랑{과시}하려는 동물

필자는 의식의 체류처가 생리기를 지난 동물인 심리기적 동물로서의 인간만이 자기를 제시한다고 생각하는데 뜻밖에도 동물들도 자기 제시 본성이 있다는 사실이 보고되었다.   

   

우월한 먹이를 물고 왔음을 과시하려는 [떼 베짜는 새

새는 'PR왕' - 구경꾼 없으면 먹이 물고 와도 새끼한테 안 줘

아프리카 평원에 사는 [떼 베짜는 새]는 홍보(PR) ⎯바꿔 말하면 자기 과시⎯ 의 왕이라고 한다. 새끼에게 주기 위해 잡아 온 먹이를 가지고 서식지에 나타날 때 새끼가 있는 둥지로 바로 가지 않는다. 주위에 보는 새가 적을수록 시간을 더 오래 끌며 누군가 자신의 성과를 봐줄 때까지 어슬렁거린다. 


가져온 먹이가 클수록 배회하는 시간도 길어진다. 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그 이유는 능력 있고 믿음직한 새라는 '평판(reputation)'을 얻기 위해서다*.”.*[존 휘트필드 지음김수안 옮김생각연구소]     


만약에 이 새의 본성이 오로지 

ⓐ신체적인 존망이나 유전자의 번식이거나 

ⓑ자기 존중감으로서의 우월 자체만을 중요시한다면 ┈따라서 제시가 자존감의 잉여적인 행동에 불과하다면┈ 이러한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크고 좋은, 곧 우월한 먹이를 잡아 온 그 새는 그것을 새끼들에게 먹여 건강하게 키우기만 하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 새는 잡아 온 먹이를 이웃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곧바로 둥지로 가는 일을 늦춘다.  

   

②우열 승패의 역사를 기억하는 귀뚜라미

귀뚜라미도 자신의 전투 능력을 다른 귀뚜라미와 비교 평가하여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귀뚜라미는 다른 귀뚜라미와 싸워서 이기고 진 역사를 기억한다. (Dawklns 1989). 많은 싸움에서 이긴 귀뚜라미는 다음 싸움에서 더욱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 


반면에 많은 싸움에서 진 귀뚜라미는 장래의 대결을 피하려고 하면서 더 복종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 현상은 진화 생물학자 알렉산더가 모형 귀뚜라미를 도입하여 다른 귀뚜라미를 제압하는 실험을 통해 관찰 기록했다. 모형 귀뚜라미들은 그 뒤에 진짜 귀뚜라미와 싸울 때 지는 비율이 더 높았다. 


그것은 마치 각각의 귀뚜라미가 자신의 전투 능력을 다른 귀뚜라미와 비교 평가하여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데이비드 버스: [진화 심리학] 12장: 지위 명성 사회적 지배성 558P: 

 

우열의 과시(誇示)와 은폐(隱蔽

①자랑{과시(誇示)}

자기 제시에서의 핵심은 드러내 보임이다. 우월함을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자랑한다는 뜻이다. 우월함의 결과는 명예를 드높이는 것이요, 영광스러운 일이 된다. 열등함이 드러난다는 것은 수치, 모욕 모멸 등을 받는다는 뜻이다. 드러내 보이려는 제시 본성 아래에서 개체는 자기의 용질이 우월하면 이를 자랑[과시(誇示)]하고 싶어 한다.


자기를 드러내 보이려는 현상은 인간, 아니 모든 생명들의 본성이며 번식 욕망을 포함한 다른 욕망보다 더 근원적인 본성이다. 다만 인간의 이 본성은 이름을 통해 펼쳐지기에 [명예심]이라고 불리며 명예를 획득하려는 인간의 끈질긴 욕망은 겉보기보다 치열하고 집요하다. 인간은 세 살만 돼도 “난 잘 났어*.”하는 의식이 생긴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 분석… [동아일보] 기사입력 2012-08-01 03:00:00 기사 수정 2012-08-01      


더구나 사람들은 자기의 우월함을 조작해서라도 드러내 보이려는 현상이 마음속에 가득하다고 한다. “매력┈장점 부풀리는 자기기만(自己欺瞞). 대다수 사람 본능적으로 행해”*진다. *[동아일보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교만(驕慢)함과 거만(倨慢)함은 우월성을 지나치게 과시하려다가 나타나는 태도들이다. 우월성에 따라서 인간은 긍정적인 뽐내기로서의 명예를 추구하고 이를 과시하려 하는 반면에, 부정적인 이름으로서의 치욕을 회피하려 하며 치욕을 야기할 우려가 있는 자기의 모든 내용은 이를 철저히 은폐하거나 폐기하려 한다.   

  

쇼펜하우어는 탄식하여 말했다.

“제3자가 호의를 베풀거나 조금이라도 자기의 허영심을 자극해 주면 누구나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지만, 이것은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무의미한 것이다………. 남들이 자기를 추켜세우면 흐뭇하게 생각하는 자가 많다. 이와 반대로 조금이라도 자기의 허영심이 손상되거나 모욕을 받거나, 또는 무시당하거나 멸시를 받으면 불쾌하게 생각할뿐더러 때로는 커다란 고통까지도 느끼게 된다.*” *쇼펜하우어: 《인생론》 최민홍(崔旼洪) 역. 집문장(集文堂). 1971. 244p


쇼펜하우어가 인용하고 있는 프랑스인 콩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반란죄로 재판을 받는 동안에 콩트가 가장 불쾌하게 생각했던 일은 상원 앞에 훌륭한 복장으로 나타날 수 없는 것이었으며 처형되는 순간에도 그가 괴로워한 것은 죽음이 아니라 머리를 말끔히 깎는 것을 허가해 주지 않는 점이었다는 것이다. 


[토마스 빅스]의 이야기는 더욱 충격적이다. 홧김에 주인을 살해한 이 노동자는 처형의 날, 목사의 마지막 설교를 경청하는 것에는 마음이 없고 처형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에게 큰 뱃심을 보여 그들을 놀라게 하려고 곰곰이 궁리한 뒤, 단두대로 걸어가는 도중, 갑자기 소리를 질러 말했다.


“자 여러분! 도트 박사의 흉내가 아니라 나는 이 세상 맨 밑바닥의 비밀을 탐지하러 가려오.”

하고는 단두대에 이르자 구경꾼들에게 일일이 윙크를 보냈다는 것이다*. *쇼펜하우어: 《인생론》 최민홍(崔旼洪) 역. 집문장(集文堂). 1971. 244p.     


신체적 생존만이 삶의 전부라면 이제 영원히 삶을 되돌릴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서 그가 한 행동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사형을 당하는 것이 명예일 리는 없다. 죽음을 초탈한 위인이 아니라면 그것은 치욕으로 여겨질 것이다. 


토마스 빅스는 군중들에게 자기가 담대함을 보여줌으로써 치욕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해서든 벗어나 자기가 죽은 뒤에라도 그의 존재에 대한 인상이 우월하게 ┈아니라면 최소한 열등하지 않게┈ 기억되기를 바랐음에 틀림이 없다.


정작 이러한 사례를 수집하여 명예를 논하고 있는 쇼펜하우어 자신은 그의 놀랍도록 날카로운 직관력으로 인생의 참모습을 파악할 수 있었을 듯싶은데도 윤리적인 감정이 더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었는지 인간의 본성이 적나라하게 표현된 그 같은 형태를, 인간의 터무니없는 허영이며 이해할 수 없는 무의미한 것이라고 비난하는데 그침으로써 시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지나쳐 버리고 말았다.  

    

➁맹목적 과시

자기를 드러내려 하는데도 이를 실현시키기 어려운 사람들 가운데에는 간혹 [헤로스트라토스]*처럼 종종 악명이나 열등한 제시를 저지르기도 한다. 자기를 드러내지 못하는 불운은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스타들의 잊히는 두려움. 폐왕의 고독과 두려움.

  

♣소극적 사례: 

만약에 우월성만이 중요하고 제시가 불필요하다면 열등감은 왜 생기는가?

ⓐ열등감은 우월해지기 위해 발생하는 긍정적인 심리적 기제인가?

ⓑ열등감은 우월성과 제시욕이 합쳐진 자기 과시 심리에서의 부정적 제시에 따르는 심정인가?  

   

왜 한국인들은 아침밥을 먹지 못했는데도 이를 감추기 위해 이를 쑤시는가? 왜 사람들은 합리적인 필요성이 없는데도 커다란 고급 주택과 고급 자가용을 타고 고급 시계를 차는가? 

진화심리학자들은 그것이 평판을 높여 번식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게 하는 적응된 심리 기제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번식이 불가능한 사람들 ―성 불구자]이나 짝짓기가 어려운 사람들(어린이ㆍ 고령자)― 은 자기 과시 곧 자랑하기에 둔감한가? 모욕을 당해도 반응이 약할까? 베블런은 유한계급의 과시 행태를 소상히 기술했다. 그런데 [유한계급]의 과시 행태는 번식을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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