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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무경 Apr 15. 2024

[음양오행설]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이다

세상의 모든 개념을 오행설에 맞추려는 것은 큰 잘못이다.

 오행설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이다.     

우선 이 세상에는 수많은 사물이 있고 이 사물들의 속성이나 형태는 그 사물의 특성에 따라서 각각 2분, 3분, 4분, 5분, 6분 등등 여러 가지 범주로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음양오행설은 이 모든 사물들의 구분 범주를 오직 음양이라는 2분법이나 오행이라는 5분법에 의해 갈라놓는다. 


이것은 지극히 비논리적이고 일률적인 방식으로 흡사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적당히 늘이거나 줄이는 인위적 조작의 틀에서 벗어날 수가 없게 된다.  

    

아주 쉬운 예를 든다면 [방위]는 보통 동서남북의 4방으로 구분한다. 그런데 5행은 이를 5개의 범주로 구분해야 하므로 중앙이라는 방위를 만들어 채운다. 또 계절은 ―그나마도 이는 온대에나 해당하는 구분인데도― 4철이라 하여 봄 • 여름 • 가을 • 겨울을 구분하는 것이 보통인데 5행에 맞추기 위해  [4계]라는 것을 억지로 만들어 토(土) 부에 넣어 5등분했다.      


천간(天干)은 다행(?)히 10종이라서 5로 균등히 나누어지므로 2종씩 사이좋게 구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지(地支) 12지에 이르러서는 이것이 불가능하자 다른 것은 다 2종씩 나누어 넣고 진술축미(辰戌丑未) 4종은 토(土)부에 한꺼번에 밀어넣었다.      


색(色)의 기본은 3원색이다. 흑색은 모든 색을 합친 것이고 백색은 그 반대이다. 그런데 5행에서는 똑같은 자격으로 각각 한 자리를 차지한다.  

    

인체를 5행에 맞추기 위해 [어깨(肩) • 가슴(胸)  • 다리(足) • 머리(頭) • 배(腹)]로 나눠서 집어넣은 것을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팔은 어디로 갔을까? 엉덩이는?   

   

동물 분류, 인간의 감관 분류 등 하루의 시간 배분 등 일일히 거론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이상스러운 구분을 시도하는, 이러한 것이 바로 5행이다.     

     

ⓑ 5행의 자리는 과연 맞는가?      

어찌되었든 세상 만물을 꿰맞추어 억지로라도 5로 구분시켜 놓긴 했다. 이제 이것들을 목화토금수에 각각 해당시켜야 하는데 이 역시 이해하기가 어렵다.      


봄(春)이 어찌 수(水)가 아니고 목(木)인지? 눈(目)이 어찌 목에 해당하는지? 왜 물이 흑(黑)이 되며 백색이 금(金)에 해당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남자를 양이라 하고 여자를 음이라 하는 것은 무엇을 기준으로, 또 근거로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실제 음양설의 초기에는 여자를 양에 넣었던 적도 있다고 한다.      

    

※ 열거하자면 한이 없으므로 이 정도로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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