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몰라요!
환경이 바뀌면 많은 게 변합니다. 보고, 듣고, 말하는 것들이 변하고 행동이 변하게 됩니다. 나라는 존재가 변하게 됩니다. 이야기로 적기엔 단순하지만, 삶으로서 바라본다면 매우 큰 변화인 셈입니다. 저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이 변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그 중심에선 충격이나 파괴라는 단어로 표현해야 할 상황들이 포함됩니다.
첫 직장에서 2년 정도 일했을 시점이었던 거 같습니다. 새로운 분이 들어오셨고, 우연히 그분의 연봉을 듣게 되었습니다. 당시 제 연봉과 앞자리가 다른 숫자. 충격이란 단어로만 설명할 수 있는 상황. 나름 일에 적응한 상태여서 한사람 몫은 하던 상태여서 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지금이야 당시 상황을 정리하고 적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순수하게 멍하다- 에 가까운 상태였습니다. 퇴사를 결심하는 데는 얼마 걸리지도 않았으니까요. 제가 받은 충격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녔습니다. 살고 있던 세계 하나가 깨진 것이 더 큰 문제였죠.
요즘도 그런 이야기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게임 개발자가 되던 그 시절, 게임 개발자는 학력 차별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당시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이던 철부지였고, 대학교 자퇴까지 할 정도로 크게 영향을 받았었습니다. 제 세계는 이를 기준으로 커졌습니다. 게임 개발자는 어떻다더라! 같은 이야기들을 무조건 수용하며 만들어갔던 세계. 그 세계가 깨졌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금이 가고 있던 찰나였는데, 산산이 조각나 버렸습니다.
전 소통을 잘 못했습니다. 말을 잘 듣는 사람이었지만, 말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죠. 그러다 보니 말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것들을요. 세계가 깨지고 퇴사 결심을 한 뒤, 팀장님께 퇴사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용기가 없어서 '해외 유학'이라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들고 갔죠. 눈치가 없는 사람이 아니면 퇴사구나.... 할만한 상황. 팀장님의 설득으로 휴직하며 잠시 쉬어보는 것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친구도 같은 회사에 다니니, 자연스럽게 친구도 아는 상태. 결국 모두가 이유는 알게 됩니다. 그리고 4년제 졸업을 하면 동등한 대우를 해주겠다는 결론을 듣고 방통대 졸업을 하게 됩니다. 방통대 졸업 전,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다른 곳으로 이직하게 되어 어떻게 변화했을지는 체감하지 못했네요.
한 4~5년 전, 면접을 봤습니다. 제가 있던 팀에 팀원이 필요해서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자리. 그 자리에 위에서 이야기했던 팀장님이 오셨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반갑게 멱살이 잡힙니다.
"이놈~~ 도망가서 연락도 없고!"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흐른뒤에야 그때 못했던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왜 말안했냐고, 자기한테 말했으면 뭐든 해줬을텐데. 웃었습니다. 그땐 그랬다고.
사람은 말하지 않으면 모릅니다. 일하는 곳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죠. 그런데 말한다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소통은 한쪽만 하는게 아니거든요. 소통이 어렵다면, 그곳은 벗어나는 게 맞을지도 모릅니다. 견디는 게 능사가 아닌 건 확실하거든요.
- 그리고 이 때 처음으로 입장 차이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대표여도 그랬을까? 란 생각을 처음으로 해봤고, 이후에 스타트 업으로 이직을 하면서 더 많이 변하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