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워도 괜찮아요!

돌다리는 두드려봐야 겠지만요!

by 펠릭스

여러분은 우연을 믿으시나요? 아니면 운명을? 저는 우연이든 운명이든 믿는 편은 아니지만, 이 이야기에서만큼은 믿었다고 말씀드려야 할 거 같습니다. 이전 글에서 친구들과 회포를 풀었다고 했습니다. 회포를 푸는 도중, 전화가 한 통 걸려 왔습니다. 고등학교 동창의 전화. 일단 그의 주장은 단호합니다. 정말, 우연히, 생각이 나서 전화를 해봤다. 그것도 10년 정도 만에. 10년간 연락도 없다가. 제가 일을 그만두고 정리를 한 바로 그날. 그렇게 다음날 전화 온 친구를 만나기로 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만난 친구. 이 친구는 공부를 잘하던 친구였습니다. 저는 컴퓨터를 좋아해서 컴퓨터와 관련된 활동들을 했고, 이 친구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친구였죠. 그래서 저와는 크게 접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에게 큰 관심이 있지는 않았던 거 같습니다. 그런 이 친구가 갑자기 저에게 연락을 한겁니다. 너무 뜬금이 없다고 생각해서, 머릿속엔 '?' 모양이 수십 개씩 뜨고 있었죠. 그렇게 만난 친구.


먼저 친구가 저에게 지금 일하고 있는지 물어봅니다.

마침, 어제 정리가 되어서 일 구하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진짜냐고 묻습니다.

진짜라고 대답합니다.

게임 회사를 운영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마침, 우연히 사람을 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저 같은 사람.


어?


처음엔 사기인 줄 알았습니다. 했던 것, 하고 있는 것들을 알려줍니다. 오.... 사기꾼으로 변한 건 아닌 듯합니다. 조금 더 자세한 내용들을 말해줍니다. 오.... 진짜 하고 있는 건 맞는 거 같습니다.... 그렇게 더, 더 이야기합니다. 이야기하다 보니, 정말 우연히, 정말 절묘한 타이밍에 연락을 해보고 연락이 닿은 겁니다. 그리고 전 그 타이밍에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네요. 굳이 거절할 일이 아니였죠.


일단 회사는 부산에 있다. 미안하지만, 연봉은 지금 선으로 맞춰주긴 어려울 듯하다. 대신 자유롭게 개발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다른 업체와 개발 중이어서 임금이 밀릴 일은 없을 거다- 라는 친구의 이야기.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였고, 부산에 본가가 있으니, 월세가 아껴진다고 치고 맞출 수 있는 선이라면 OK. 스타트업을 다니며 즐거운 분위기와 환경을 중요시하게 되었고, 임금 밀릴 걱정 없다면 OK. 저로서도 거절할 이유가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렇게 그 친구와 함께 일하게 됩니다. ....외부 업체와의 마찰로 오래 유지하지 못했지만요. 이 친구와 함께하면서 또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우게 됩니다. 아주 중요한 것들을 배웠습니다. 너무 깊이 고민하지 않는 방법을요.




- 즐거운 분위기로 일을 한다! 는 걸 확실하게 깨달은 시간이었습니다. 잘 되는 것과 별개로 말이죠.

- 저는 생각이 많고, 머릿속으로 많이 정리하는 타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머릿속에서 생각이 떠오르면 행동하는 타입이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MVP 출시란 개념을 이 친구를 통해 어떻게 하는 건지 제대로 배웠습니다. 핵심 아이디어로 재미 요소를 만들고, 출시하고, 다듬고.

- 신기하게도 이 친구와는 아직도 연락을 안 하고 있습니다.(...) 서로 필요하면 그때 다시 연락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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