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을 가졌던 것들

그래서 설거지를 마무리합니다.

by 펠릭스

굉장히 뜬금없지만, 오늘 설거지를 하다가(...) 음식물 처리기가 너무 좋아진 게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식기세척기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가 전도사가 되어버린 제가 또 떠올랐고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가졌던 선입견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해보려고 합니다.








1. 식기세척기


인석은 이전에 한번 글을 썼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다시 한번!


오래전부터 어머니께서 하셨던 말씀이 있습니다. '식기세척기, 그거 결국에는 식기 건조대로 쓰인다.'라는 말씀이었죠. 눌어붙은 밥알은 떨어지지 않고, 제대로 세척되지 않으니 비싼 돈 들여 살 필요 없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습니다. 그 덕에 선입견인 '식기세척기는 비싼 식기 건조대'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신혼 가전을 준비하던 시기에도 식기세척기는 고려 대상이 아녔습니다. 아내는 '요즘 식기세척기는 좋다고 하더라-'라고 설득했지만, '식기세척기는 별로야. 설거지는 내가 할 거니까, 사지 말자.'라고 당당하게 말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간사했습니다. 1년, 2년...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니, 설거지가 귀찮습니다. 조금 변명을 해보면, 일하고 와서 설거지를 하려니 너무 귀찮았습니다. 그러다 식기세척기가 다시 생각이 났습니다. 최신 정보들을 주입받으니, 와... 괜찮겠는데? 다 된다는데!?! 란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 내용 그대로 아내에게 설득합니다.


이제 와서?? 란 당연한 반응과 최신 정보들을 전달합니다. 이미 아내는 다 알고 있습니다. 설거지 담당이 알아서 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냉큼 적당한 친구를 골라서 집에 들였습니다. 그리고 식기세척기를 가진 이후, 저는 식기세척기 전도사가 되었습니다.



1년 365일 중 외출한 날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쓰고 있는 이 친구. 광고처럼 극적으로 되는 건 아니지만, 비싼 식기 건조대는 맞는데, 설거지를 좀 도와주는 역할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말씀은 틀렸었습니다.




2. 음식물 처리기


집안일을 해보신 분이라면,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참 난감합니다. 저희는 일반 빌라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음식물을 처리하려면 지정된 음식물 쓰레기 통을 꽂아 버려야 합니다.


음식물을 먹고 바로 버리는 게 아니니 모아뒀다가 버리는데, 이게 조금만 길어져도 악취에다 벌레에다. 음식물 쓰레기를 가져가고 난 뒤에 회수하려고 하면 그 시간 동안 생긴 악취에 벌레 때문에 기겁하기 일쑤. 날파리 정도만 들어가 있으면 다행입니다. 개미나 바퀴벌레와 한번 마주하게 되면....



그래서 아내와 상의 끝에 음식물 처리기를 구매하기로 합니다. 이때의 선입견은 아내에게 있었는데, 제가 '식기세척기는 별로다!'라는 선입견이 있는 것처럼 '음식물 처리기는 별로다!'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아파트에서 싱크대에 있는 음식물 처리기가 있었는데, 거의 쓰지 않았다고.



이 친구도 1년 365일 매일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친구가 온 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 적이 없습니다. 대신 흙을 버린 적이 좀 많아 불연성 쓰레기봉투를 별도로 구매해서 쓰게 되었지만, 최소한 악취와 벌레로부터 자유로워졌습니다.


온 가족이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장모님께서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게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음식물을 처리하던 사람으로서 그 불만이 뭔지 알기에 장모님께 몰래 선물해 드렸었습니다. 장모님도 아내와 같은 선입견을 가지고 계셨거든요.


받았던 선물 중 가장 마음에 드신다고 한동안 화제의 중심이 되었었습니다.







이 외에도 무선 청소기(제 선입견으로 유선 청소기를 구매했던...)로봇 청소기 같은 친구들도 있고, 하나하나 펼쳐보면 더 많긴 하지만... 고해성사하는 분위기가 되어가니 줄여야겠습니다.


선입견 생각이 든 이유도 아이 덕분도 있는 게, 아이가 싫거나 안 하려고 하는 것들 대부분 선입견으로 인한 게 많은 거 같네요. 새삼, 설거지를 하면 여러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는 걸 느끼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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