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1권 ┃ 류츠신
* 이 글은 발제자 '광'의 시점으로 작성된 글입니다_옮긴이의 말
중국의 SF 소설인 <삼체>는 아시아 최초 SF 문학계의 노벨 문학상인 휴고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우린 태양이 한 개뿐인 지구에 사는 인간으로서 생각하지 못한, 세 개의 태양이 뜨는 행성의 문명에 대한 삼체문제부터(둘만 있어도 문제가 끊이지 않는데 셋이면 오죽할까 하는 문과적 생각--;) 4광년 정도 떨어진 행성에서 400여 년을 거쳐 침공해 온다는 기존의 SF 소설에선 못 봤던 독특한 설정까지, 그로 인해 때론 인류의 입장에서, 때론 삼체인의 입장도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여섯 명이 모였고 그중 책을 접한 사람은 한 명, 드라마를 접한 사람은 넷, 둘 다 접한 사람 한 명이서 질문을 통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현: 책을 읽고 드라마는 보지 못해서 책에서 묘사한 부분들이 화면으로 어떻게 나오는지, 뒤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되는지 궁금해져 다음 책도, 드라마도 보고 싶어졌다. 일단 과학적 설정은 이과로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고, 현실에서 아직 실현되지 않은 작가의 상상력도 많아 넘어가며 읽었다. 일단 작가가 많은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다만 아쉬운 건 중국 작가라 제목이 달랐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흥미롭게 접했을 것 같다.
- 과연 어떤 제목이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었을까요?
라: 드라마로 봤고 시즌2가 궁금해졌다. 역시 과학적인 설정들은 잘 모르겠어서 넘어가며 봤다. 과학적 설정도 재미가 있었지만, 등장인물들이 흥미로웠다. 영국의 인싸가 아닌 아싸적인 인물들이 나오면서 이야기가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 왜 미국이 배경이 아니고, 미국이 인류를 구하는 이야기가 아니었을까요?
드라마로 각색을 하며 중국을 영국으로 배경을 바꾸고, 동시대적인 인물로 바꾼 게 흥미로웠습니다.
은: 드라마로 봤다. 흥미롭고 인물들의 드라마가 보기 좋았다. 책은 줄거리를 보니 흥미로웠지만, 개인적으로 진입 장벽이 있었다. 중국의 인물과 배경, 3권이라는 방대한 분량(2000 페이지 정도의 분량입니다.)
SF라는 장르. 드라마 시즌2가 나와도 보긴 할 것 같지만 당장 바로 보진 않을 것 같다.
영: 일단 SF를 좋아한다. 이해하기 어려울수록 좋아한다. 드라마가 나오자마자 봤다. 보고 시즌2가 궁금해졌다. 앞으로 어떻게 결말이 날지...
- 영은 중국에서 삼체를 봤다. 그래서 책에서도 드라마처럼 중국의 어두운 역사를 다뤘다는 것에 대해 흥미로워했다.
옥: 드라마로 봤고 재미있게 봤다. 한국의 SF가 양념 정도의 설정 정도만 넣는다면 삼체는 이런 게 본격적인 SF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다. 또한 막강한 과학기술을 지닌 삼체문명의 지구침공이란 설정에서 우리나라의 일제 강점기도 대입하여 생각을 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 일제시대를 생각했다는 데 개인적으로 공감이 갔다. 막강한 전투력을 지닌 상대가 침공해 올 때 우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 역시 던지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광: 많은 SF 작품을 알진 않지만 기존의 SF 작품과 차별화된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땐 삼체문제가 이해가 안 가 다 읽지 못하고 포기했는데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고 다시 흥미가 생겨 책을 3권까지 다 읽었다. 기존 외계 문명의 지구침공이 갑작스레 일어나거나, 이미 침공이 진행 중인 설정이 주를 이뤘는데, 이 작품은 400년의 침공에 대비할 시간을 주면서 우린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할 것인가?라는 물음부터 여러 다른 생각들을 할 수 있게 해 준 작품이다. 당연히 시즌2가 방영되면 볼 예정이고, 책과 드라마를 비교해 보며 느낀 재미를 이어갈 생각이다.
- 책의 장점과 원작을 각색한 드라마의 장점이 모두 괜찮은 작품이다. 가급적 둘을 비교하며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공통적으로 기존의 SF와 다른 설정에 흥미를 느끼고,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였다.
예원제란 인물은 아버지의 죽음과 아버지를 죽이고도 반성하지 않는 자를 보며 인류는 자정 능력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책에서는 그렇게 판단하고 회신하지 말란 경고에도 회신을 한 후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고 아이의 출산부터 양육까지 돕는 마을 사람들을 만나며, 그녀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 (그럼에도 인류 전체에 대한 생각은 달라지지 않지만)
영: 인류는 자정 능력을 잃지 않았다. 과거 많은 잘못을 저질러 왔지만, 그 잘못을 반성하고 나아지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본다. 그러므로 인류는 더 나아질 것이고, 자정 능력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은: 인류는 자정능력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전체로 봤을 때 자정 능력을 지닌 사람이 더 많더라도, 자정 능력을 잃은 사람들이 인류 전체의 자정 능력을 없애는 힘과 속도가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라: 자정 능력이 있다. 인류 전체를 생각해 보면 모르겠지만, 좀 더 한정해 생각해 보면 분명 자정 능력을 사람들은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람들이 자정능력을 발휘할 역량이나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도 있어 부정적으로 보이는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현: 인류는 자정 능력을 잃었다. 인류뿐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정화한다는 건 어렵다는 생각이다.
옥: 일단 자정 능력에 대한 생각도 우리 중심이란 한계에 갇혀 있다. 그럼에도 자정 능력을 잃었느냐는 질문에 답을 해보면 희망적으로 본다. 인류는 하나씩 나아가고 있다. 예를 들어 권리에 대해서도 소수의 특권을 지닌 인간에서 전체의 인간, 그리고 동물의 권리까지... 그것이 어떤 인류의 의도라고 보진 않지만 결과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희망을 본다.
광: 인류는 자정 능력을 잃었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점차 자정 능력을 잃어가는 추세라고 생각한다. 분명 인류의 진보는 자정 능력을 갖출 걸로 보이지만, 인류의 역사를 생각하면 점차 소수의 인간이 다수의 인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생각이다. 과거 신체적 무력과 재래식 무기의 시대에선 소수의 인간이 다수의 인간을 지배하기 어려웠지만, 점차 자본주의와 인공지능의 시대를 거치며 소수가 다수의 인간의 운명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지니게 되어간다고 생각한다. 자정능력을 지닌 다수의 인간이 있더라도 지구 자체를 파괴할 수 있는 스위치를 지닌 몇 소수의 인간이 있는 한, 언제든 인류의 자정능력은 물론 문명도 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 인류의 자정 능력에 대한 입장들은 3대 3으로 양립했다. 사람마다 같은 현상을 보고도 그것을 해석하는 건 각기 다를 것이다.
예원제는 태양이 전파의 증폭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삼체 문명에 지구 문명의 존재를 알리는 데 성공한다. 책에서는 나오는 평화주의자 삼체인은 그런 예원제에게 회신을 하지 말라고 메시지를 보낸다. 회신을 하지 않음 방향은 알 수 있지만, 지구의 거릴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허나 회신을 하는 순간 지구의 거리가 삼체 과학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거리라 판단하면 바로 침공할 거라 경고한다.
라: 회신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사실을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며 살아가겠다. 마음속으론 인류를 자신이 구원했다는 뿌듯함을 안고 살아가다 믿지 않겠지만 죽기 전 그 사실을 이야기할 것 같다.
영: 보통 경고하거나 위험하다고 하는 일은 안 하는 편이다. 당연히 경고를 한다면 회신하지 않을 것이다.
은: 회신하는 일 자체가 조직 내 사람들에게 들켜 처벌받을 수 있는 위험한 일이라 회신하지 않는다. 내 생명이 우선이다!
현: 예원제가 독단적이고 편협하단 생각이었다. 왜 공유하지 않고 혼자서 결정하지? 본인이 인류 대표가 아닌데... 따라서 내가 예원제라면 먼저 조직에 보고하고 결정을 따를 것이다. 인류의 문제가 걸린 걸 혼자서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광: 예원제의 복수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영화나 책을 볼 때 사연 있는 악당의 복수에도 공감하는 편이다. 허나 결국 그들이 악당이 되는 건 복수에 관련되지 않은 무고한 사람까지 끌어들여 희생시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에원제라면 전공을 바꿔 타깃을 설정해 죽일 수 있는 바이오 화학무기로 아버지의 죽음에 연관된 사람들에게만 복수를 하겠다. 내게 어떤 복수의 이유가 있어도 관계없는 인류 전체를 휘말리게 하는 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거라 생각한다.
- 앞의 질문에서 인류는 자정능력을 잃었다고 했던 사람들도 경고에 회신을 해 인류 전체를 위험에 빠트리는 것에는 반대했다. 그것이 자신의 생존이 우선이든, 개인이 아닌 보고를 통한 조직체계의 결정이 우선이라는 생각이든, 복수에 관계없는 사람을 희생시키는 것에 대한 반감이든 누구도 인류를 멸망시킬 결정은 적어도 여기 모인 여섯은 알고서는 하지 않을 거란 사실을 알게 됐다.
현: 바로 중단하겠다. 일단 살아야 한다. 또한 앞서 얘기한 것처럼 개인 혼자 결정을 짊어지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이 상황을 공유하고 이 연구에 대한 책임을 다른 이에게 넘기거나 함께 하겠다.
옥: 이런 생각을 했다. 카운트다운이 매번 사람에게 같은 남은 시간을 준다면 연구 릴레이를 하면 된다는... 즉, 카운트다운 시간이 천 시간에서 시작한다면 내가 카운트다운이 최대한 진행되는 시간까지 연구를 하고, 다음 사람에게 넘겨 연구를 진행하면 다시 천 시간에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그렇게 릴레이로 계속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또한 다른 사람들도 이런 일을 겪는지 알아보겠다.
라: 난 계속하겠다. 내 연구가 인류의 과학 발전에, 삼체 침공 대응에 기여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더 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 같다.
영: 연구를 그만둔다. 위험한 일이다.
은: 일단 중지시킨다. 카운트다운이 끝나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공포가 크다. 그 후 삼체인들은 지자를 통해 모든 걸 보지만, 인간의 생각은 읽을 수 없으니 일단 사고실험만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인간의 거짓말을 알 수 없는 삼체인의 특성을 또한 이용해 연구 성과를 비유적인 표현이나 인간들만 알 수 있는 암호 방식으로 전달하겠다.
광: 이 부분이 가장 이상했다. 왜 이야기 속 뛰어난 과학자들은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 그 결과가 죽음일지 아닐지 아직 입증되지 않았는데, 끝까지 입증하려 하지 않고, 자살이나 연구 중단을 선택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먼저 나의 상황을 알리고 카운트다운을 끝까지 진행한 사례가 있는지 알아보고, 사례가 없거나 카운트다운의 끝을 알 수 없다면 카운트다운의 끝이 어떤 결말을 맞는지 기다려보겠다.
- 다들 공통적으로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서 공유를 하겠다는 생각들이었다. 혼자서 풀 수 없는 문제는 집단지성(?)을 발휘해 푸는 것이 좋은 선택일 수 있다.
- 인류의 문제도 벅찬데 삼체인의 입장을 생각해 보라고 하였다. 과연 인간의 입장에서 우리보다 과학기술이 떨어지는 행성을 발견하고, 그곳이 인류의 종말을 피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라면 우리 인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은: 삼체인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당연히 침공이고 다 쓸어버린다. 인류를 남겨뒀다가는 언제든 반격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님 인간 연구를 위한 샘플 정도의 인간은 남겨둘 수도 있을 것 같다.
영: 역시 다 쓸어버린다. 협상의 방안을 먼저 생각해 봤지만, 결국은 협상이 안 될 거라고 생각한다. 협상이라면 삼체국을 만들어 삼체인은 그곳에서 거주하는 등의 방안을 생각해 봤지만 역시 현실적으로는 평화롭게 공존할 거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결국 처음엔 공존해도 시간문제로 인류와 갈등을 느낀 삼체인이 인류를 쓸어버릴 것 같다.
라: 역시 침공 외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인류와 협상도 안 될 것 같고 과학기술을 통한 인류와의 거래도 위험하다. 일단 삼체인들이 인간을 학습하려는 인문학적 노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
현: 삼체인들도 종말을 받아들여야 한다. 왜 종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삼체인이라고 인류보다 특별히 더 생존해야 할 이유는 없다. 자신의 행성이 세 개의 태양으로 종말을 맞이할 운명이라면 그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 책을 읽으며 삼체인 역시 지구 인류의 데칼코마니란 생각이 들었다. 타 생명체의 죽음으로 특별히 더 생존해야 생명체는 없다.
옥: 삼체인과 지구인의 혼혈 아이가 태어난다면, 지구에서 공생하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봤다.
광: 내가 삼체인이라면 인류의 역사부터 인간에 대해 계속 연구할 것이다. 그리고 인류에게 힘과 자비를 동시에 보여주는 전략으로 협상을 이끌어 갈 것이다. 일단 인류의 대장인 미국부터 없애 버린다. 그 후 인류의 역사가 신대륙으로 진출한 건 얼마 안 되니, 모든 인류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거주하고 삼체인이 신대륙에 거주하는 협상안을 제시하겠다. 그 후 결정할 시간을 촉박하게 주고 시간이 지날 때마다 중국부터 그다음 국가 권력을 지닌 나라부터 하나씩 없애 나갈 것이다. (물론 바로 협상을 받아들이는 나라에겐 위협이 안 될 과학기술 하나를 선물해 삼체 문명에 복종하는 게 이익임을 학습시키겠다.)
- 미국, 중국, 러시아... 들이 사라지면 우리나라가 인류의 대표로 삼체인과 대항하는 스토리도 나올 수 있단 의견이 나왔다.(부디 삼체인의 권력자 중에 케이팝 팬이 있길...)
- 삼체인의 입장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거나 자원으로 쓸 수 있다면 인류를 어느 정도 남겨둘 거란 의견도 나왔다.(허나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삼체인의 입장에서 인류가 무슨 쓸모가 있을까 싶다.)
현: 생각만으로 끔찍하다. 답하기 싫다.
-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가장 잔혹하고 충격적인 묘사였고 장면이었다. 보통 이런 질문에 대한 예시가 있다. 테러범이 설치한 폭탄의 위치를 알기 위해, 테러범의 아이를 고문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다들 현의 대답을 시작으로 생각만으로 끔찍해 답변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라: 그 작전을 선택한다. (끔찍하지만 그 작전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그 작전을 실행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광: (모임에선 답하지 않았지만 생각했던 것은) 최대한 나 대신 그 작전을 현명하게 선택할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떠넘기고 싶은 문제이지만, 어쩔 수 없이 그 작전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면 결국 선택할 것 같다. 아님 만약 시급하지 않고 결정만 하면 언제든 실행할 수 있는 잔혹한 선택이라면 인류 전체의 투표로 결정해야겠단 생각도 든다. 인류 전체가 생존을 위해 선택한 과오를 안고 함께 반성하며 살아갔으면 한다.(제발 인류여 역사를 통해 반성을 하자. 역사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은: 400년 후라 나의 삶만 생각할까도 싶지만, 결국 인류와 삼체 침략 대응에 도움이 되는 걸 생각하며 살아가겠다.
옥: 삼체인의 약점인 거짓말로 소통하는 방법을 연구해 지자를 통해 인류에 대한 정보를 삼체인들이 학습하고 과학기술을 방해하는 것에 혼선을 주겠다.
라: 일단 삼체의 침략을 믿지 않는다. 가짜 뉴스라 생각할 것 같다.
영: 똑똑한 사람이나 집단지성의 의견에 따르며 성실히 살아갈 것이다.
아님 삼체인들에게 지구 말고 다른 더 좋은 거주 행성이 있다고 소개할 방법을 생각하겠다. 일명 삼체인 전용 행성부동산을 운영하겠다.
현: 알게 뭐냐. 삼체가 침략을 해도 내 인생은 바뀔 건 없다. 지금의 삶을 그대로 이어가겠다.
광: 삼체인에 대해 연구하겠다. 일단 그들의 특성을 알아야, 그들의 약점도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우리에겐 거짓말이라는 무기가 있다. 부디 우리 인류의 거짓말로 삼체인을 잘 유인해 지구대신 다른 행성을 찾도록 하길...
- 이 문제에 대해선 개인적인 삶에선 별로 삼체 침략에 개의치 않거나 믿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다들 책임감이 강한 사람들이었다.
현: 일단 내가 대표가 된다면 인류 백 년의 삼체 대응의 첫출발인 미래를 견고히 그리고 철저히 준비해 나가겠다.
은: 내부의 단결부터 도모하겠다. 그리고 대표가 된다면 앞서 피했던 잔혹한 선택도 하겠다.
라: 일단 인류의 멘탈부터 잡아나가겠다. 인류에게 삼체인의 침공에 대해 철저한 준비를 통해 막아낼 수 있다고 안심을 시키는 것부터 우선하겠다. 그렇게 혼란을 막은 후 대응책을 준비해 나가겠다.
영: 세계 500대 기업으로부터 삼체 대응 특별 세금을 걷는다. 그리고 팀장 마인드로 1-3안까지 대응책을 준비해 오라고 지시하고 선택한다. 아님 삼체인들을 현혹할 광고를 제작해 대응한다.
옥: 거짓말청을 신설한다. 일단 삼체인의 경계를 피하기 위해 삼체언어 연구청이라고 거짓으로 이름을 짓는다. 드디어 문과가 힘을 발휘할 단계이다. 지자의 감시를 피해 삼체인을 속이고 인류가 소통할 수 있는 거짓말과 비유적 언어를 개발해 나갈 것이다. 또한 삼체인들을 분열시키고 혼란을 줄 수 있는 스파이들을 양성하겠다.
광: 상벌제를 확실히 하겠다. 우선 삼체인에 동조하는 인간(책에서는 강림파, 구원파, 생존파로 삼체교의 사람들도 나뉘었다.)부터 다 처벌해 인류의 역량을 집결시키겠다. 반면 삼체인에 대항할 좋은 방안을 생각하는 사람에겐 포상을 해 많은 사람들이 삼체인에 대항할 방안을 생각하도록 하겠다. 다수는 어리석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 못할 해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삼체 문명은 해결할 수 없는 삼체문제를 선택한 인간들에게 풀어보라고, 자신들의 과학기술이 담긴 VR을 제공하였다. 그리고 그 선택의 기준은 정교한 수학과 과학적 지성만이 아니라, 삼체인들의 운명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었다. (그 감정이란 것은 회신하지 말라고 경고해 준 평화주의자 삼체인이 자신들은 잃은 것이고, 지구는 아직 갖고 있는 유약하지만 아름다운 꽃과 같은 거라 했다.)
물음에 대해 나눈 의견을 바탕으로 다시금 생각해 본다.
인류는 자정 능력을 잃었는가?
삼체인의 말대로 인류는 그들의 침공에 대응조차 할 수 없는 벌레 같은 존재인가?
삼체인들은 인간이 거짓말을 할 수 있단 사실을 알고 두려워하기 시작했고, 추종자들마저 단절시켰다. 그리고 추종자의 표현을 빌려 인간을 벌레라고 하였다.
벌레는 두려움의 표현일지 모른다.
과학기술에선 커다란 차이를 보이지만, 생존과 번식력에선 자신들을 이길 수 있는...
삼체인이 두려워하고 혐오하는 인간의 감정과 거짓말이 그 생존과 번식력의 바탕을 이루는...
인류의 대표 철학자 중 한 명인 파스칼은 말했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삼체인은 추종자의 표현을 빌려 말했다. 인간은 벌레라고.
과연 우린 어떤 존재인가?
자정 능력을 잃은 것 같다가도, 진보의 희망을 보이기도 하고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며 더 나빠지는 것 같다가도 또 다른 방안을 찾는다.
그렇다면 우린 생각하는 갈대를 먹이로 삼아 성장하는 벌레가 아닐까?
때론 같은 종에게조차 독을 내뿜기도 하지만 말이다.
삼체 참석자 6인 (현, 은, 라, 옥, 영, 광)의 인류 운명에 대한 책임감에 감사합니다!
(아울러 녹음파일 확인 결과 원활하지 않아 메모를 바탕으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왜곡된 참가자들의 의견은 모두 발제자의 부족함 때문입니다.)
삼체 1권 (저자: 류츠신, 출판: 자음과 모음 /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 원작)
2024년 10월 5일 오전 10시 30분
참석자: 현, 은, 라, 옥, 영, 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