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조금만 열면

세상은 여전히 나를 향해 불고 있었다

by 마가렛꽃

[심심한 하루가 괜찮아지는 순간]

ChatGPT Image 2025년 8월 18일 오후 01_24_08.png

[창문 너머로 다가온 사소한 위로]


[닫아둔 마음에 스며드는 작은 바람]


요즘 들어
조금은 괜찮아지고 있어.

오늘이란 시간이 너무 지루했고,
심심하다는 이유만으로 미워할 만큼 힘들었어.

근데 요즘은 이상하게도 덜 미워.


아무 의미 없는 농담을 주고받는 것도,
그냥 멍하니 누워 있는 순간도…
예전엔 다 쓸모없는 시간 같았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나쁘지 않더라.


답답해서 터질 것 같던 마음도,
열만 치솟던 가슴도, 화끈 거리는 살갗도
창문을 살짝 열고 얼굴을 내미니
시원한 바람이 조금은 식혀주더라.

그러고 보니 바람은 늘 불고 있었어.


문을 닫아버린 건 나였을 뿐.

혼자 방 안에 틀어박혀 있으면
세상에 나 혼자만 남겨진 것 같아.
아무도 날 찾지 않는 것 같고,
내 시간만 멈춰 있는 것 같아.

사실은 세상이 더운 공기를 몰아쳐
나를 밀어낼까 봐, 두려워서 문을 못 열었던 거야.

살짝 창문을 조금 열어보니,
바람은 너무 뜨겁지만도 않더라.

그냥 스쳐 가는 사람도
눈이 마주치면 가볍게 웃어주더라.

그래서 아무 일 없는 하루에도
조금은 괜찮은 마음이 들 때가 있어.


심심한 시간 속에서도,

의미 없는 인연 사이에서도.
숨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순간이 있더라.


물론 이런 오늘이 완벽하지도

제법 괜찮지도 않아.
여전히 불안하고, 답답해.

근데 그 모든 걸 잠시 잊게 만들어주는 순간은
분명히 있어.
바람처럼 스쳐오다가도,
내 마음을 울컥하게 만드는 순간들.


혹시 아직도 창문을 꼭 닫아둔 채
방 안에만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냥 아주 조금만, 살짝만 열어봐 줘.

불어오는 바람이 생각보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아.

그리고, 세상은 여전히 너를 향해 불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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