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진심을 오해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날
어느 갈피에 네 마음을 접어 두었는지 몰랐다. 금세 시들어 버릴 것을 알면서도 너는 왜 그리도 찬란하게 웃어 주었을까.
나는 네 화려한 색채를 보며 잠시 머물다 갈 가벼운 마음이라 여겼고, 금방 떨어질 꽃잎을 보며 끝이 정해진 허무한 약속이라 오해했다.
"영원하지 않기에 진심이 아닐 거야."
내 얄팍한 잣대로 너의 미소를 오독(誤讀)하던 시간들. 네가 온 힘을 다해 피워낸 것이 나를 향한 작별 인사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함께하고 싶다는 가장 뜨거운 고백이었음을 이제야 안다.
지는 것을 두려워했다면 애초에 꽃망울조차 터뜨리지 않았겠지. 너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웃었고, 나는 내일이 없음을 슬퍼하느라 정작 너와의 시간을 놓쳤다.
미안해, 너의 짧은 생애를 가볍다 치부했던 나의 무지를.
시들어 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향기를 남기려 애쓰던 너의 뒷모습에서 나는 비로소 '진심'이라는 단어를 다시 배운다.
한 철의 꿈일지라도 너는 나에게 온 마음을 다해 웃어 주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