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내부에서 천정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이 감춰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설비시설들은 천정을 통해 이동한다. 각종 조명, 소방설비들도 숨어있다.
집에 누수가 생기면, 천정에서 물이 떨어지지 않는가.
수 많은 건물 작동을 위해 필요한 시설들이 집합되어 있지만, 그 공간은 늘 협소하다.
각종 법규와 높이 규제 그리고 구조부재에 우선순위가 밀리기 때문이다. 늘 현장에서는 공간의 부족함을 호소하지만, 설계에서는 늘 여유가 없다. 건축주의 입장에서는 한개층이라도 더 넣어야 사업성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여유있는 층고를 설계안에 반영하는 것보다 용적률을 최대한 찾고도 추가로 더 짓기를 원한다.
남아있는 건축면적과 연면적은 내 돈을 아끼지 않는 건축사로 기억될 것이다.
천정 속 설비공간의 부족은 현장에서 해결하게 된다. 설계보다 더 작은 배관과 유지보수가 어려울만큼 빽빽함으로.
그런 건축물이 10년, 20년의 시간이 지나게되면 노후화로 유지보수가 필요하지만, 모두 철거하지 않는 이상 보수는 어렵다.
건물의 혈관과 같은 설비라인들이 유지보수가 힘들어지기에 우리는 철거가 빠른 답이였을지도 모른다. 수많은 배관과 배선을 온전히 교체하기는 손이 들어가기 힘들만큼 공간이 없기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리모델링을 기피하는 문화가 이런 사소함에서 시작되었는지 모르겠다. 공간을 재생하는 행위가 단순히 보수와 증축으로 변화되는게 아니라 모든 생명선을 새로 해야되는 부담감. 새 생명을 얻은 건물이길 원하지만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
내 마음의 불안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스스로 철거를 선택한건지 모른다.
건축물의 설비를 위한 공간은 수평적으로만 바닥면적에서 제외한다. 수직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건축 기술이 발전함과 동시에 각종 설비들도 추가가 될 을 것인데, 수십년전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설비라인을 쑤셔넣는 것 같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제어하게될 설비들은 어느곳에서 설치가 될 것인지 의문이다.
아마도 비좁은 공간 내 어딘가에 쳐박혀 있지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