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ep.16 높이

by Celloglass

건축물의 높이는 여러 가지 형태로 제한을 받는다. 가장 일반적인 건, 높이 12m 이하처럼 지정하는 방법이다. 주거지역의 경우 정북방향 일조권 사선제한 규제를 받다 보니 층수 제한으로 높이를 대신 규제한다. 가로구역별 최고높이는 대지 면적에 비례해 계산식으로 정해진 높이 이하로 규정된다. 비행안전구역에 해당하면 관할 부대에 전화를 걸어 직접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이처럼 높이 하나를 확인하는 데도 복잡하다.

우리가 대지를 검토할 때 참고하는 자료는 ‘토지이용계획 확인원’이다. 그곳에는 지역지구 지정 여부부터 각종 저촉되는 법규 사항이 기재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친절하지 못하다. 높이 관련 규정도 당초 명기되어 있다면 편리할 텐데, 손수 모든 정보를 취합해야 한다. 간혹 지자체에서 친절하게 표기해 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확인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토지이용계획 확인원에서 확인되지 않는 사항은 관련 법을 우선 적용한다. 그리고 조례와 각종 심의 기준을 찾아 추가로 제한되는 사항이 있는지 최대한 검색한다. 마지막으로 담당 공무원에게 전화해 확인한다.

담당 공무원이 한 가지 일만 담당하는 경우는 없다. 그래서 전화가 불통이 되거나 하염없이 기다릴 때도 많다. 경우에 따라 구청이나 시청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결국 우리는 다양한 높이 규정을 상황과 위치, 그리고 지역지구에 따라 개별적으로 적용한다. 이미 개별법에 따른 제한 사항과 대지 규모가 정해져 있다면, 국가 차원에서 높이 규제를 지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정북방향 일조권 사선제한을 개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땅에 따라 지정하는 것이다. 육안으로 정북방향 일조권을 검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차라리 대지 면적이나 도로 폭에 비례한 높이 규제가 현실적일 것이다. 그렇게 하면 가로구역별 최고높이와 통합해 운영도 가능할 것이다.

비행안전구역에 따라 높이가 규제된다면, 높이 규제에 포함하여 위치별 최고 높이를 통합하면 된다. 누구든 그 지침서 하나만으로 모든 높이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 현실은 여전히 모든 개별법과 지침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하거나 방문하는 방식을 취한다. 원스톱 행정을 지향하지만, 형식만 취할 뿐 방법은 여전히 구시대적이다. 언제까지 방문과 전화 상담으로 인력을 낭비해야 하는가.

합리적이지 않은 행정 소모를 줄이면, 공무원도 일할 맛이 나고, 행정 편의도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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