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계획서 내 공정표를 기준으로 감리비를 산정하고, 건축주와 계약을 체결한다. 이후 해체공사를 위한 비계공사가 시작된다.
우리나라 공사장 내 안전모 의무 착용이 정착하기까지 30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건설현장에서 안전모 착용하는 모습은 과거와 다르게 일상처럼 자리 잡았다.
비계공사를 위해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작업하는 비계공들의 안전고리 사용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는다. 해체감리자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어도 눈길조차 주지 않고 무시한다. 그들은 베테랑이라는 자부심으로 외줄을 타는 명인처럼 행동한다.
“난 30년이 넘었지만, 사고 난 적 없다.”
나는 조용히 현장대리인을 부른다. 그리고 명령한다. 비계공들 2층 이상 높이에서 작업 시 안전고리 철저하게 하라고 지시한다. 감리자는 인부들과 싸울 필요도 스트레스받을 필요도 없다. 안전사항 지시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공사 중지” 시키면 된다.
해체공사장 특성상 인부들에게 직접적으로 지시해야 될 경우도 생기긴 한다. 선택적이지만, 나는 급하면 바로 지시하기도 하고 조율도 한다. 순간의 판단이 사고를 예방하기도 한다.
해체계획서를 살펴보면, 비계의 설치 방법이 있다. 미리 기준을 잡을 때 줄자를 이용해 올바르게 설치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된다. 이미 틀을 잡은 이후 수정하기란 솔직히 힘들다. 비계공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계공들의 안전고리 착용 여부다. 비계공도 보행자도 모두 사람이다. 누군가의 가족이자 가장이다. 그래서 모두의 안전을 위해 지켜 서서 안전고리를 사용하게 해야 된다.
비계의 하부에 발판을 설치 안 하고 세우는 경우가 간혹 있다. 비계를 설치하고 방지망을 설치하는 이유는 비산먼지를 막기 위함도 있지만, 해체공사 시 잔여물이 밖으로 낙하되지 않는 이유가 더 크다. 그만큼 비계는 가설이지만 최대한 튼튼해야 될 이유다.
내부에서는 잭서포트를 각 개소에 맞게 보강한다. 기준점을 잡아 정확히 각 층별로 동일한 위치에 설치되어야 된다. 부분적으로 철거가 되면 기존의 구조 능력이 붕괴되면서 해체공사가 되는 것이다. 잭서포트는 유일한 지지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지역 안전센터와 구청 직원이 현장에 방문해 준비된 현장을 재점검한다. 이때 감리자도 입회해야 한다. 물론 사전에 감리자와 현장대리인이 먼저 미비점이 없는지 점검한다.
상부에서 소형 굴삭기로 해체공사가 시작된다. 비산 먼지가 날리지 않게 장 비다 2인이 살수를 한다. 폐기물들이 쌓이면 그 또한 고정하중으로 작용한다. 건물이 붕괴될 위험이 있기에 각 층마다 투하구를 만들어 최하층으로 낙하시킨다. 작업 중 30cm 이상 잔여물이 쌓여있으면 안 된다. 외벽 해체 시 건물 밖으로 밀릴 수 있다. 작업 전 충분히 작업자에게 주의시켜야 된다.
소형 굴삭기가 상부층에 올릴 때도 주의를 요한다.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장비 주위로 신호수를 배치하고, 장비가 공중에 떠있는 상태에서는 모든 통행을 통제해야 한다. 무엇보다 인명사고는 철저히 예방되어야 한다. 그게 하루 종일 현장에 서있는 내가 할 일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해체공사 감리는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