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해체공사 감리 ep.4 폐기물 반출

by Celloglass

모든 해체공사가 완료됐다면 이제는 폐기물을 모두 반출해야 된다. 한숨은 돌렸지만 다시 안전과 싸워야 된다. 덤프트럭은 일반인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일 수 있다. 육중한 몸체와 큰 소리가 나는 덤프트럭을 주택가에서 마주하게 되면 겁이 나기 일쑤다. 현장에 익숙한 사람들은 일상이지만 보통사람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된다.


덤프트럭이 들어오면 신호수를 길 양쪽에 배치해 안전을 유도한다. 그리고 덤프트럭이 자리를 잡으면 신호수를 차량 앞에 배치해 일반인들에게 안전하다는 신호를 준다.


대로변에 접한 현장에서 감리를 할 때였다. 처음 들어온 덤프트럭이 자리를 잡지 못해 앞뒤로 움직였다.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모두 멈췄다. 누군가 안전여부를 확인해 줘야 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난 소리쳤다. 덤프차가 자리를 잡으면 신호수 한 명은 차량 앞에 서라고 했다. 하지만 신호수는 말을 듣지 않았다. 자기 고집대로 하려 했다.


난 공사중지시켰다. 그리고 현장대리인에게 고함쳤다.

“신호수 교체하던지 돌려보내세요!”


그 인부는 온갖 욕을 내뱉으며 나에게 달려들 기세였다. 나도 참지는 않았다.


현장대리인은 결국 그 사람을 돌려보냈다.


감리자는 안전관리자는 아니지만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공사를 진행해서는 안된다. 이유가 어찌 됐건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아무리 작은 현장이라도 해체공사 감리를 해보면 덤프트럭이 10여 대가 하루 종일 폐기물을 실어 나른다. 주택가에 하루 종일 덤프트럭이 오간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평생을 철거 현장에서 일을 해온 사람들은 자기가 할 일만 본다. 현장대리인은 현장만 바라본다. 감리자는 한발 물러서서 전체를 보아야 한다. 차가 오는지, 보행자는 안전한지, 신호수는 제대로 유도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현장에서 사용했던 무거운 장비들은 굴삭기를 이용해 이동시킨다. 나에게는 그 또한 크레인 작업과 동일하게 여긴다. 물건이 공중에 떠있는 순간은 모든 이동을 통제한다.


해체공사 공정은 주말에 끼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위험한 현장을 주말에 방치하기란 만만치 않다. 그래서 폐기물 방출을 토요일에도 진행하기로 했다. 모두가 주말에 일하는 건 싫을 것이다. 토요일 저녁은 약속이 있을 수도 있고, 일찍 귀가해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 순간 문제가 발생한다. 토요일 오후 4시가 다가올수록 인부들은 초조해진다. 그리고 이제 빨리 끝내려는 생각밖에 안 남는다.


차량들이 줄지어 있는 상태에서 굴삭기를 이용해 무거운 자재를 들어 올리려 했다. 나는 차가 지나가면 도로를 통제하고 이동하라고 지시했지만, 어디선가 “그냥 올려!”란 소리를 들었다.


순간 너무 화가 났다. 그리고 공사중지를 외쳤다.


시공사 사장에게 전화해 지금 당장 공사중지 시키고 장비 빼라고 했다. 물론 시간이 조금 흐르고 재개했지만, 주말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모두들 집중력이 떨어진다. 그리고 안전은 없다. 빨리 끝내려고만 한다.


사고는 그런 순간에 발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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